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총기 소유 이유로 ‘시민 사살’ 옹호하자
총기 소유주들 “수정 헌법 2조 권리 침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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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24일 이민세관단속국 등의 불법이민 단속 현장에서 시민 알렉스 프리티가 연방요원들에게 제압당해 사살당하기 직전의 장면. 로이터 연합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불법이민 단속요원의 시민 사살에 대한 전국적 항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의 핵심 지지 세력인 전국총기협회(NRA) 등 총기소유권 옹호 세력들도 가세했다.

 

전국총기협회는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에게 사살된 알렉스 프리티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미국 내에서 가장 막강한 로비단체인 총기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책임 있는 공식적인 목소리들은 법을 지키는 시민들을 일반화하고 악마화하지말고, 책임 있는 수사를 기다려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총기협회의 이런 지적은 이 사건과 관련해 연방검사가 총을 소지한 사람은 법집행 요원들에 의해 사살당한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캘리포니아 연방지검의 연방검사 빌 에사일리는 소셜미디어에 “총을 가지고 법집행 요원에게 접근하면, 그들이 당신을 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하지마라!”고 적었다. 이에 총기협회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별도의 논평에서 “모든 경찰관 총격 사건과 마찬가지로, 무력 사용이 정당한지를 가리기 위해서 철저하고 포괄적인 조사가 있을 것”이라며 “사실관계가 밝혀지고 상황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우리는 정치권이 긴장을 완해 유권자와 법집행요원들의 안전을 확보해주기를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총기협회 등 총기소유권 옹호 세력들은 트럼프와 법무부가 프리티를 사살한 연방요원을 옹호하려다 자신들의 주장하는 정당한 총기소유권인 수정헌법 2조를 부정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전국총기협회 등은 총기를 소지하고 시위에 참가하는 것도 옹호하고 있다.

 

총기소유 옹호단체인 ‘미국총기소유주’(GOA)도 성명에서 “수정헌법 2조는 미국인에게 시위 중에 총기 소유를 허락한다”며 “이는 연방정부가 침해해서는 안 되는 권리이다”고 지적했다. 미네소타 총기소유자 코커스도 성명에서 “현지 당국에 따르면 그는 적법한 총기 소유자이자 휴대 허가증 소지자였다”며 “우리는 무엇이 치명적인 무력 사용의 원인이 되었는지 독립적 설명을 아직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사망자가 요원들을 해칠 의도가 있었다는 그 어떤 증거도 제시된 바 없다”며 “누구나 시위에 참여하거나 참관하는 동안에도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할 권리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하며, 연방과 주 정부의 합동조사를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사건 수사에서 주 당국의 참가를 거부하고 있다.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도 “총기 소지는 사형선고가 아니다”며 “이는 헌법적으로 보호되는 신이 부여한 권리이고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법집행이나 정부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엑스에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사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고 이민세관단속국과 국토안보부의 신뢰성이 위태로워졌다"며 “연방 정부와 주 수사당국의 완전한 합동 조사"를 촉구했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도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연방과 주, 그리고 지역 법 집행기관 사이의 협력과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거나 수사를 무마하려는 행정부 관리가 있다면, 이는 국가와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에 엄청난 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에사일리 검사는 소셜미디어에 “나는 법을 준수하며 총기를 드러내지 않은 사람을 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화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내 말은 총을 가지고 무장해제를 거부하면서 법집행 요원에게 접근하는 선동자들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정의길 기자 >

 

미네소타 총격 사망자 부모 “트럼프 정부 역겨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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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알렉스 프레티(37)를 추모하는 행사에 25일(현지시각) 시민들이 모여 있다. 미니애폴리스/AFP 연합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알렉스 프레티(37)의 가족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해명을 “역겨운 거짓말”이라며 맹비난했다. 이번 사건은 불과 몇 주 사이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민간인이 숨진 두 번째 사례로, 연방 정부의 이민 단속 방식과 법 집행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콜로라도주에 거주하는 프레티의 부모는 24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동시에 극심한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행정부가 우리 아들에 대해 퍼뜨린 역겨운 거짓말은 천인공노할 짓이며 구역질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프레티는 트럼프의 살인마 같고 비열한 아이스(ICE·이민세관단속국) 깡패들에게 공격당할 당시 분명히 총을 들고 있지 않았다”며 “그는 오른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고, 빈 왼손은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채, 아이스 요원들이 방금 밀쳐 넘어뜨린 여성을 보호하려 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후추 스프레이를 맞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프레티 부모는 “제발 우리 아들에 대한 진실을 세상에 알려달라”며 “프레티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었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국토안보부(DHS)와 연방 국경순찰대(Border Patrol)는 프레티가 권총으로 요원을 학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사법 관할권을 둘러싼 유례없는 충돌을 야기하고 있다. 미네소타주 범죄수사국(BCA)은 사건 직후 현장 접근을 시도했으나 연방 요원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검찰총장은 “주 수사기관이 연방 요원에게 현장 접근을 거부당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에릭 토스트루드 연방 지법 판사는 미네소타 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연방 정부가 이번 총격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파기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금지하는 긴급 명령을 내렸다.

 

25일(현지시각) 연방 이민단속국(ICE)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

 

트럼프 ‘미니애폴리스 철수’ 첫 언급…공화당도 독립수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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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각)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도심에서 시민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연방 이민 요원 총격에 의한 미국 시민 사망 사건과 관련해 “모든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태 수습을 위한 단속 축소 또는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독립 수사 요구와 정책 재검토론이 잇따르는 등 이번 사건이 트럼프 집권 2기 중대 분수령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약 5분간 전화 인터뷰에서 총격을 가한 연방 요원의 행위가 정당했는지 묻는 말에 두 차례 직접적인 답변을 피한 채 “우리는 모든 것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곧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총격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시위 현장에 탄창 두 개가 장전된 강력한 총을 들고 가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인 알렉스 프레티(37)가 무장 상태였음을 지적했다. 피해자를 ‘국내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강경파 참모들의 주장과 일정 부분 맞닿아 있으면서도, 사안의 폭발성을 의식해 요원을 전적으로 두둔하지는 않는 모호한 태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시점엔가 우리가 떠날 것이다. 요원들은 훌륭한 성과를 냈다”며 미니애폴리스에 대규모로 배치된 이민 단속 요원들의 철수 가능성도 처음으로 공개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복지 사기 수사와 관련된 다른 인력은 남을 수 있다”고 덧붙여, 이민 단속 중심의 작전 규모를 축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지 상황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보수지 월스트리트저널도 사설에서 “알렉스 프레티는 ‘국내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이번 사건은 아이스(ICE·이민세관단속국) 전술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수준의 정치·도덕적 실패”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네소타주 관계자들로부터 쏟아지는 항의 전화를 직접 받고 있으며, 일부 참모진은 여론 악화를 우려해 시위대와의 충돌을 피하면서 추방을 계속할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반면 ‘반이민 설계자’로 불리는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은 피해자를 “암살자”로 지칭하며 미니애폴리스에서 물러나면 안 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화당 내 반발도 거세다.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의 빌 캐시디 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부(DHS)의 신뢰가 걸린 문제”라며 주 정부와 연방 정부의 합동 수사를 촉구했다.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수잔 콜린스(메인) 등 상원 중진 의원들도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를 요구하며 행정부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인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공화·켄터키)조차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장과 주지사가 요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무고한 생명을 잃게 할 가능성이 있다면, 차라리 다른 도시로 이동해 미니애폴리스 시민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며 철수론에 힘을 실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장 앤드루 가르바리노(공화·뉴욕) 의원은 이민세관단속국·국경순찰대·국토안보부 고위 관계자들의 의회 청문회 출석을 공식 요구했다.

 

공화당 주지사들의 비판도 나왔다. 케빈 스티트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시엔엔(CNN)에 출연해 “연방 정부가 자기 주에 들어오는 것을 반길 사람은 없다”며 “지금 당장 감정이 격화되고 있어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도 “최악의 경우 고의적인 연방 정부의 위협이자 미국 시민에 대한 선동”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예산 투쟁에 돌입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국토안보부 예산이 포함된 지출법안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이르면 30일 자정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 논의까지 거론되면서, 이번 사건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김원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