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서밋 개회식 특별연설
“경주는 협력과 연대의 가치가 오롯이 녹아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자부”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며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시대에 역설적으로 연대의 플랫폼인 아펙의 역할이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펙 정상회의 첫 일정인 시이오(CEO) 서밋 특별연설에서 “20년 전 부산에서 열린 아펙 정상회의는 아펙 역사는 물론 자유무역 역사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당시 의장국이던 대한민국이 발표한 로드맵에는 자유로운 무역을 지지하는 회원국 여러분의 목소리가 담겼다”며 “그러나 20년이 지난 오늘날 아펙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미국의 관세 조치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주요국 간 통상 갈등으로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공정한 무역’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아펙은 어려울 때마다 손잡고 상호 신뢰가 상호 번영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입증해 왔다”며 “20년 전 단결된 의지를 모아냈던 대한민국이 다시 위기에 맞설 다자주의 협력의 길을 선도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주는 협력과 연대의 가치가 오롯이 녹아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자부한다. 삼국시대 외세의 압박 속에서도 신라는 시종일관 외부와의 교류 개방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 엄지원 고경주 기자 >
이 대통령-트럼프 오늘 경주박물관서 정상회담…‘관세 샅바싸움’ 끝낼까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9일 오후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 7월 말 관세협상 잠정 합의 뒤 3개월 가까이 이어져온 교착 국면이 타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우리 정부가 최근 협상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직접 투자하기로 한 1500억달러를 정부가 주도하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미국 쪽에 제안한 사실도 확인됐다.
대통령실과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미 양국은 지난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2차 방미 이후에도 협상 타결을 위한 화상회의 등의 방식으로 대화를 이어왔다. 김 장관은 24일 귀국 이후 3500억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펀드의 주요 쟁점을 놓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화상회의를 여러번 열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한다.
양쪽이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지만, 타결 가능성을 두고선 관측이 엇갈린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세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흐릿하다”면서도 “이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약간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회 외통위 종합감사에 출석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막바지 (관세)협상이 아주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아펙 기간에 협상 타결 가능성이 있느냐’는 이춘석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는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미 양국의 관세협상이 공전하는 것은 미국이 한국에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최근 협상 과정에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에 우리 기업들이 약속한 직접 투자분 1500억달러를 포함시키자고 제안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조현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 국감에서 ‘(미국은) 돈을 내는 주체가 한국 정부여야 한다는 거냐’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정부에서 나오는 것도 있지만, 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가급적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에) 많이 집어넣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을 맞춰줄 수 있도록 그렇게 (미국에) 얘기가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제안은 미국의 3500억달러 전액 현금 투자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위험 부담이 크다고 보고, 우리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최대 요구안’으로 미국 쪽에 제시했던 카드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3500억달러 중 1500억달러는 이미 약속한 기업의 직접 투자로 충당하고, 나머지 2000억달러는 미국 요구대로 8년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 검토됐냐’는 질의에 “그런 논의도 있었는데, 결정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29일 한-미 정상회담까지 관세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이미 마무리된 안보 분야 합의만 먼저 발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미국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협상이 장기화하더라도 ‘졸속 합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되는데 그런 해법이 안 나오고 있다”며 “미국의 요구가 너무 과도하기 때문에 이것을 그냥 받아들이면 국내 정치적으로도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엄지원 신형철 서영지 기자 >
트럼프, 김해공항 도착…1박2일 공식 방한 일정 시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지난 2019년 6월 이후 6년 4개월여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2분 김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11시40분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의 문이 열렸고, 5분 뒤에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 손을 들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시작한 2박3일간의 일본 일정을 마치고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출발했다. 이번 방한 일정에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서 계단을 걸어 내려오자 조현 외교부 장관과 김태진 의전장이 영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장관과 함께 의장대가 도열한 레드카펫을 함께 걸어나왔고, 미리 기다리던 강경화 주미대사, 홍지표 외교부 북미국장 등과 인사를 나눴다. 케빈킴 주한미국대사대리,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도 악수를 한 뒤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과 5분가량 대화를 나눈 뒤 전용헬기인 ‘마린원’에 탑승해 곧바로 경주로 이동했다. 그는 경주에서 한-미 정상회담 일정 등을 소화하게 된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 서명과 기념 촬영, 공식 환영식 등 친교일정이 이어진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하고, 특별 제작한 신라 금관 모형을 선물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받는 미국 최초의 대통령이다.
30일에는 부산에서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예정돼 있다. < 서영지 기자 >
김정은, 트럼프 러브콜에 미사일로 응수…‘깜짝 만남’ 어려울 듯
김정은, 시험 발사엔 불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나자’는 구애에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발사로 응수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22일 ‘2개의 초음속비행체’(탄도미사일의 북한식 표현) 시험 발사 이후 일주일 만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발사 현장에 없었다.
시험 발사를 참관한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핵전투 태세를 벼리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라 주장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사실을 발표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국빈방문’하는 날 새벽에 이뤄졌다.
북한의 미사일총국이 “28일 조선 서해 해상에서 해상 대 지상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29일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중통)이 보도했다. 일반 인민이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은 이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외부 발신’만 한 셈이다.
중통은 “함상 발사용으로 개량된 순항미사일들은 수직발사돼 서해 해상 상공의 설정된 궤도를 따라 7800s(2시간10분)간 비행해 표적을 소멸했다”고 전했다. 중통은 이어 “박정천 동지는 이날 구축함 ‘최현’호와 ‘강건’호 해병들의 함 운용 훈련 및 무기체계 강습실태를 료해(점검)”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험발사한 ‘해상 대 지상 전략순항미사일’이 최현호와 강건호 탑재용임을 내비친 셈이다.
두 구축함은 각각 지난 4월25일과 6월12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수식을 치른 북한 최초의 5000t급 “새세대 다목적 공격형 구축함” 1호와 2호다. 당시 김 위원장은 두 구축함을 “핵전쟁 억제력의 한 구성 부분”이라 규정하며 “저 신형 구축함에는 평화와 번영에 대한 인민들의 염원이 무겁게 실려 있다”고 말했다.
박정천 부위원장은 28일 시험발사 현장에서 “국가수반은 이미 강력한 공격력으로써 담보되는 억제력이 가장 완성된 전쟁억제력이고 방위력이라고 정의했다”라고 강조했다. ‘국가수반’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뜻한다.
박 부위원장은 “당중앙의 전략적 기도대로 우리 핵무력을 실용화하는 데서 중요한 성과들이 이룩되고 있다”며 “각이한 전략적 수단들의 신뢰성과 믿음성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그 능력을 적수들에게 인식시키는 것 자체가 전쟁억제력 행사의 연장이자 보다 책임적인 행사로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험발사는 박 부위원장과 김정식 당중앙위 제1부부장,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이 현장에서 참관했다고 중통이 전했다.

북한의 이번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방문하기에 앞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을 계기로 “그(김정을)를 만나면 정말로 좋을 것”이라고 거듭 밝혀왔는데,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부정적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우리의 핵보유를 인정하라’는 김 위원장의 기존 주장의 연장이지만, 정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만남’ 구애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이는 신호로도 읽힌다.
북한은 지난 22일 167일 만에 탄도미사일(극초음속비행체)을 시험발사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일에 맞춰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이 기간 김 위원장의 최측근 외교참모인 최선희 외무상은 26~29일 일정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와 벨라루스 민스크를 방문해 ‘북-러 혈맹’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만나자’는 구애에 아직도 가타부타 말이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한국전쟁 참전 중국군 묘소 참배를 끝으로 지금껏 공개 활동 보도가 없다. 김 총비서의 긴 ‘침묵’과 일주일 새 두차례 미사일 시험발사, 최 외무상의 ‘평양 비우기’ 등 일련의 북한발 신호는 ‘김정은-트럼프 깜짝 만남’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징후로 읽힌다. < 이제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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