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사건으로 징역 11년…통일교 징역 4년

특검 "사법시스템 무력화시키고 정교분리 위배"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 등 국가통치시스템 붕괴"
"양형 범위 기준 내에 각각 최고형 선고돼도 부족"

특검, 내일도 수사…반클리프·금거북 등 추궁
종묘 차담회, 해군 선상 술파티 의혹 등도 수사
도이치 부실수사·수사무마 의혹 등도 수사 중

28일 특검 종료…민주당 "2차 종합 특검해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5.12.3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개입,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에게 민중기 특별검사(김건희 특검)가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내일(4일)도 김 씨를 소환해 반클리프 목걸이 등 고가금품수수 의혹, 종묘 차담회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여당은 이달 특검이 종료되는 만큼, '2차 종합특검'을 통해 미진한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명태균 공천개입(정치자금법 위반), 통일교 청탁(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1년과 벌금 20억 원, 추징금 8억 1144만 원을,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선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720만 원을 각각 구형했다.

 

특검 "피고인(김건희)은 그동안 대한민국 법 밖에 존재해왔고 법 위에 서 있었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 이후 모든 공범이 법정 앞에 섰으나, 피고인만은 예외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을 무력화시켰고, 종교 단체와 결탁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무너뜨렸다"며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 대의제 민주주의, 국가통치 시스템을 붕괴시켰다"고 질타했다.

 

특검은 "피고인은 지금도 법이 본인이 자행한 불법의 '방패막이'가 될 거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며 "본인만이 밝힐 수 있는 진실의 영역에 관해서는 철저히 침묵과 은폐로 일관하고 진술거부권에 숨어 어떠한 진정한 참회도 거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현재 양형 범위 기준 내 각 최고형이 선고돼도 부족하다"고 했다.

 

김 씨는 최후진술에서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저도 너무 억울한 점이 많지만…제 역할과 제가 가진 어떤 자격에 비해서 너무 제가 잘못한 게 맞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해서 특검이 말하는 것처럼 다툴 여지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국민들께 큰 심려 끼친 점은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선고기일을 내년 1월 28일로 지정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3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지난 8월 29일 구속 기소된 김 씨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자금을 대는 전주(錢主)로서, 권오수 전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거래 등 3700여 차례 매매 주문을 하는 방식으로 8억10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 7000여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아본 후, 그해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명 씨와 친분이 있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에게 샤넬백 2개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 원 상당의 명품을 받고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공적개발원조(ODA)' '유엔(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등 통일교 현안 실행을 도운 혐의 등도 있다.

 

고가 귀금속, 종묘 차담회, 선상 술파티 의혹 등 수사

 

특검은 김 씨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오는 4일 오후 2시 출석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이른바 '고가 귀금속 수수 의혹'이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김 씨는 윤석열의 대통령 취임 직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사위 인사 청탁과 함께, 6200만 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2022년 3~4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공직 임명 청탁과 함께 190만 원 상당의 금거북이를 받고, 같은 해 9월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로부터 사업 편의 청탁 대가로 5000만 원 상당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특검 오는 11일에도 김 씨를 재차 소환해 '종묘 차담회', '해군 선상 술 파티' 등 국가 자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에 대해서도 캐물을 계획이다.

 

종묘 차담회 의혹은 김 씨가 지난해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망묘루에서 외부인들과 사적 만남을 가졌다는 내용이 골자다. 망묘루는 조선시대 종묘를 관리하는 관청인 종묘서가 있던 건물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다. '선상 술파티' 의혹은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2023년 8월 경남 진해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해군이 운영하는 '귀빈정'으로 불리는 지휘정에 탑승해 파티를 벌였다는 의혹이다.

 

김건희 씨가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채 경복궁 경회루 2층에 올라가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옆에 분홍색 옷을 입은 이는 공직 임명을 대가로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유튜브 방송 ‘주기자 라이브’ 캡처.

 

이달 수사 종료를 앞두고 있는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부실수사 및 수사무마'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검찰이 '황제 출장 조사'를 한데 이어 불기소 처분하면서 불거졌다. 최근 김 씨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나오면서 부실수사를 넘어 수사무마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박 전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느냐'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수사를 무마하려고 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또 도이치모터스 사건 불기소 발표 당일 저녁 윤석열이 박 전 장관에게 "혐의없음이 명백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실수사, 수사무마를 넘어 외압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검은 내란 특검이 이번주 박 전 장관 조사를 마치는 대로 사건을 이첩해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오는 28일 특검의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터라 의혹을 규명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은 윤석열과 김건희의 공범관계 입증 등을 위해 오는 17일 윤석열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윤석열은 특검 소환 통보에 수차례 불응한 바 있어, 이번에도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2.1. 연합
 

미제 사건 남아선 안돼…민주당 "2차 종합 특검"

 

민주당은 3대 특검 활동 종료(채해병 특검 지난달 28일 종료, 내란특검 오는 14일 종료, 김건희 특검 오는 28일 종료)를 앞두고 "미진한 특검 수사를 이대로 끝내선 안된다"며 '2차 종합 특검'을 띄우고 있다. 

 

특검법에 따라 3대 특검은 수사 기간 이내에 완료하지 못한 사건을 만료일 3일 이내에 국수본부장에게 인계해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완전한 내란 청산을 위해 추가 특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특검 수사 종료 후 경찰이 수사할 경우, 야당으로부터 공정성 시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독립적인 특검 수사가 낫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3대 특검의 미진한 부분을 한군데에서 몰아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한 2차 종합 특검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순직 해병 사건의 특검 종료를 거론한 뒤, "아쉬움이 남는다. 진실에 접근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2차 특검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 김성진 기자 >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건희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전 대통령 윤석열씨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꼭 1년, 지난 9월 1일 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지 94일 만이다.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가 김형근, 오정희, 박상진 특검보와 함께 법정에 직접 나왔다.

3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 심리로 진행된 김건희씨 사건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① 자본시장법 위반 ②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알선수재)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1년, 벌금 20억 원, 추징 8억 1044만 원을 ③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4년 및 추징 1억3720만 원을 구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 구형이 나온 뒤 김씨는 마스크를 벗고 자리에서 일어나 허탈한 듯 헛웃음을 지으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저도 너무 억울한 점이 많지만 제 역할과 제가 가진 어떤 자격에 비해 너무 제가 잘못한 게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특검이 말하는 것처럼, 그건 좀 다툴 여지는 있는 것 같고요. 어쨌든 제가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김씨의 구체적인 혐의는 ①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해 약 8억 1000만 원 상당의 이득을 취했고(자본시장법 위반) ② 지난 2022년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청탁을 받으면서 통일교로부터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고(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③ 윤석열씨와 공모해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관계자 명태균씨에게 지난 2021~2022년에 걸쳐 여론조사 비용 등 총 2억 7000만 원 상당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것(정치자금법 위반)이다.

특검 "김건희, 도이치 주가조작 정범... 정교분리 위반도"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김형근 특별검사보(오른쪽)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관련사진보기


특검은 김씨 혐의 중 가장 비중이 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규모 이익 금액만 고려하더라도 중형 선고를 통해 엄벌할 필요가 크지만 피고인은 다른 공범들이 유죄 판결 선고될 때까지도 제대로 된 소환 조사를 받지 않았다"라며 "대통령 배우자의 지위를 남용해 출석 요구에 불응하거나 1년이 경과해 서면답변서 제출하는 등 일반 국민은 상상하기 어려운 특권을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김건희의 범행은 방조가 아닌 정범에 해당한다"라며 "공범들의 시세 조종 범행을 알고 적극 가담했고, 결정적인 자금을 모두 제공해 엄벌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특검은 이에 대한 증거로 블랙펄인베스트에 40%에 달하는 고수익으로 분배를 약정한 점과 차명 계좌로 일부 거래한 점 등을 들었다.

아울러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해 특검은 "종교단체(통일교)와 결탁해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무너트렸으며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 공정성,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국가 통치 시스템을 붕괴시켰다"라며 "피고인은 지금도 법이 본인이 자행한 불법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진실의 영역에 관하여는 철저히 침묵과 은폐로 일관하고 진술거부권에 숨어 진정한 참회도 거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특검은 "명태균으로부터 수수한 자금은 몰수자금에 해당한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선거전략 수립과 분석 위해 여론조사를 우선 수수함으로써 정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최고 권력기관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해 헌법 가치를 침해하고,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등 반성 기미가 없고, 죄질이 불량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라며 구형량을 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명태균씨와 김씨 사이 문자 메시지 등을 볼 때 여론조사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측 "특검 수사, 정치적 목적 뚜렷... 유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씨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변호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씨 측 최지우 변호사는 공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구형량만 보더라도 특검이 얼마나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수사를 한 것인지 알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 변호사는 "기존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특검의 발언은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폄훼하는 것"이라며 "(특검이) 이런 발언을 공식적인 법정에서 한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정말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 김씨 측은 가장 혐의가 무거운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특검이) 일정 기간만 특정해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고 하는 것은 억울하다"라며 "(김씨는) 시세조종 사실을 몰랐다. 이 사안을 감안해 무죄를 내려달라"라고 주장했다.

통일교로부터 샤넬 가방 등을 수수한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김씨 측은 청탁과 대가성이 존재하지 않아 알선수재에 해당하지 않으며 거절 의사를 명시했고 이를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정치자금 혐의에 대해선 해당 여론조사는 명태균씨가 일방적으로 제공했을 뿐이며 김씨는 정치인의 배우자일 뿐 정치활동을 하지 않아 정치자금법 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 개입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한 선고를 내년 1월 28일 오후 2시로 예고했다.              < 김종훈 기자 >

 

김건희 논문 3년 6개월 늑장 검증한 숙대, 뒷북 사과

국회 출석 요구 받고 문시연 총장 "신속 처리 못한 점 사과" 홈페이지에 공개... 국민대는 고발당할 듯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 석사 논문을 3년 6개월간 늑장 검증한 숙명여대(숙대)가 검증 결과 발표 5개월이 지나서야 뒷북 사과했다. "논문 대응이 늦어져 사과한다"라는 내용이다. 늦장 사과는 문시연 숙대 총장이 국회 교육위 출석 요구를 받고 나서 발표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선 뒤 20일 뒤에 김건희 학위 취소, 5개월 뒤에 사과

3일 오후, 문시연 숙대 총장은 숙대 홈페이지에 '김건희씨 석사논문 검증 지연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 숙명여대 홈페이지


3일 오후, 문시연 숙대 총장은 숙대 홈페이지에 '김건희씨 석사논문 검증 지연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입장문에서 문 총장은 "본교는 2024년 9월 1일 신임 총장(문시연 총장) 취임 이후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즉시 재구성하고 곧바로 논문 의혹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다"라면서 "그러나 당시에는 대학원 학위 취소에 관한 규정이 없어 위원회는 2024년 9월 23일부터 2025년 6월 19일까지 총 19차례의 논의를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부 등 기관에 유권 해석을 요청하여 학칙을 개정하고 해당 학위를 취소했다"라고 했다.

이어 문 총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안의 처리가 더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 규정과 절차를 철저히 점검하고 개선하여 유사한 사안에 보다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숙명여대가 김건희 씨에 대한 논문을 취소한 때는 지난 6월 23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물러나고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뒤 20일 뒤에서다. 문 총장 취임 뒤 9개월 22일 만에 검증 결과를 내놨고, 결과를 내놓은 지 5개월 11일 만에 뒷북 사과한 셈이다. 국회 교육위가 문 총장에 대한 국회 출석을 지난 11월 27일 의결한 뒤 6일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씨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이 제기된 때는 2021년 12월이다. 숙명여대는 3년 6개월이 지나서야 검증 결과를 내놨다. 이는 대학의 평균 논문 검증 기간 5개월을 8배 이상 초과한 기간이다.

문 총장의 사과에 대해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일반적으로 논문 표절 검증 기간이 5개월여인 것을 고려하면 늦어도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다행"이라면서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저와 우리당 교육위원들이 관계자들을 집요하게 추궁하고, 책임을 묻고 사과까지 받아내는 데 꼬박 4년이 걸렸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숙대가 우리나라 최초의 민족 여성 사학으로서 명맥을 이어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영호 교육위원장 "김건희 논문 '면죄부', 국민대 연구 인력 예의주시"

이어 김 위원장은 "지난 국정 감사 때 김건희씨 논문에 또 한 번 '면죄부'를 준 국민대에 경고한다. 이를 주도한 연구 인력을 예의주시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최교진 교육부장관은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대 종합감사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김영호 위원장에게 밝힌 바 있다. 국회 교육위는 김건희 박사 논문을 검증한 뒤 '면죄부'를 준 당시 국민대 연구진실성위원회 위원들에 대해서도 고발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윤근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