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심문 등 필요할 때만 모습 드러내는 윤
윤석열 쪽 "구치소 직원 부담 덜어주려 해"
'속옷 저항'하며 난리치고 구치소 직원 걱정?
윤, 내란 실패한 뒤 형사사법 절차 계속 무시
이번에도 외환죄 추가 기소 임박하자 출석
공수처 체포 때도 그러더니 또 진술 거부 중
특검팀과 기싸움하려는 듯…같은 양상 반복
특검 "진술거부하면 양형 불리…10월 기소"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65)이 15일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조사에 응했다. 지난 7월 재구속 이후 처음이다. 12·3 내란 실패 직후부터 체포에 불응했던 윤석열은 재구속 뒤에도 구치소에서 속옷 차림으로 난동을 부리며 저항하거나, 건강상 이유를 들어 특검 조사에 불응해왔다. 자신의 보석을 요구하는 재판에만 단 한 차례 모습을 드러냈을 뿐이다. 이에 그간 사법절차를 무시해 온 윤석열이 소환에 응한 것을 두고 특검 수사에 대응할 필요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외환 의혹' 조사와 관련해 윤석열이 조사실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윤석열이 특검에 출석한 것은 지난 7월 10일 재구속된 뒤 97일 만이다.
박 특검보에 따르면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처음으로 윤석열 쪽에 외환 혐의 관련 출석을 요구한 데 이어 30일 2차 출석을 요구했으나, 윤석열은 구치소 방문 조사에만 응하겠다며 불출석했다. 이에 특검팀은 이날 오전 8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로 했으나, 담당 교도관이 오전 7시 30분쯤 체포영장 발부 사실과 집행 계획을 알리자 윤석열이 임의 출석 의사를 표명하면서 출정하게 됐다.
윤석열 쪽은 언론에 입장을 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민(중기)특검 측의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 이후, 구치소 직원들의 고충이 컸었다고 변호인들에 자주 언급해 온 것에 비추어보아, 구치소 공무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지난 8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속옷 저항' 논란 등을 불러일으킨 당사자가 구치소 직원 고충을 언급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표면적으로 윤석열이 출석에 응한 것은 지난 두 차례 체포 과정에서 벌어진 비판과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지만, 실질적으론 외환 혐의에 대한 수사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윤석열은 재구속 뒤에도 보석 심문과 관련된 재판 등 자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출석을 해왔다. 특검팀이 외환 혐의로 추가 기소를 앞둔 상황에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내란과 외환의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10~11월 드론작전사령부가 평양 등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작전이 윤석열의 계엄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인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작전 계획 단계인 지난해 6월쯤 군 지휘 계통과 무관했던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이후 9월 국방부 장관 취임)이 군 핵심 관계자 다수에게 비화폰으로 연락해 무인기 작전을 물어본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V(대통령) 보고서' 작성에 직접 관여하고, 용산에 직접 보고했다는 드론사 내부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석열은 특검의 출석 요청에 응한 뒤,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언론 브리핑에서 "윤석열 측 변호사가 도착해서 오전 10시 14분 조사를 시작했고, 윤 전 대통령은 인적사항부터 일체 진술을 거부하고 진술 영상 녹화도 거부했다"며 "윤 전 대통령이 오전 11시 14분부터는 휴식을 요구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은 휴식 후 점심식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특검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이 특검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일종의 '기선 제압' '기싸움' 일환으로 보인다. 형사사법 절차를 무시해 온 윤석열은 지난 1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한남동 관저에서 체포됐을 당시에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뒤, 서울구치소에서 출석 요구에 불응하며 '버티기'에 들어간 바 있다. 그 뒤 3월 지귀연 재판장의 구속취소와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의 즉시항고 포기로 석방됐다.
이번 외환 혐의와 관련해서도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오는 17일까지인 만큼, 윤석열은 진술 거부권 등을 행사하며 주도권을 쥐고 본인에게 유리한 방면으로 조사를 끌고가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보는 윤석열의 진술 거부에 대해 "조사를 안 하는 것과 조사를 하는데 신문을 거부하는 것은 다르다, 질문을 통해 본인방어권 충분히 보장할 기회를 드렸는데 거부하는 건 포기하는 것과 동일하다"며 "진술을 거부하더라도 조사에 실익이 있고, 양형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환에 대한 기소는 내란 혐의 기소와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다"며, "외환 혐의와 관련해 10월 중 기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성진 기자 >
'● Hot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법부가 지키려는 건 무엇인가? (0) | 2025.10.16 |
---|---|
상식 벗어난 박성재 구속영장 기각…또 박정호 판사 (0) | 2025.10.16 |
정성호 “수사 결과 따라 국힘 위헌정당 해산 청구 검토 가능” (0) | 2025.10.15 |
'사법부 독립' 뒤에 숨은 겁쟁이 대법원장 (0) | 2025.10.15 |
"김건희 특검, '명태균 게이트' 오세훈도 수사하라" (0) | 2025.10.11 |
"김영진 · 우상호 식의 '내부 균열'이 국민 불신 부른다" (0) | 2025.10.08 |
우상호 “시끄럽지 않은 개혁 필요”, 김영진은 추미애 · 지도부 비판 (0) | 2025.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