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참사’ 베이루트서 주말 대규모 반정부 시위
공보장관 인책 사임…한국 동명부대 구호품 전달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8일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1만여명의 시위대는 이날을 ‘복수의 토요일’로 정하고 정부 부처 4곳을 습격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베이루트/EPA 연합뉴스
‘베이루트 폭발 참사’에 대한 레바논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격화하면서, 8일 시위대 등 수백명이 다치고 시위를 막던 경찰 1명이 목숨을 잃었다. 레바논 당국은 시위 진압을 위해 군대까지 동원하는 한편, 민심 수습을 위해 조기총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알자지라>와 <BBC> 방송 등의 보도를 보면, 주말인 8일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시민 5천~1만여명이 도심 순교자광장 등에 모여 정권퇴진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이날을 ‘복수의 토요일’로 정하고, 폭발 피해자들을 위해 “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수의 토요일’ 1만여명 정부 부처 습격…군 투입 맞불
이날까지 집계된 폭발 참사의 사망자 수는 158명, 실종자만도 60여명에 이르는 상태다. 지난 4일 발생한 폭발 참사의 직접적 원인이 수차례의 폭발 위험 경고에도 불구하고 베이루트 항구에 6년 동안 적치된 질산암모늄 2750톤 때문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위대의 정권퇴진을 외치는 목소리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외무부와 환경부, 경제부, 에너지부 등 정부 부처를 습격했고 은행연합회 건물을 점거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무능한 정치권이 폭발 참사를 불렀다며,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그의 초상화를 불태웠다. 또 이슬람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초상화에 올가미를 거는 퍼포먼스가 이뤄지기도 했다.
특히 이날 시위대가 의회 건물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쏘는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시위 진압에 경찰 외에 군대도 동원됐다. 베이루트의 중심가에서 시위대와 충돌한 군인들은 몽둥이로 시위대를 공격했고, 군인들이 기관총을 장착한 차량을 타고 거리를 순찰하는 광경도 목격됐다고 <비비시> 방송은 전했다.
레바논 베이루트의 한 시위 참여자가 8일 경찰이 쏜 최루가스탄을 테니스 라켓으로 쳐내고 있다. 베이루트/로이터 연합뉴스
총리 “조기총선 제안”…9일 세계지도자들 화상 지원 회의
레바논 적신월사(적십자)는 이날 시위로 238명이 다쳤다고 밝혔고, <알자지라>는 최근 시위로 72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또 경찰 1명이 시위대의 공격을 피하려다 한 호텔에서 떨어져 숨지는 일도 발생했다.
반정부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지자, 하산 디압 레바논 총리는 이날 “월요일(10일)에 의회 선거를 조기에 치르자고 정부에 제안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이날 마날 압둘 사마드 공보부 장관이 폭발 사태와 정부 대응 실패를 이유로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또 레바논의 기독교계 정당인 카타이브당 소속 의원 3명도 의원직 사퇴를 발표했다. 현재까지 폭발 참사와 관련해 사퇴를 발표한 의원은 무소속 포함 모두 5명이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한 이튿날인 5일 폭발 현장의 시설물들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파괴돼 있다.
레바논엔 18개의 종교와 종파가 뒤섞여 있어, 대통령은 기독교 마론파, 의회 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총리는 수니파에 배분하는 독특한 권력 배분 장치를 갖고 있다. 레바논은 2018년 5월 9년 만에 총선을 치러, 이슬람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와 그 동맹이 전체 128석 중 과반 의석을 차지해 승리했다. 조기총선이 실시될 경우 폭발 참사 책임과 함께 경제위기 등으로 인기가 떨어진 헤즈볼라가 심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압 총리가 이끄는 레바논 내각은 지난 1월 헤즈볼라의 지지를 받아 출범했지만, 경제 회복과 개혁 등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9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안한 화상 지원 회의에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레바논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100만달러)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레바논에 대한 원조 제공을 약속했다. < 최현준 기자 >
한국 국방부, ‘레바논 폭발 구호물자’ 현지 동명부대 통해 긴급지원
레바논 파병 동명부대(부대장 김도열 대령)가 지난 8일 레바논군 군수여단(여단장 이브라힘 아부드 준장)에 의약품과 생필품 등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국방부는 지난 8일 유엔 평화유지 활동을 위해 레바논에 파병된 동명부대를 통해 베이루트항 폭발로 피해를 본 레바논 주민들을 위한 구호물자를 긴급 지원했다. 동명부대장 김도열 대령이 이날 레바논군 군수여단장 이브라힘 아부드 준장에게 의약품과 생필품 등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동명부대는 우선 부대에 보관하고 있던 마스크 등 생필품 6천 세트를 레바논 정부에 전달했으며, 앞으로 의약품 등 구호물자 4천여 세트를 현지에서 구매해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레바논 정부가 유엔임무단을 통해 요청한다면 물자와 장비 등 추가 지원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동명부대는 2007년 7월 레바논에 파병된 이후 현재 23진 280명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오는 18일 24진과 교대할 예정이다. < 박병수 기자 >
폭발참사에 레바논 내각 후폭풍…공보장관 "국민에 사과" 사임
베이루트 폭발 참사와 관련해 사임을 발표한 마날 압델-사마드 레바논 공보장관.
마날 압델-사마드 레바논 공보부 장관이 9일 수도 베이루트 폭발 참사와 관련해 사임했다고 레바논 매체 데일리스타가 보도했다.
압델-사마드 장관은 지난 4일 베이루트 항구 폭발 대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첫 고위직 인사다. 그는 이날 텔레비전 방송에서 "레바논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우리는 국민의 염원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끔찍한 폭발 사태에 따른 사망자와 부상자, 실종자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국민의 변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사임한다고 강조했다.
압델-사마드 장관은 올해 1월 하산 디아브 총리가 이끄는 내각이 출범할 때 취임했다.
사고에 앞선 지난 3일에는 나시프 히티 외무장관이 정부 개혁 정책 부진을 비판하며 사임한 바 있다.
현 레바논 내각은 작년 10월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의 세금 계획에 대한 반발로 반정부 시위가 수개월 동안 이어진 뒤 국민의 기대를 안고 출범했다.
그러나 경제 회복 등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고 폭발 참사까지 겹치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8일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디아브 총리는 오는 10일 정부에 조기총선 개최를 제안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전날까지 기독교계 정당 카타이브당 소속 의원 3명 등 레바논 의회 의원 5명도 폭발 참사와 관련해 사퇴를 발표했다.
이와중에…"레바논 갑부, 제니퍼 로런스 펜트하우스 120억 매입"
민생고에 대폭발 겹쳐 성난 민심에 역행 비판
레바논 갑부가 미국 유명 배우 제니퍼 로런스의 뉴욕 펜트하우스를 고가에 매입했다고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 등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 알마와리드(AM)은행 회장 마르완 케이레디네는 최근 로런스가 내놓은 380㎡ 넓이의 뉴욕 펜트하우스를 990만 달러(약 120억원)에 사는 계약을 맺었다.
데일리메일은 "이 펜트하우스의 월 관리비는 5천700달러(약 680만원)로 세금과 보험료를 합하면 1년이면 10만 달러(약 1억2천만원)를 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레바논에서는 국난엔 아랑곳하지 않는 부유층의 무신경하고 경솔한 행태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만성적인 경제난에 허덕이는 레바논은 설상가상으로 4일 베이루트 항구의 대폭발로 5천여명의 사상자와 3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와중에 케이레디네 회장의 '해외 투자'는 민심과 국민 정서에 역행한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이다.
한 레바논 네티즌은 트위터에 "우리는 불에 타고 부서졌는데 케이레디네는 1천만 달러짜리 뉴욕 펜트하우스를 샀구나"라고 개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가 산 뉴욕 아파트 주변 거리에 '케이레디네는 레바논 국민의 피, 땀, 눈물로 이 블록에 있는 펜트하우스를 샀다'라고 쓴 전단이 붙은 사진이 게시됐다.
특히 레바논 정부가 외화 부족으로 외화의 해외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터라 이번 매입이 불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케이레디네 회장은 8일 사우디아라비아 알아라비야 방송에 "이번 아파트 매입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 해외 투자 사업을 하는 우리 가족 소유의 투자사를 통해 이뤄졌다"라며 "미국 내 은행에서 대출받았다"라고 해명했다.
그가 소유한 AM은행은 외화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3월 말 일반 예금자의 달러화 인출을 일시 중지해 성난 민심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정부가 테러리스트”…레바논 대폭발 ‘인재’에 성난 시민들
사망자 157명으로 늘어…터키·유엔 등 국제사회 지원 이어져
마크롱, 시위대에 “지원이 부패한 이들에게 돌아가지 않게 할 것”
레바논 대폭발이 인재로 알려지면서 정부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6일 국회 근처에서 불을 지르며 정권퇴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폭발 참사에 성난 시민들이 6일 거리 시위에 나섰다.
레바논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날 베이루트 도심 지역을 방문했을 때 레바논인 수백명이 모여 정부를 비판했고, 일부는 상점 등을 약탈했다고 레바논 국영통신사(NNA)가 전했다.
시위대는 ‘혁명'이라는 구호를 합창하며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레바논 정부가 테러리스트들이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었다. 일부 시위대는 국회 근처에서 불을 지르며 밤늦게까지 정권퇴진 시위를 벌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레바논에 대한 국제) 지원이 부패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개혁이 이행되지 않으면 레바논은 계속 침몰할 것”이라며 프랑스가 레바논 지원을 위한 국제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원 기구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보해 지원금이 지배계층이 아니라 국민들과 비정부 기구, 지원단체에 제대로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폭발 현장인 베이루트 항구를 방문했고 미셸 아운 대통령, 하산 디아브 총리, 나비 베리 의회 의장 등 레바논 지도자들을 만났다.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대폭발 이후 레바논을 방문한 마크롱의 이런 행보는 중동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로 주목된다.
레바논이 대형 폭발 참사 복구를 서두르는 가운데 6일 베이루트에서 자원 봉사자들이 거리를 정리하고 있다. 베이루트/EPA 연합뉴스
베이루트 시민들의 시위는, 이번 대폭발 참사가 대규모 질산암모늄을 방치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표출되고 있는 국민들의 분노를 보여준다. 경제적 어려움도 국민들의 분노를 가중시키고 있다. 장기간 정국 혼란을 겪은 레바논에서는 올해 1월 디아브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이 출범했지만, 경제 회복과 개혁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마크롱 대통령이 현지 정치인들보다 먼저 대폭발로 파괴된 지역을 방문했고 주민들도 그에게 적극 호응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당신은 군벌들을 만나고 있다. 그들은 여러해 동안 우리를 조종해왔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마크롱은 “그들이 아니라 당신들을 돕기 위해 여기 왔다”고 답했다.
마크롱에 이어 마리클로드 나젬 레바논 법무장관이 현장을 방문했지만 주민들은 물을 뿌리며 사퇴하라고 소리쳤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무기력한 정치에 실망한 레바논 주민들이 마크롱에 대해서는 자신들 편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1923년부터 20년동안 레바논을 식민 지배한 프랑스는 최근 20년동안 4번의 레바논 지원 회의를 주관해 200억달러를 마련하는 등 레바논 지원에 적극 나섰다. 프랑스는 레바논 정부에 대해 적극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등 발언권도 강화해왔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분쟁으로 얼룩진 레바논에서 프랑스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레바논 보건부는 베이루트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157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5천명 가량이라고 밝혔다.
레바논을 돕기 위한 국제 사회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터키는 이날 베이루트에 의료·구조팀을 파견했다. 베이루트에 도착한 군용기에는 의료·구조요원 21명을 비롯해 터키 재난위기관리청 요원 10명 등이 탑승했으며, 응급 구조장비와 텐트, 의약품, 수색구조 차량 등이 실렸다. 유엔이 지원하는 의료물자 20t을 실은 비행기도 전날 베이루트에 착륙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혔다. < 신기섭 기자 >
레바논 폭발 사망 135명·부상 5천명…"피해액 17조원 넘을수도"
현지매체 "용접작업 중 점화"…"충격파 세기, 히로시마 원폭의 20∼30% 수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형 폭발로 인한 사상자가 5천여명으로 늘었다.
하마드 하산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5일 현지 방송 알마나르TV에 베이루트의 폭발 사망자가 135명, 부상자가 약 5천명으로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하산 장관은 아직 수십명이 실종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마완 아부드 베이루트 주지사는 이날 현지 방송 알하다스와 인터뷰에서 "폭발 피해가 발표됐던 것보다 커질 수 있다"며 "그것(피해액)이 150억 달러(17조8천2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아부드 주지사는 그 전에 피해 규모가 30억(3조5천700억원)∼50억 달러(5조9천400억원)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4일 오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두차례 큰 폭발이 발생해 많은 건물과 차량 등이 파손됐다.
레바논 정부는 항구 창고에 오랫동안 보관돼 있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이 대규모로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레바논 최고국방위원회는 폭발 참사를 조사한 뒤 5일 안에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레바논 방송 LBCI는 최고국방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을 인용, 근로자들이 문을 용접하던 과정에서 화학물질에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
레바논 언론에서는 베이루트 폭발의 충격파 세기가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0% 이상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레바논 매체 '데일리스타'는 이날 앤드루 티아스 셰필드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분석을 인용해 베이루트의 폭발 규모가 TNT 폭약 1천500t이 폭발한 것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티아스 교수는 이 매체에 "(베이루트 폭발의) 충격파 세기는 히로시마에서 초래된 충격파의 20∼30%에 상응한다"며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1945년 8월 6일 미국의 원자폭탄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돼 7만여명이 즉사했으며 10㎢ 지역이 초토화됐다.
한편, 베이루트 폭발 사태의 여파로 유엔 특별재판소의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에 대한 판결이 연기됐다.
유엔 특별재판소는 당초 7일 계획했던 판결을 이달 18일로 미룬다고 밝혔다.
유엔 특별재판소는 2005년 하리리 전 총리 암살을 주도한 혐의로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대원 4명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친서방정책을 폈던 하리리 전 총리는 2005년 2월 베이루트의 지중해변 도로에서 승용차로 이동하던 중 트럭 폭탄테러로 경호원 등 20여명과 함께 사망했다.
축구장보다 큰 분화구가 된 베이루트항…폭발참사 전후
4일 발생한 초대형 폭발 참사로 지중해 연안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항이 축구장을 넘어서는 거대한 분화구로 변모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대형 폭발 참사로 베이루트항에서 반경 10km까지 초토화되면서 한때 '중동의 파리'로 불렸던 지중해 연안의 3대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였던 베이루트가 다시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주민들과 전문가들은 한탄했다.
미국 CNN방송은 5일 미국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에서 제공한 위성사진을 보면 베이루트 항구에서 못 보던 지형이 생겼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의 창고는 한쪽 외벽만을 남긴 채 간신히 서 있다.
창고 앞에는 분화구처럼 함몰된 지형이 생겼다. 분화구의 지름은 124m에 달해, 축구장 규모를 넘어선다고 CNN은 추산했다. 분화구에는 흙과 아스팔트 대신 바닷물이 들어차 있다.
분화구 동쪽에 있던 건물들은 흔적만 남기고 사라졌다. 분화구 남쪽에 있는 흰색 구조물들의 지붕은 무너져있고 유리창도 깨져있다.
남동쪽에는 골격만 앙상하게 남은 건물들도 눈에 들어온다.
지금까지 파악된 폭발 참사 사망자는 135명이고 부상자는 약 5천명이다.
폭발 참사의 원인으로는 질산암모늄이 지목되고 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 질산암모늄 약 2천750t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비료나 폭약의 원료로 사용되는 질산암모늄은 고온 또는 밀폐된 곳에 보관되거나 가연성 물질과 닿을 경우 쉽게 폭발한다.
이번 폭발 참사로 베이루트에서 약 240㎞ 떨어진 지중해 국가 키프로스에서는 규모 3.3의 지진이 감지됐다.
한국 외교부 "베이루트 폭발 재외국민 2명 주택파손…인명피해 없어"
정부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발생한 대규모 폭발로 재외국민 일부가 재산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했다.
외교부는 6일 베이루트 폭발 사고와 관련해 "현재까지 주레바논대사관에 접수된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또 "재외국민 2명의 주택 일부 파손 등 경미한 재산 피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주레바논대사관은 사고 직후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현재 단체 카톡방과 전화, 베이루트 시내 주요 병원 방문 등을 통해 재외국민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외교부는 "주레바논대사관이 레바논 정부와 협조하여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지속 확인하고, 피해 확인 시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레바논에는 유엔 평화유지 활동을 위해 파견된 동명부대 280여명 외에 한국민 140여명이 체류 중이다.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베이루트의 2차례 대형 폭발로 5일 현재 사망자가 135명, 부상자가 약 5천명으로 각각 늘었고 이재민 30만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상자 늘듯…“초강력 충격파에 원폭 같은 버섯구름”
레바논 총리 “항구 창고에 질산암모늄 2750톤 보관”
레바논 대통령, 베이루트에 2주간의 비상사태 선포
4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4천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항구의 창고 근처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베이루트/EPA 연합뉴스
지중해 연안 중동 국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 대규모 폭발이 벌어져 4천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했다. <AFP> 통신 등은 이날 밤 11시까지 최소 73명이 숨지고 3천70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폭발은 오후 6시 조금 넘어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진한 회색 연기가 피어오르며 시작됐다. 소셜네트워크(SNS)로 유포된 동영상들은 항구의 한 창고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다가 순식간에 엄청난 폭발이 발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원자폭탄이 터진 것처럼 구형의 흰 구름이 순식간에 부풀어 올라 상승기류를 타고 버섯 모양으로 하늘로 치솟았고, 폭발의 충격파는 초고속으로 베이루트 시내를 삼켜버렸다. 요르단 지진관측소는 이날 폭발이 규모 4.5의 지진과 맞먹는다고 추정했다.
현지 보도와 SNS로 전달된 사진, 동영상에는 단 몇 초 만에 초토화된 베이루트 시내 중심가의 모습이 담겼다. 충격파와 열파 탓에 타버린 자동차는 뒤집혔고 붕괴한 건물도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초강력 충격파에 10㎞ 거리에 있는 건물의 유리창까지 박살이 났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하마드 하산 레바논 보건장관은 이날 밤 늦게 “현재까지 73명이 숨졌고 3700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어떻게 보더라도 재앙이었다”고 밝혔다. 실종자 수색에 나선 한 군인은 “현장 상황은 재앙과도 같았다”면서 “땅에 시체가 널려있었고 아직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대규모 폭발 직후 폐허로 변한 거리에서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 베이루트/AP 연합뉴스
창고 안에 강한 강력한 폭발력을 지닌 인화성 물질이 대량으로 저장됐다는 걸 짐작하게 하는 동영상들이 공개된 이후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베이루트 폭발 현장에 질산암모늄 2750t이 있었다”고 밝혔다. 디아브 총리는 “대규모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 조처없이 6년동안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다”며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업용 비료인 질산암모늄은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화약 등 무기제조의 기본원료로도 사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베이루트 대규모 폭발이 “끔찍한 공격(terrible attack)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장군들이 말하기를 이번 폭발은 제조 관련 폭발사고가 아니라 일종의 폭탄 공격 같다고 한다”고 말했다.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베이루트의 폭발이 이스라엘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스라엘군과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는 최근 국경지역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등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5일 트위터를 통해 전날 오후 두차례의 대규모 폭발이 일어난 베이루트에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 국무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레바논은 이슬람 수니파 및 시아파, 기독교계 마론파 등 18개 종파가 얽혀있는 국가이며 종파 간 갈등이 극심하다. 최근에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시달리고 있다.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70%에 이르고,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 하락과 높은 실업률도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 1975∼1990년 장기 내전 등으로 국토가 황폐해졌고 2011년 이후에는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 난민이 대거 유입되어 부담을 가중시켰다. < 신기섭 선임기자 >
'레바논폭발' 원인은 질산암모늄?…"베이루트 장기 대량 적재"
레바논 총리 "안전조치없이 6년간 2천750t 창고에…용납 안 돼"
무기제조 기본원료…'2004년 北용천역 참사' 때도 폭발
지중해 연안 국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참사는 인화성 물질인 질산암모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이 4일 전했다.
이날 오후 베이루트에 있는 항구에서 폭발이 두 차례 발생했으며, 이 폭발로 항구가 크게 훼손됐고 인근 건물이 파괴됐다.
현재까지 최소 73명이 숨지고 3천700명이 부상한 것으로 레바논 보건부는 집계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천750t의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질산암모늄이 폭발하면서 베이루트 전역에 막대한 충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지질학자를 인용, 이번 폭발의 충격은 진도 4.5의 지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자욱한 연기는 이웃국가인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번졌다.
농업용 비료인 질산암모늄은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화약 등 무기제조의 기본원료로도 사용된다.
지난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열차폭발사고 당시에도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에 불꽃이 옮겨붙으면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 Hot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 대선 D-9] 트럼프 절박한데…마지막 TV토론, 결정적 한 방 없어 (0) | 2020.10.17 |
---|---|
문 대통령, 유명희 WTO 총장 당선 당-정-청 총력전 지시 (0) | 2020.10.08 |
[COVID-19] 전세계 하루189만명 발생... 미국 57만, 프랑스 20만, 영국 18만명. (0) | 2020.08.26 |
www.sisahan.com, now upgrading! (0) | 2020.08.05 |
미국 대선, 암울한 트럼프 시나리오가 다가온다 (0) | 2020.08.01 |
[COVID19 뉴스종합] 전세계 감염 2,380만명, 한국 신규확진 266명 (0) | 2020.07.21 |
박원순 시장 눈물 속 영결식…백낙청 "애도와 추모의 시간" (0) | 2020.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