우상호 “이 대통령, 민주당이 왜 저런 결정 내렸나 가장 많이 물어”

“사법부 비정상적 행위, 파헤치되 보복하듯 보여선 안돼”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지난 9월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6일 “비정상적인 사법부 행위에 대해 파헤치고 진상이 드러나야 하지만, 복수하고 보복하듯이 보이는 것은 올바른 방식은 아니”라며 “국민이 납득하고 좋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정의롭다고 해서 늘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 수석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5월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전례 없이 초고속으로 이재명 당시 대통령선거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 환송한 것과 관련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당시 유력한 야당 후보를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판결을 내린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귀연 판사가 내란수괴(윤석열 전 대통령)를 풀어줘서 거리에 활보하게 한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우 수석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 여당과 대통령실이 협력해 개혁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개혁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도 “중도진영, 합리적 보수진영에 계신 분들 가운데서는 ‘개혁하는 것은 좋은데, 싸우듯이 하는 것은 불편하고 피곤하다’며 피로를 얘기하는 분들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국민의 사랑을 받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접근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지금 민심은) ‘여권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데 세상이 조금 시끄럽다’는 게 총평으로 보인다. 시끄럽지 않게 개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수사와 기소 분리가 이뤄졌으니 앞으로는 국민 입장에서 물 흐르듯, 탈이 나지 않게 시스템 개혁이 흘러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우 수석은 또 ‘이재명 대통령이 정무수석에게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게 무엇이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당이 왜 저런 결정을 내렸나’(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 대통령이 당에 간섭하지 않다 보니 (당 결정의) 배경을 알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의 생각을 (여당에) 전달하면 당이 곤혹스러워할 때가 있다”며 “저는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이나 취지에 전부 동의하지만 가끔 (대통령실과 여당 사이에) 속도나 온도에 차이가 난다”며 “이로 인한 고민을 할 때 제일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해 특검 검사들이 원대복귀 입장을 낸 데 이어 내란 특검 검사들도 검은색 정장과 타이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것에 대해 “반발이라기보다는 수사·기소 분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저 정도 해프닝은 모른 척하고 지나가는 것이 바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현지 제1부속실장(전 총무비서관)을 둘러싼 국정감사 출석 논란에 대해선 “(1인 체제의) 대변인은 부하가 걸려서 언론 담당 경험이 있고 기자 출신이며 이재명 대통령 복심을 잘 이해하는 김남준 부속실장을 (두번째)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다른 분들의 연쇄 인사이동이 있는 과정에서 김 총무비서관을 부속실장에 임명한 것인데 김 총무비서관을 국회에 출석시키지 않기 위해 김 부속실장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는 것은 정말 억지 주장이다. 국회에서 의결하면 김 총무비서관은 (국회에) 100%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현재 몇 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냉정하게 말하면 57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 시일에 국가 정상화를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마이너스 경제를 플러스 경제로 돌려놨다. 코스피가 3500을 돌파했다. 경제가 살아나고 있고 미래 희망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다자외교를 통해 외교 정상화도 이뤘다. 이제는 민생 회복과 성장동력 확보가 과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산업재해와 자살률 등이다. 두번째는 대한민국의 미래 먹을거리다. 진보 성향 대통령 가운데 경제성장에 관심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고 전했다.   < 김광수 기자 > 

 

민주 김영진 “‘조희대 청문회’ 한 사람들 성찰해야”…추미애 · 지도부 직격

“이 대통령, 잘못한 것 없는데도 지지율 최저치”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진 의원실 제공
 

‘원조 친명계’로 알려진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민주당 정당 지지도가 정권 교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당 지도부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추미애 위원장을 향해 “성찰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의원은 2일 와이티엔(YTN)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거의 50%, 52% 이런 수치가 나오고 (민주당) 정당 지지율도 정권 교체 이후로 지금 사상 최저로 나오고 있다”며 “왜 그랬을까. 당 지도부와 지금 조희대 청문회를 진행했던 법사위원장과 많은 사람들이 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께서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지지율이 우하향해서 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고 집권 여당과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저는 다시 한번 성찰해 보고 새롭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 ‘대선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한 추미애 위원장의 국회 법사위와 관련해 “조희대 없는 조희대 청문회가 됐는데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며 “지금 대한민국 국회 법사위가 재구조화될 필요가 있다. 너무 소모적이고 국민들 보시기에 적절한 법사위 운영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더 이상 법사위가 마치 대한민국 국회의 표본인 양 보이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가 지금 그 문제 가지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은 상황은 아니”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우상호 정무수석이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당은 지지층을 의식해 개혁과제를 중심으로 당을 끌고 가고, 대통령은 국민 전체를 상대로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강렬한 지지층 의견에 따르는 민주당 지도부나 의원들의 반응 등이 일부분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어려움이 있기도 한 상황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그것이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정당 지지율에 반영됐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대해 우 수석이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서 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현지 실장의 국정감사 출석 문제와 관련해서는 “부속실장이 국정감사에 나온 예가 없기 때문에, 대통령실의 판단 그리고 여야 원내대표 간에 협상을 통해서 국정감사 증인을 선택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 맞춰서 결정하면 된다”며 “더 이상 김 실장의 국정감사 출석을 가지고 논쟁하는 건 별로 그렇게 유익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 실장이 총무비서관이던 때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당연직 국정감사 대상으로 (국감장에) 나왔기 때문에 총무비서관을 맡는 사람이 누구더라도 나와서 소명하는 게 도리”라고 말한 바 있다. ​     < 고한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