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발언 때 상대방 마이크 음소거 도입

트럼프, 규정 지키며 첫 토론 때보다 얌전

북한 공방바이든, 김정은을 히틀러 빗대기도

CNN 조사 바이든 잘했다’ 53%, ‘트럼프’ 3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2일 테네시주 내슈빌 벨몬트대에서 대선 전 마지막 텔레비전 토론을 하고 있다. 내슈빌/UPI 연합뉴스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두번째이자 마지막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에서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에게 밀리고 있는 트럼프로서는 113일 대선 전에 바이든을 면전에서 흔들어댈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난달 29일 첫 토론 때보다 얌전했고, 바이든도 트럼프의 공세에 휘청이지 않았다. 첫 토론이 트럼프의 끼어들기로 아수라장이 된 뒤 대선 토론위원회는 후보자의 2분 답변 시간 동안 상대방 마이크 음소거를 하는 새 규정을 마련했고, 두 후보 모두 90분 동안 이를 잘 따랐다.

국가안보 주제에서 북한 문제를 놓고 한동안 공방이 벌어졌다. 진행자가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가 좋다고 자랑해온 것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최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고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것이 자신에 대한 배신이라고 여기느냐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는 아니다라면서 자신 덕분에 북한과 전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약 970만명인 서울 인구를 “3200만명이라고 잘못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핵 능력을 축소하는 데 합의하는 것을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전제조건이라고 답하면서도, 북한과 트럼프를 비난하는 데 무게를 뒀다. 바이든은 김 위원장을 폭력배”(thug)라고 두 차례 말하고, “우리는 히틀러가 유럽 침공을 하기 전까지는 관계가 매우 좋았다고 비꼬았다.

트럼프는 이날 바이든의 아들 헌터가 우크라이나 기업에서 부정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파고 들려 했다. 최근 보수 매체 <뉴욕 포스트>는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에서 임원으로 일하던 헌터가 당시 부통령이던 아버지와 이 회사 인사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이메일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토론에서 나는 우크라이나, 러시아에서 돈을 안 받지만 바이든은 받는다며 기회 있을 때마다 이 의혹을 거론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평생 어떤 외국에서 한 푼도 받지 않았다며 트럼프가 중국에 비밀 은행계좌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세금신고서를 공개하라고 맞섰다.

바이든은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트럼프를 몰아세웠다. 그는 그처럼 많은 죽음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은 누구든 미국의 대통령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코로나19가 고비를 넘겼다학교와 식당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토론 때 백인 우월주의를 비판하지 않아 후폭풍을 받은 트럼프는 에이브러햄 링컨을 제외하고 나보다 흑인 공동체를 위해 더 많은 것을 한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나는 이 방(토론장)에서 가장 덜 인종주의적인 사람이라고도 했다. 이에 바이든은 여기 있는 링컨은 현대사에서 가장 인종주의적 대통령이라며 그는 모든 인종주의 불에 기름을 붓는다고 반격했다.

트럼프는 워싱턴 정치에 첫발을 들인 지 47년 된 바이든을 무능하고 부패한 기성 정치인으로 색칠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바이든이 정책 비전을 설명할 때마다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8년 동안엔 왜 안 했냐고 되물었다. 바이든은 자신을 트럼프와 대비되는 품격의 리더로 부각하려 했다. 그는 대선 투표용지에 미국의 성품과 품위, 존중이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대선을 12일 앞두고 열린 이번 토론은 판세를 흔들 큰 변수는 못 될 것으로 보인다. <(CNN>이 이날 토론회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잘했다는 응답이 53%, 트럼프가 잘했다는 답변은 39%로 나왔다. 지난달 토론 때는 바이든 60%, 트럼프 28%였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두 후보 대규모 법률팀대선결과 법정분쟁까지 대비

양측 우편투표 시한확대 등 놓고 이미 소송전 진행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113일 대선 이후 선거 결과를 둘러싼 법정 공방에 대비한 법률팀을 구성했다.

AP통신은 23일 두 후보 모두 대선 결과가 투표함이 아니라 법정에서 결정될 가능성을 대비해 강력한 '변호인 군단'을 모집해 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양측 변호사들은 우편투표 시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발생한 다른 선거 관련 이슈를 놓고 이미 법정에서 충돌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법무부 전직 고위 관료를 포함해 수백명으로 구성된 특별국가소송팀을 구성했다.

또 투표소에서 발생하는 유권자 방해와 싸우고 유권자의 투표가 정확히 집계되도록 법률 상황실을 만들었다.

유권자의 투표 접근을 넓히기 위해 미 전역에 걸쳐 법정 소송을 담당하는 팀도 있다.

이 팀은 주 정부들을 향해 우편투표 접수 마감시한 확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최근 연방대법원에서 펜실베이니아주에 대해 선거일 3일 후까지 도착한 우편투표의 집계를 허용하도록 하는 판결을 끌어내기도 했다.

트럼프 캠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심판 방어를 이끈 제이 세큘로우를 포함해 법률팀을 구성했다.

민주당이 경합주에서 투표 접근 확대를 위한 소송전에 나서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명의 변호사와 저명한 로펌을 확보했다.

또 이미 수천명의 변호사들이 선거일 운영과 투표 감시 등을 돕기 위해 자원봉사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스틴 리머 공화당 전국위원회 수석고문은 "우리는 1년 넘게 이 일을 준비해 왔다""재검표와 선거일 운영 전략, 소송 전략에 관해 대선 캠프와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선거일 이후 개표 결과를 둘러싼 법정 분쟁을 대비하는 것도 양 법률팀의 중요한 과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보편적 우편투표 실시가 부정선거로 이어진다면서 선거에 패배할 경우 불복하거나 소송을 벌일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바이든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로 이기지 못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지연과 맞물려 근소하게 패배하는 상횡이 생길 경우 법정 분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극렬 반대를 무릅쓰고 보수 성향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 절차를 서두르는 것은 이같은 선거 분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AP통신은 두 대선 캠프가 대선 이후 연방대법원으로 올라갈 법정 분쟁을 준비하기 위해 대규모 법률 작전을 수립한 상태라고 전했다.

       

조기투표 벌써 4400만명…민주 희색, 공화 “당일투표 집중

우편투표 3208만명, 사전 현장투표 1193만명

2016년 총투표수의 31.3% “4년전DML 3.5

민주 좋은 출발이다공화 개표 하면 이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오른쪽) 전 부통령의 얼굴 모습을 나란히 배치한 콤보 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페레스 미술박물관에서 NBC방송과 타운홀 행사를 벌였다. 바이든 후보 역시 이날 같은 시간대에 필라델피아의 국립 헌법센터에서 ABC방송과 타운홀 행사를 했다.

    

11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기투표 열기가 뜨겁다. 민주당은 이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유리한 신호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113일 당일투표에 집중하고 있는 공화당은 최종 승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민주당의 조기투표와 공화당의 당일투표가운데 어느 쪽이 강력할지 겨루는 모습이다.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 교수가 운영하는 미국선거프로젝트 집계를 보면 22일 오전 2시 현재까지 이미 표를 행사한 사람이 약 4401만명에 이른다. 우편투표 3208만명과 사전 현장투표 1193만명을 합친 숫자다. 이는 2016년 대선 때 전체 투표수의 31.3%에 이르는 수준이다. 민주당 쪽 정치분석 업체인 타깃스마트의 자료를 토대로 조기투표를 집계하는 <NBC> 방송은 조기투표 참가자가 2016년 대선 때 같은 시기와 비교해 3.5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이에 따른 우편투표 편의성 확대, 투표 참여 욕구 등이 반영돼 조기투표 열기가 역대급으로 달아올랐다.

민주당은 이를 반기고 있다. 조기투표 참가자에는 민주당 지지층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선거프로젝트 집계를 보면 지지정당 정보를 공개한 19개 주에서 모두 1961만여명이 이미 투표를 했다. 이 중에 민주당 지지자가 51.8%(1015만여명)로 공화당 지지자 26.1%(512만여명)의 두 배에 이른다. 트럼프가 우편투표를 사기라고 부르며 신뢰를 깎아내린 데에 그의 지지자들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달 21~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선거 당일에 투표하겠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지지율이 58%, 바이든(39%)19%포인트 앞섰다. 반면 조기투표 하겠다는 응답자들 사이에서는 바이든 67%, 트럼프 31%로 바이든 지지가 압도적이었다.

민주당은 조기투표 참가자들의 지지 정당 비율 외에, 그 구성에도 고무돼 있다. 지난 18<액시오스>는 타깃스마트 자료를 인용해, 조기투표 참가자들 가운데 이번에 처음 투표하는 사람의 비율에서 민주당이 14%로 공화당(7%)보다 높다고 보도했다. ‘투표를 가끔 하는 사람비율도 민주당 18%, 공화당 8%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신규 유권자를 더 많이 끌어들였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처음 투표한 이들의 59%가 민주당인 반면, 공화당은 19%에 그쳤다. 박빙 지역인 플로리다에서도 처음 투표층비율에서의 민주당 우위 격차가 2016년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텍사스 민주당의 아비 라만 공보국장은 <NBC>좋은 출발이라며 그러나 어느 것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투표 증가가 반드시 민주당 승리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투표하려던 민주당 지지층이 그 시기만 앞당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텍사스나 미시간 등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 공화당 지지층도 조기투표 참여 비율이 높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이 선거 당일 현장투표로 몰려들어, 조기투표에서의 민주당 우위를 희석할 수도 있다.

미시간 공화당의 토니 재밋 공보국장은 우리는 선거 당일투표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개표를 해보면 공화당이 이길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컨설턴트인 마이크 마이어스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투표를 일찍 해야 할 필요성은 적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러스트벨트, 이번엔 바이든 손들어 줄까…펜실베이니아 초접전

트럼프·오바마 하루차 유세 맞불,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3곳 선거인단 합쳐 46명이지만 4년 전엔 클린턴 패배에 결정타

민주, 높은 우편투표 열기 고무공화, 유권자 등록 늘면서 반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하는 가운데, 대형 스크린에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얼굴이 보인다. 이리/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에 이어 일주일 만인 20일 또 펜실베이니아주로 날아갔다. 그는 이리국제공항에서 한 유세에서 우리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면 전체를 이기는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을 맹비난하는 한편, “코로나19의 전환점을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튿날인 21일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바이든 지지 유세에 나선다. 코로나19를 고려한 드라이브인 방식이긴 하지만, 그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뒤 처음으로 하는 현장 대면 유세다. 오바마는 흑인들의 투표 참여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지역 매체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가 전했다.

·현직 대통령이 하루 시차를 두고 펜실베이니아에서 격돌하는 것은 113일 대선에서 이 지역이 갖는 중요성을 보여준다. 4년 전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중서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인 러스트벨트에서 박빙 승리한 게 결정적이었다. 그 전까지 6~7차례 대선에서 내리 민주당을 찍다가 2016년 트럼프(공화당)로 돌아선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3개 주가 그 주역이다. 민주당은 당연히 이길 걸로 믿었던 이들 지역에서 성난 백인 노동자들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의 손을 들어준 데 충격을 받았다. 바이든으로서는 이들 지역을 되찾아오는 게 4년 전의 악몽을 씻고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들 3개 주의 선거인단을 합치면 46명이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각각 확보한 선거인단은 각각 306, 232명이었다. 바이든이 이번에 4년 전 클린턴이 이겼던 주들을 지켜내고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미시간(16위스콘신(10) 3개 주만 추가로 이기면 선거인단 278명을 확보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270)을 넘겨 대통령이 된다는 얘기다. 4년 전처럼 이번에도 러스트벨트 3개 주가 민주당의 운명을 쥐고 있다. 이 중에서도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인단 수가 가장 많은데다 갈수록 박빙으로 치닫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들의 평균치를 실시간으로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집계를 보면,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난 12일 바이든은 트럼프보다 7.3%포인트 우위였다. 그러나 트럼프가 유세를 본격화하면서 격차가 줄더니 20일 현재 3.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시간·위스콘신주에서 바이든의 우위가 6~7%포인트 차로 유지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로이터> 통신과 입소스가 지난 13~19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일주일 전의 7%포인트 격차가 4%포인트(바이든 49%, 트럼프 45%)로 줄었다. 남부 지역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선거인단 29) 또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로 20일 현재 트럼프가 1.6%포인트 차이로 바짝 따라붙은 가운데, 바이든으로서는 펜실베이니아 승리가 더욱 절박해졌다.

열흘 남짓 뒤 펜실베이니아가 누구의 구세주가 될지를 놓고 양쪽 모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높은 우편투표 열기에 고무돼 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이날 현재까지 우편투표를 하겠다고 당국에 요청한 사람은 약 277만명인데, 이 중 64%인 약 180만명 정도가 민주당 등록 유권자들이다. 공화당은 약 702000명으로 25%에 그쳤다.

공화당도 믿는 구석이 있다. 미국에선 투표에 참여하려면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하는데, 2016년 대선 이후 펜실베이니아에서 공화당 등록 유권자는 174000명 늘어난 반면, 민주당 유권자는 31000명 줄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공화당 관계자들은 이게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들의 열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겨레>“4년 전 이 무렵의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트럼프 경제우위도 잃었다, 46%트럼프 정책이 미 경제 훼손

코로나19 팬데믹 부실 대응 등 영향 올 들어 부정 평가가 처음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20일 이번 대선 승부처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 북서부 이리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이리/AP 연합뉴스

 

미국 대선을 2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 비해 강점으로 내세웠던 경제우위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보수층을 결집시켰던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평가마저 부정적인 쪽으로 돌아서면서, 트럼프 대선 캠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 재정분야를 연구하는 피터 G. 피터슨 재단과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46%가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경제를 훼손했다고 답변했다고 20(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8~10,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방식을 통해 실시된 이 조사(표본오차 ±3%포인트)에서 트럼프의 정책이 경제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또한 트럼프 집권 전인 4년 전보다 재무적으로 나아졌다고 응답한 이들도 32%에 그쳤다. 지난해 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같은 날 발표된 <뉴욕 타임스>와 미 시에나대의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에 대한 트럼프의 경제 우위가 사라지고 있음이 확인된다. 지난 15~18일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987명으로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표본오차 ±3.4%포인트)에서, 응답자들은 누가 더 경제를 잘 운영할 것이라고 신뢰하느냐는 물음에 트럼프(48%)와 바이든(47%)을 비슷한 비율로 꼽았다. 이처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경제 우위가 꺾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 19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3월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정책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11%포인트나 높았다.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 했다는 비판 여론 속에, 그나마 경제는 잘 할 거라는 신뢰마저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다시금 급격히 오르면서 경제 회복 기대감도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파이낸셜 타임스> 조사에서 미국 경제가 1년 안에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는 답변한 이들이 10명 중 3(31%)에 불과한 것은 이를 반영한다.

믿고 있던 경제 우위마저 무너지면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도 점점 옅어지는 분위기다. <파이낸셜 타임스><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전국 단위 조사에서 바이든이 각각 9.1%포인트, 9%포인트 격차로 트럼프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이낸셜 타임스>1980년 대선 당시 ‘4년 전 보다 살기 나아졌냐는 질문이 제기되면서, 현직 대통령인 지미 카터가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게 패배했던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트럼프는 발에 땀이 나도록 경합주 유세에 매달리고 있다. 지난 나흘간 노스캐롤라이나를 방문한 걸 제외하곤 마지막 티브이(TV) 토론을 준비하며 공개 행사를 자제하고 있는 바이든과는 달리, 트럼프는 미시간과 위스콘신(17노스캐롤라이나(18애리조나(19펜실베이니아(20) 등 하루도 빠짐 없이 경합주 유세에 나서고 있다. 이정애 기자

 

바이든, 트럼프에 대선자금 실탄도 지출도 `압도'

바이든 8월부터 우위향후 TV 광고 예약도 2

 

미국 대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자금 모금과 지출 규모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미 의회 전문 매체 더힐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바이든 후보의 선거자금 잔고는 17700만달러(24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자금 잔고는 약 3분의 1 수준인 6310만달러(714억원)를 나타냈다. 선거자금 모금에서의 차이가 지출 및 잔고의 차이로 이어졌다.

지난 9월 바이든 캠프는 28160만달러를 모금해 28500만달러를 지출했다. 같은 기간 트럼프 캠프는 8310만달러를 모금해 13930만달러를 사용했다.

광의의 선거자금 모금 규모에서도 바이든 캠프가 압도했다.

바이든 캠프와 민주당전국위원회의 선거자금 모금은 938300만달러를, 공화당전국위원회와 2개의 공동 선거자금 모금위원회 등을 포함한 트럼프 캠프의 선거자금 모금은 2470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바이든 캠프는 압도적 우위의 선거자금을 바탕으로 광고 등에서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비해 트럼프 캠프는 여름 이후 자금 부족에 시달리기 시작해 주요 경합 주 등에서 예정됐던 광고 중 일부를 일시적으로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더힐은 전했다.

바이든 캠프는 이달 1일부터 123일 대선일까지 16200만달러어치의 TV 광고를 예약한 데 비해 같은 기간 트럼프 캠프의 광고 예약은 7900만달러에 그쳤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8월부터 선거자금 모금 규모에서 바이든 캠프가 트럼프 캠프를 앞지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전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가운데 경합주에서는 최근 두 후보 간의 격차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흔들리는 조짐 바이든 되면 체계적 북미협상’에 나설 것

김동석 한인유권자연대 대표, 트럼프 비선조직경합주 공략이 변수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현장분석 [인터뷰].


 

세계를 바꿀 선거13일 앞으로 다가왔다. 113일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뚜렷히 앞서고 있지만, 누구도 결과를 장담하지 못한 채 숨을 죽이고 있다.

30년간 미국 정치 현장에서 활동해왔고, 선거 현장에 가장 밀착해서 판세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매우 조심스럽게 바이든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는 바이든이 우세하지만, 트럼프가 진다고 얘기할 수 없는 선거라면서도, 트럼프 선거운동 캠프가 흔들리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혼란을 뚫고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보다는 클린턴 행정부 말기의 체계적인 북미 대화가 다시 진전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전망했다. 그는 미국 정치의 판이 바뀌면서 한국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면서도, 기회를 살리는 것은 한국의 노력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지난 6일부터 18일까지 여러차례 전화통화와 이메일을 통해 진행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계속 우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아직 트럼프 아웃을 예상할 수는 없는 상황인가?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판세이지만, 트럼프가 진다고 확신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4년 전에도 막판 여론조사에선 힐러리가 앞섰다며 조심스러워 한다. 하지만 4년 전 막바지 선거운동에 비해 트럼프 선거운동의 기동성이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조지아의 유세에서 패한다면 어쩌면 이 나라를 떠나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말을 한 게 눈에 띈다. 선거운동 캠프 내부가 흔들린다는 소식도 있다. 트럼프에겐 우편투표를 문제 삼아 불복하는 한가지 선택지만 남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단언할 수는 없다. 백인들의 표심과 로저 스톤이 이끄는 트럼프 비선조직의 선거전이 변수다. 트럼프 선거운동의 핵심은 공식캠프가 아니라 이 비선캠프다. 4년 전 스톤이 이끄는 비선조직이 맨해튼에 들어온 러시아 비자금을 활용해 트럼프 선거운동을 한 것이 러시아 스캔들의 본질이다. 지금도 트럼프 진영이 비선조직을 움직여 불법·탈법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막지 못하고 있다.

나는 2016년에 차를 몰고 트럼프 유세 현장을 직접 쫓아다니면서, 중서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시골에서 세상을 등지고 은둔해 살다시피하던 레드넥’(하층계층의 백인)들을 트럼프가 지지자로 끌어내는 현장을 직접 봤다. 러스트벨트는 산업화와 호황을 경험한 뒤, 무분별한 세계화로 제조업이 다른 나라로 이전하면서 폭망한 지역이다. 높은 실업률에 계속 정전이 되고 도로에 포장도 안 돼 있는 곳이 많다. 트럼프 비선캠프는 마을 단위까지 정교하게 민심을 분석해 표가 움직일 수 있는 지역만 골라서 영리하게 공략했다. 그런 방식으로 공화당의 내로라 하는 정치인을 다 떨어뜨리고 후보가 되었고, ‘샤이 트럼프를 결집해 대통령이 되었다. 최근 트럼프가 퇴원해 선거운동을 재개한 뒤, 승부를 가를 경합주 6곳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여전히 바이든에 뒤지긴 하지만 2~3%씩 급격히 올랐다. 거기서 비선캠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바이든이 4년 전 힐러리에 비해 유리한 요소는 무엇인가?

“2016년에는 힐러리에 대한 비호감이 너무 높았다. 민주당 내 백인 노동자들이 힐러리가 싫어서 투표를 안 했다. 당시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1% 미만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막판 뒤집기로 다 이겼다. 지금 바이든이 강력한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비호감도는 높지 않다. 지지율이 계속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힐러리가 싫어서 투표를 안 했던 민주당 백인들이 올해엔 반트럼프 입장으로 투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양쪽 모두 6개 경합주에 집중하고 있는데,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니아 3개주는 이미 바이든 쪽으로 기울었고, 애리조나도 바이든 우세가 유지되고 있다.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는 여전히 박빙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우편투표가 늘면서 바이든 지지자들의 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다.

두번째로, 경합주의 백인 노인층이 이제서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을 깨닫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에는 러스트벨트 지역에는 코로나가 심각하지 않고 사망자도 없었다. 그래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코로나가 감기 같은 것이라는 트럼프 말을 믿었다. 이제는 코로나가 경합주의 시골까지 퍼졌고, 트럼프 본인까지 확진자가 되면서 코로나가 선거의 핵심 이슈가 됐다. 트럼프가 코로나 통제와 방역에 실패했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종주의 극우 무장 세력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들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고 선거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요소요소에 숨어있던 인종주의 범죄집단들이 고개를 들고 사회로 나와 미국 대도시를 활보하게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 쪽이 이런 폭력집단들과 구체적으로 어떤 연계를 맺고 자금을 지원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개호루라기’(지지층만 이해할 수 있는 신호)를 드러낼 때마다 그들이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봉쇄 해제정책에 반대하며 대립했던 미시간 주지사를 납치해 살해하려던 울버린 파수꾼이라는 극우단체의 음모까지 드러났다. 지난달 29일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 때문에 내가 승리하기 어려울지 모르는데 그것은 부정선거다. 공정하게 감시할 준비를 빨리해야 한다고 말한 뒤 사흘 만에 5만명 열혈 지지층이 자원봉사자로 몰렸다 트럼프 캠프에서 이들을 플로리다·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 4개 지역으로 나눠서 보냈다.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에서 재검표를 하게 돼 부시가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동부선거운동을 맡고 있던 로저 스톤이 뉴욕의 폭력배 5백명을 동원해 대학생처럼 옷을 입혀서 재검표가 예정된 4개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을 감싸고 위협했던 상황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 대선 역사상 초유의 불복 사태가 예상되고 있는데, 미국 선거 시스템이 해법을 찾을 수는 있나?

전문가, 언론들이 선거 이후에 대해 내전 상황이라는 표현을 주저하지 않고 쓰고 있다. 트럼프가 무장한 세력을 결집해 불법을 저질러도 막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패자가 승복을 해야 승리 발표를 한다. 후보가 패배 인정을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선거 당일 개표 결과와 우편투표까지 포함된 결과가 다를 수 있고, 내년 120일 임기 마지막날까지 새 대통령이 확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하원이나 대법원에서 결론을 내야 하는 전례 없는 고약한 상황도 예상된다. 미국 ()법은 평화적 권력 이양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렇게 허술했는지 몰랐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4년 전에도 트럼프의 불복에 대비해 초당적인 수습위원회를 구성하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초당적인 해법이 어렵다. 지금 미국 정치권은 민주당, 공화당, 그리고 트럼프에게 열광하는, 미국인의 30%가 넘는 광적인 지지자로 분열돼 있다.

하지만, 미국 시민사회의 힘에 기대를 건다. 미국 시민사회는 큰 사건이 나면 굉장히 침착하고 차분해진다. 선거 뒤 내년 120일까지 트럼프 쪽 행동으로 혼란이 오더라도 미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시민사회가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지금은 어려운 시기지만 체제를 정비하고 복구해서 결국 올바른 길로 갈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 사회의 분열과 혼란에 전세계가 놀라고 있다. 미국 사회는 왜 이렇게 망가졌는가?

미국 기득권층과 지식인들의 탐욕, 나태, 오만의 결과, 이렇게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민주·공화 양당 정치가 시민사회의 요구를 자기 당의 관점에서 받아들이는 일들을 지속적으로 했다. 냉전이 끝나고 9·11 테러와 전쟁을 겪으면서 미국의 정당 정치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지금 미국의 핵심 모순은 계급 문제, 빈곤의 문제다. 클린턴 행정부가 추진한 무분별한 세계화의 후유증이 문제의 핵심이다. 이후에 공화당은 9.11 테러 이후 전쟁을 치르면서 빈곤 문제를 계속 외면했고, 그런 상황에서 무책임한 티파티 세력이 당을 장악하며 무너졌다. 2007~2008년 금융위기가 월스트리트를 휩쓸었고 오바마 행정부가 집권했지만 일단은 월스트리트를 살려야 하니까, 막대한 구제금융이 다 부자들한테만 들어가 버렸다. 이제 코로나19 상황이 닥치면서, 미국에선 20세기 초의 스페인 독감과 대공황,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에서 나타났던 3가지 모순이 한꺼번에 폭발했다. 5월 말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이후 순식간에 분노가 미국 전역으로 번졌다. 35년 동안 미국에 있으면서 인종 문제에 대한 분노가 이렇게 급속하게 확산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인종차별 반대와 함께 성난 빈곤 계층이 함께 거리로 나섰기 때문이다. 억눌렸던 분노가 대도시들에서 확 번졌다. ‘부자들을 잡아먹자’, ‘부자들을 공격해라같은 구호가 곳곳에서 나왔다.

트럼프는 이런 상황을 이용하려고 법과 질서를 선거 전략으로 내세웠다. 성경의 언덕 위의 하얀집구절을 끌어와 백인들에게 침략자인 시위대, 흑인, 히스패닉들로부터 미국을 지키자고 선동했다. 미국 사회의 인종 문제를 가지고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미시간주 노바이에서 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노바이/AFP 연합뉴스

미국 사회가 이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변화는 만들어지고 있는가. 민주당 내부 급진 진보진영은 미국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희망인가?

민주당의 혼란은 클린턴 행정부가 민주당의 원칙을 허물고 무차별적 세계화 등 우경화 정책을 펴면서 시작되었다. 민주당 내 진보적 정신을 대표하던 캐네디 가문은 2008년 힐러리 클린턴과 오바마가 대선 후보가 되려고 경쟁할 때 오바마를 지지했다. 오바마는 민주당의 방향을 설정해 당을 통합했다. 오바마 다음은 그의 진보 이슈를 진전시킬 후보가 나와야 했다. 그런데, 힐러리는 대통령이 되려는 뜻을 포기하지 않았고, 오바마는 힐러리의 다음 대선 출마를 지원해주기로 약속했다. 2016년 민주당 진보진영에서 후보가 나와야 했는데, 보수적인 힐러리가 출마하게 되니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보 세력들이 갈 곳을 잃고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에게로 결집했다. 힐러리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샌더스에게 승리했고 그에 대한 반발도 커졌다. 민주당 내 노선 싸움이 안에서 정리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 내 젊은 진보세력으로 주목받는 오카시오 코르테스, 로 칸나 급진 좌파들이 미국을 제대로 바꿀 수 있는 역량을 아직은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가치, 인종 문제에 대한 급진적 변화도 중요하지만, 지금 미국을 바꾸려면 중산층의 지지도 같이 받지 않으면 안 된다.

바이든은 우선 이렇게 분열된 민주당을 흩트러뜨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바이든은 중도파이지만 정강 정책을 만드는 태스크포스는 진보 진영에서 주도했고, 경제 정책에 오바마케어, 그린 뉴딜 같은 진보 이슈들이 모두 포함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위스콘신주 제인스빌의 공항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제인스빌/EPA 연합뉴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면 다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가고, 북미관계나 남북관계는 다시 얼어붙을 것이라는 식의 전망이 한국에서 많이 나온다. 그래서 남북관계를 생각하면 트럼프가 계속 대통령인 게 낫다는 논리인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 4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까워졌던 것 때문에 그런 주장들이 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전쟁 위기를 빠르게 진정시키고 김 위원장과 협상을 한 것은 좋은 역할이지만, 충동적인 정치인인 그가 항구적 평화체제 기반을 만드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바이든의 한반도 정책을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의 재판으로 예상하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정책을 펴는 동안, 바이든이 부통령이긴 했지만 당시 외교안보 정책에서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안보를 주도한 것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었다. ‘전략적 인내에는 그런 방향을 원했던 당시 한국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영향도 컸다.

바이든의 외교 정책을 이해하려면 클린턴 행정부 막바지를 봐야 한다. 바이든은 상원의원이던 38년의 거의 대부분을 외교위원회에서 전세계 외교를 주도했다. 클린턴 대통령과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바이든이 협력해, 북한 조명록 차수가 워싱턴을 방문하고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회담을 하는 외교를 펼쳤다. 바이든은 대중국 관계에서 북한을 미국 쪽으로 끌어당길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고, 1994년 제네바합의부터 6~7년 동안 북한과의 협상을 추진했다. 바이든이 트럼프의 대외 정책 가운데 크게 비판하지 않는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대중국 정책이고 또하나는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긴장 완화다. 민주당도 트럼프의 북한과의 대화는 잘 한 일로 평가하고 있다. 바이든은 북한을 미국 쪽으로 끌어당기려는 체계적 외교를 진전시키려 할 것이다.”

미국 정치권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명심해야 하는 점은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북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신이 어마어마하다는 현실이다. 이걸 돌파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초기에 북한의 협상 의지를 보증하는 역할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북한이 거기서 벗어나서 부딪히고 있다. 워싱턴 이너서클의 북한에 대한 불신, 인권·가치 이슈와의 충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중요한 과제다.

한국 진보진영이 아직 미국과의 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측면이 있다. 미국 내 인권단체나 한인들 중에도 보수 쪽 목소리가 강하고, 이쪽 사람들이 미국 주류와 더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들은 북한과의 대화는 불가능하고, 북한은 소멸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미국 주류 정치권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문재인 정부가 평화와 종전선언 구상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보다 훨씬 더 크다. 한국의 구상에 가장 반대하는 사람들과 계속 얘기하면서, 그들이 점점 더 유연해지고 덜 반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의 진보 정치인들이 미국에 오면 쉽게 얘기할 수 있는 정치인들보다는 입장과 견해를 달리하는 쪽의 의원들을 더 적극적으로 만나야 한다. 예를 들면 종전 결의안을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의원들 하고만 의논을 하는데 그렇게 하면 성사될 수가 없다. 현재 종전결의안에 동의한 40여명의 의원들 중에는 단 한명의 공화당 의원도 없다. 이것은 전략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에서 한국 정부의 현안에 가장 반대하는 사람부터 만나서 설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지지가 넓어진다. 나는 한국 진보 정치인들에게 프리덤 코커스(공화당 내 강경 보수세력)를 먼저 찾아가라고 조언한다. 한국은 전략적이어야 한다. 약자는 더 영리하게 움직여야 하고, 편의주의와 관성에 사로잡혀선 안 된다.”

미국의 무기산업 등 기득권층이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선호하기 때문에, 트럼프가 물러나고 민주당이 집권하면 북한과의 긴장 유지를 선택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미국의 자본가들이 정치권력에 대해 지금처럼 영향력이 적었던 적이 없다 이전까지는 미국 정치가 자본에 종속돼 있었는데 오바마 시기 구제금융을 기점으로 역전이 됐다. 산업과 관련해 정부의 역할이 이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군수산업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의 긴장 해소를 원치 않는 측면은 분명 존재하고 있고 무시할 순 없지만, 우리가 그것을 지나치게 과장해서 인식하는 면이 있다. 현실이 변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방위산업이 정치 쪽에 선을 대려 무척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러므로 정치권력을 먼저 설득해야 한다. 종전선언도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게 아니다. 백악관은 의회의 반대를 거스르면서까지 외교를 강행하지는 않는다. 의회를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국은 안보, 특히 대북한 이슈에 대해 초당적인 입장과 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 한국의 야당 인사들이 워싱턴을 방문해 정부와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일에 늘 충격을 받고 있다. 이런 점이 큰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

트럼프 또는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미중관계는 각각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바이든이든 트럼프든 모두 반중국 입장이다. 미국 민심이 그렇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중국 때리기는 고립주의를 강조하는 미국 국내 정치에 기반한 전략이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의 이해관계만 본다. 중국과 갑자기 타협할 수도 있다. 바이든의 대중국 정책은 미국 시민사회의 여론, 경제·사회적 가치 문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토니 블린큰(바이든 부통령 시절의 국가안보보좌관·국무부 부장관), 제이크 설리번(바이든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수전 라이스(오바마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가 핵심이다. 바이든 진영은 현재 시진핑 체제의 중국이 보편적 가치를 버리고 권위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비판적이다. 부통령 시절 시진핑과 만났던 바이든은 시진핑에 큰 실망을 느끼고 있고 함께 국제사회 규범을 지킬 동반자가 될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본다. 트럼프처럼 거친 대중국 정책은 아니지만, -중 관계의 긴장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미국의 아시아 정책은 미일동맹을 중심의 외교였다. 미국의 일본 일변도 아시아 전략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나?

한국이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 워싱턴 정계에서 외교전략의 초점은 반중국이고 그 가운데 90%는 미일관계다. ‘반중국 친일만 있는 이 판을 냉정하게 보고 앞으로 우리가 3·5·10년에 걸쳐 어떻게 바꿔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대만의 외교는 주목할 만하다. 대만이 살아남기 위해 온갖 노력을 했기 때문에 워싱턴 정계에서 대만의 영향력이 강력하다. 일본과 미국의 관계가 매우 오래된 긴밀한 관계이고, 최근 중국 견제를 위해 미일관계가 더욱 중시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 의지를 가지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해 노력하니 트럼프 행정부가 움직이도록 할 수 있었다. 한국의 청와대가 어떤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은 한국이 장단기 프로젝트를 구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미국의 주류, 이너서클이 흔들렸다. 이번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의회 선거에선 정치 신인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치가 공화당 극우파인 프리덤 코커스와 민주당 내 급진파로 양극화돼 있어, 오랫동안 정계를 주도해온 중도파들이 대거 낙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대 교체가 큰 폭으로 일어나고 초선의 시대가 열린다. 우리가 이들 초선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어떤 외교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생긴다. 주류가 흔들릴 때 소수에겐 기회가 온다.

저는 미국에 사는 250만명 이상의 한국계 미국 시민의 힘을 결집시키는 데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정부, 특히 국무부에 많이 진출하라고 조언한다. 미국 외교는 지금 아시아를 가장 중시하고 있고, 한국계가 외교 영역에서 적극 활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이 어떻게 될지 정확히 전망하는 게 우리의 경쟁력이다. 한국의 미국 전문가들이 외교·안보나 경제에만 집중해 미국 사회의 변화를 예상하고 있는데, 미국을 제대로 보려면 미국 시민의 눈으로 미국 사회 내부의 변화를 깊이 있게 살펴야 한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시민의 힘, 유권자의 힘으로 미국 내 한인들의 정치적 지평을 넓히고 미국 정치에 한국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게 하려는 풀뿌리 시민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1985년 미국으로 가 정치학을 공부한 뒤 1996년 뉴욕에서 한인유권자 운동을 시작했다. 한인들의 미 의회와 정부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투표 참여를 늘려, 미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게하는 것이 목표다. 2008년 오바마 대선 선거 캠프에서 활약하는 등 미국 정치권 인사들과 오랫 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고 미국 정치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꼽힌다. 2007년에는 미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결의안이 통과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과 미국 시민사회와 정치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도 해왔다.

그는 한국이 미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미국 시민의 눈으로 미국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봐야하고, 선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미국 정치에 한인들과 한국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려면 미국내 한국계 시민들이 유권자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미국 정치인들이 한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안보동맹이라는 지정학적 중요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인 250만명의 한국계 미국인들의 미국 사회에 대한 기여를 더욱 중시한다며 한국계 미국인들의 미국 의회와 시민사회에 대한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민희 논설위원


바이든,  4년 전 대선 때보다 경합주에서 지지율 호조

선거 막판 트럼프,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격차 줄여

트럼프, 대형유세 지지층 결집 역전 전기 만들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애리조나 투손 국제공항에서 대선 선거유세 집회를 갖고 지지층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코로나19에 회복된 뒤 트럼프가 열고 있는 경합주의 대형 유세 집회는 올해 대선에서 그의 역전의 전기를 만들 마지막 변수로 평가된다. 투손/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통령 선거 때처럼 막판 역전승을 할 가능성이 존재하나?

트럼프는 대선을 2주 정도 남긴 20일 현재 전국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승부의 관건인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오차 범위 밖으로 뒤지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4년 전에도 이 정도 격차로 뒤지다가 막판 맹추격을 통해 경합주에서 간발의 차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눌러 선거인단 득표에서 승리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은 아직 있는 것인가?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치를 내는 리얼클리어폴릭틱스평균지수를 보면, 투표를 15일 남긴 지난 18일 현재 트럼프는 42.4%로 바이든의 51.3%에 비해 8.9%포인트 뒤진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는 이 무렵 클린턴에게 전국 지지율에서 5%포인트 뒤졌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역전승을 일궈낸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 등 경합 6개주 평균 지지율 지수에서도 트럼프는 45%로 바이든(49%)4%포인트 격차로 밀렸다. 2016년 대선 때(4.8%포인트 격차)보다 좁혀진 것이다.

승부를 결정짓는 경합주만 보면, 트럼프는 2016년에 비해 지지율이 좋은 편이다. 이런 점을 놓고 보면, 트럼프가 2016년 대선 때와 같은 역전의 조건이 없지는 않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가 역전승을 한 이유는 막판 변수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우선, 클린턴의 우세를 점친 여론조사들이 클린턴 우호 성향이 큰 대졸 등 고학력 응답자들의 의견을 과대 대표한 반면 트럼프 우호 성향인 저학력 응답자들은 과소 대표한 왜곡이 있었다.

부동층이 막판에 트럼프 쪽으로 크게 기운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사용 사건에서 진전이 있다는 발표를 한 것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2016년 대선 투표 3주를 남긴 시점에서 트럼프는 미시간에서 12%포인트, 펜실베이니아 및 위스콘신에서 7%포인트나 뒤진 상태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선거일 전 마지막 주까지 지지율 격차를 줄여 나갔다. 전국 지지율에서는 3%포인트, 펜실베이니아에서는 4%포인트, 플로리다에서는 5%포인트나 줄였다. 부동층 다수가 선거가 다가오자 트럼프 쪽으로 기운 것이다. 주요 경합주에서 뒤늦게 표심을 결정한 부동층에서 트럼프는 두자리수 이상의 비율로 우세했다. 민주당 쪽은 이런 트럼프의 추격이 투표를 앞두고 이뤄진 연방수사국의 클린턴 개인 이메일 사용 수사 발표에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민주당 쪽은 현재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크게 앞서고 있지만 2016년의 악몽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공포를 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선거외곽조직이자 모금기구의 하나인 ‘PAC 프라이어티즈 유에스에이는 지난 1년 동안 바이든이 역전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나리오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가 전하는 이 시나리오는, 바이든이 백인 노동자 계층에서는 여론조사보다도 3%포인트 지지율이 더 적고, 흑인 등 비백인 유권자층에서는 투표율이 4%포인트 적게 나오는 것을 상정한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바이든은 지난 9일 현재 선거인단 표수에서는 257, 트럼프는 239명이다.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이 초경합 상태라 당락을 예측하기 힘든 만큼, 시간이 가면 트럼프의 선거인단 승리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올해 대선의 경우, 선거 막판 대형 정치적 사고에 해당되는 바이든 아들의 동영상 폭로가 최근 터졌다. 하지만 2016년 대선 때 터진 클린턴 이메일 사건만큼 큰 영향을 못 미치고 있다. 나아가 트럼프 쪽의 공작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올해 여론조사 기관들은 2016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트럼프에 우호적인 저학력층 등의 표본을 더 반영하는 등 정확성을 기하는 보정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은 트럼프가 우세했던 노년층과 무당파층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백인 고학력층에서도 클린턴에 비해 더 좋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2016년 대선 때와 같은 막판 출렁임의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가 위스콘신 등 경합주에서 간발의 차로 승리하는데 일조한 녹색당 등 제3후보의 위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점도 바이든에게는 유리하다.

하지만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후 대중유세를 재개한 트럼프는 경합주 중에서도 선거인단 규모가 큰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를 중심으로 바이든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평균지수에 따르면,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지난 127.3%포인트 격차에서 193.8%포인트로 격차를 줄였다. 플로리다에서는 지난 74.5%포인트 격차에서 181.4%포인트까지 따라붙었다.

앞으로 남은 변수는 트럼프의 막판 대추격이 지지층의 투표율과 등록율에 미칠 영향이다. 그가 경합주에서 펼치는 대규모 유세 운동이 지지층 사이에서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변수다. 정의길 자

 

2016년 트럼프 당선시킨 노인·백인여성·무당층 줄줄이 이탈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113일 미국 대선 경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2016년 대선 때의 지지층을 잃고 있다. 65살 이상 노인과 백인 여성, 교외 거주자, 무당층이 그들이다.

가장 큰 폭의 이탈은 노인층에서 벌어지고 있다. 2016년 대선 출구조사를 보면 당시 65살 이상 투표자의 52%가 트럼프, 45%가 힐러리 클린턴을 찍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겼다. 하지만 경제전문매체 <아이비디>(IBD)와 여론조사기관 티아이피피’(TIPP)가 지난 12~17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 연령대에서 바이든이 55.1%, 트럼프(40.9%)보다 14.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보다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엔비시>(NBC) 방송의 930~101일 조사에서는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노인층에서 27%포인트나 앞서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노인층의 급격한 이탈은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는 모든 연령에서 이번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지만,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노인층의 불안감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19일 재선 캠프 직원들과 한 전화회의에서 국민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을 재앙이라고 부르며 사람들은 파우치와 이 모든 멍청이들의 얘기를 듣는 데 지쳤다고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74살인 트럼프는 지난 8일에는 아무도 모르지만, 나도 노인이라며 노인층의 지지를 호소했다. 플로리다 등 노인 비율이 높은 경합주들에서는 이들의 선택이 대선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외 지역 거주자들의 변심도 크다. 이들은 대체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도시 지역과 공화당 성향인 시골 사이에 사는 이들이다. 2016년 이들은 49%(트럼프) 45%(클린턴)로 트럼프를 선택했다. 그러나 <야후 뉴스>유고브가 지난 16~18일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서는 바이든(50%)에 대한 지지가 트럼프(36%)보다 14%포인트 높았다. 지난 6~9<워싱턴 포스트><에이비시>(ABC) 조사에서도 바이든 53%, 트럼프 44%로 바이든이 9%포인트 우위였다.

여성 표심도 흔들린다. 2016, 여성들은 전체적으로는 트럼프(41%)보다 클린턴(54%)을 택했다. 하지만 이 중에 백인 여성으로 좁혀 보면 트럼프 52%, 클린턴 43%로 무려 9%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번 <아이비디> 조사에서는 백인 여성 사이에서 바이든(47.6%)과 트럼프(47.1%)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거주지와 성별을 합쳐 보면, 트럼프와 가장 거리가 먼 계층은 교외 거주 여성이다. <워싱턴 포스트> 조사에서 이들 계층은 바이든 62%, 트럼프 34%로 바이든이 무려 28%포인트나 앞선다. 교외 여성들은 이미 2018년 중간선거 때 트럼프와 공화당에 등을 돌렸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교외 여성들이여, 제발 나 좀 좋아해주겠냐고 호소했다.

무당층도 지난 대선 때는 46% 42%로 트럼프 쪽에 섰지만, 이번 <야후 뉴스> 조사에선 39% 37%로 바이든의 2%포인트 우위로 역전됐다. 이번 대선에서 무당층은 크게 줄어들어 결과에 큰 변수가 못 된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막판 선택은 바이든 쪽으로 좀 더 기울었다는 얘기다.

<야후 뉴스> 조사에서, 4년 전 트럼프를 찍었던 이들 가운데 이번에는 바이든을 찍겠다는 답변도 9%에 이르렀다. 반면, 2016년 클린턴을 찍은 이들 가운데 이번에 트럼프를 찍겠다는 이는 4%로 더 적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미 대선 마지막 TV토론 '끼어들기' 차단트럼프캠프 반발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전 마지막 TV토론에서는 후보가 상대방의 발언을 자르고 끼어들어 방해하지 못하도록 마이크를 강제로 차단하는 조치가 시행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런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대선토론위원회(CPD)19일 오는 22TV 토론에서 개별 토론주제에 대해 각 후보에게 2분간의 답변 시간을 보장하면서 이 시간에 상대방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마이크를 차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22일 오후 9(한국시간 23일 오전 10) 테네시주 벨몬트대에서 열리는 이번 토론은 대선 전 마지막 TV 토론이다.

코로나19 대응 미국의 가족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리더십의 6개 주제당 15분씩 배당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2분씩 답변하고 자유토론을 이어가는 형식이다. 전체 토론 시간은 총 90분이다.

CPD는 이번 토론에서는 1차 토론 때와 달리 후보별로 주어지는 2분간의 답변 시간에 상대방의 '말 자르기'를 차단하기 위해 상대 후보의 마이크를 강제로 차단하기로 했다. 2분간의 답변 이후 이어지는 자유토론에서는 상대방의 마이크를 다시 켜고 토론을 진행한다.

CPD"(토론과 관련해 기존에) 합의된 규칙을 더 잘 준수하기 위한 조처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런 토론 방식 변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측은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캠프의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은 "대선토론위원회가 자신들이 선호하는 후보(바이든)에 유리하도록 막판에 규칙을 바꿨다"고 비난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규칙 변경에도 조 바이든과의 토론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캠프는 또 미리 선정된 6개의 토론주제에 외교 관련된 것이 적다면서 주제 선정 또한 바이든 측에 유리하게끔 편파적으로 이뤄졌다는 주장도 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빌 스테피언 선대본부장은 이날 CPD에 보낸 서한에서 대선토론을 외교정책토론회라고 해놓고 바이든은 자신의 외교정책 공과에 대한 언급을 기를 쓰고 피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위원회의 친() 바이든 조처들이 토론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대중이 토론의 객관성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것이 놀랍지 않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측은 CPD의 발표나 토론 주제 선정에 대해 별다른 공식반응은 내놓진 않았으나 환영하는 기류다.

앞서 지난달 29일 진행된 1TV토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발언 도중 계속 끼어들며 방해하는 바람에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두 후보가 동시에 설전을 벌이면서 말이 뒤엉키는 등 난장판에 가까운 장면이 연출됐다.

1차 토론 직후 CDP는 대선 후보 간 질서 있는 토론이 진행될 수 있도록 토론 방식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서둘러 내놓은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TV 토론 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N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한 기자가 오는 22TV 토론 전에 검사를 받을 것이냐고 질의하자 "그것은 내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나는 지금 완전히 (바이러스가) 없다"면서 "그들이 말하길 나는 면역이 생겼다. 한번 그것(코로나19)에 걸리면 면역이 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낙선 땐 각종 소송 휘말릴 것"

CNN 전망수사 · 소송에 '대통령 지위' 활용해 대응

대통령 지위 잃으면 방어막 사라져 곤경,어려움 예상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중 마스크를 벗어 청중들에게 던지고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11.3)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해 대통령 지위를 잃으면 각종 민·형사소송 때문에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 및 소송에 '대통령의 법적 지위'를 내세워 대응해왔지만, 재선에 실패하면 방어막이 사라지면서 큰 곤경에 처할 것이라는 것이다.

CNN방송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은 트럼프 대통령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Trump Organization)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대선 때 트럼프 선거캠프가 과거에 트럼프 대통령과 불륜관계였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입막음용 돈을 건네는 과정에 그룹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조사중이다.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룹이 금융·보험사기와 탈세를 저질렀는지 여부도 수사대상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맨해튼지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8년 치 납세자료를 요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형사소송에서 대통령의 광범위한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자료 제출을 거부해왔다.

그는 납세자료를 제출하라는 판결이 나오자 최근에는 연방대법원에 자료제출을 막아달라는 긴급요청서를 냈다.

맨해튼지검과 별개로 뉴욕주 검찰도 트럼프그룹이 대출과 탈세 목적으로 자산가치를 부풀리거나 줄였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주 검찰은 이달 초 그룹 부대표인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를 조사했다.

에릭은 선거운동으로 바쁜 상황이고 자신의 진술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대선 이후로 조사를 미룰 것을 요구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잡지 칼럼니스트 진 캐럴이 제기한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면서 "내 타입이 아니다"라고 말해 명예훼손 혐의로도 피소됐다.

미 법무부는 지난달 "대통령이 직무수행 중 성폭행 의혹에 대응하다가 명예훼손소송을 당했다"면서 피고를 트럼프 대통령에서 정부로 바꿔 달라고 법원에 요청하기도 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정부는 명예훼손 소송의 피고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법원이 법무부 요청을 받아들이면 소송은 각하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인 시절 진행한 TV'어프렌티스' 출연자 서머 저보스가 제기한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인신공격을 가했다는 이유로 역시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다.

이 소송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헌법에 따라 주법원에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봇물 터지듯 소송이 추가로 제기될 수도 있다고 CNN은 전했다.

   

바이든 앞서지만민주, 4년 전 역전패 데자뷔 불안

여론조사 우위에도 신중론 실제 지지율은 더 낮다 경계심도

낮은 비호감도, 노인·교외 유권자 강세 긍정적"추격자 행동을"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113일 대선을 2주가량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지만 민주당원들은 2016년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4년 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다가 정작 대선일 투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한 쓰라린 기억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다. 힐러리 후보도 그랬다""민주당원에게 이는 걱정스러운 선거운동 데자뷔"라고 19일 전했다.

WP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전국 단위 조사에서 10~12%포인트 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고, 북부 경합주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에서 우위는 평균 8%포인트다.

그러나 펜셀베이니아 아빙턴의 간부인 빌 볼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면서 "나는 매우 불안하고, 낙관과 두려움 사이의 덫에 갇혀있다"고 말했다.

미시간주 민주당 의장인 라보라 반스는 "2016년 일어난 일 탓에 사람들은 여전히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다""어떤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팀 머토 대변인은 "주류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을 패배시키기 위해 지난 4년을 보냈다. 왜 이런 기관이 지불한 여론조사를 신뢰해야 하느냐"며 여론조사 정확성에 의문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인 에드 렌덜은 4년 전보다 여건이 더 나아진 부분이 있다면서도 "사람들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반응한다. 감성적으로는 같은 (패배) 시나리오가 다시 전개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젠 오말리 딜런 캠프 선거대책본부장도 최근 지지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투표율 같은 변수를 고려할 때 많은 결정적 주에서 함수적으로 동률이라며 "추격하는 것처럼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고 경계심을 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민주당의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프라이오리티 USA'(Priority USA)는 지난 1년간 대선 결과 예측 프리젠테이션 때 충격적 시나리오를 포함했다.

이는 여론조사와 비교할 때 바이든 후보의 실제 지지율은 백인 노동자에서 3%포인트, 유색인종에서 4%포인트 더 낮다는 내용이다.

또 지난 9일 기준 538명의 선거인단 중 바이든 후보가 257, 트럼프 대통령이 239명을 확보한 가운데 3개 경합주 개표 결과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바이든이 대선 승리에 필요한 '매직넘버'270명을 얻지 못했다는 뜻이다.

다만 바이든 캠프는 2016년에 비해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캠프의 여론조사 담당인 존 안잘로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의 부정적 시각이 매우 강한 반면 바이든 후보의 경우 4년 전 힐러리 후보에 비해 부정적 관점이 덜하다는 점을 꼽았다.

바이든 후보는 무당파, 노인, 백인 대졸자, 교외 유권자에게서 우위를 보이는데, 이는 힐러리 후보 때 볼 수 없었던 양상이다. 3의 후보에게 투표하려는 유권자가 훨씬 줄어든 점도 유리한 부분이다.

캠프 선임고문인 애니타 던은 민주당이 여론조사에 훨씬 더 신중해졌고 의도적으로라도 여론조사에 덜 의존해 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위스콘신주 민주당 의장인 벤 위클러는 "민주당원 사이의 인식은 매 순간 어느 것이라도 잘못될 수 있다는 뿌리 깊은 것"이라며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선거인단 2배 확보트럼프는 플로리다에 사활 걸어야"

WSJ 분석결과 비경합주 바이든 226, 트럼프 125명 각각 확보

"산술적으로 바이든 우위지만 11개 경합주 등에 187명 걸려있어"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일단 유리한 위치에 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등 선거인단이 많은 경합주를 차지해야 승산이 커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19일 바이든 후보가 확보할 가능성이 크거나 확실시되는 선거인단 합계는 226명으로 트럼프 대통령(125)의 두 배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투표 결과 각 후보가 확보한 주별 선거인단을 전국적으로 합산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미국 대선에서는 전체 538명 가운데 270명 이상을 얻어야 당선될 수 있다.

WSJ은 쿡 폴리티컬 리포트, 인사이드 일렉션스, 래리 사바토의 크리스털볼(버지니아대 정치센터) 3개 초당적 정치분석기관이 산출한 지지율을 합산해 이같이 추산했다.

따라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해 산술적인 우위를 안고 출발하는 셈이라고 WSJ은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 특정 후보 쪽으로 완전히 기울지 않은 나머지 11개 경합주와 2개 선거구(메인주 2선거구, 네브래스카주 2선거구)에 주어진 187명의 선거인단을 고려하면 승패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는 하원 선거구별 승자에게도 1명씩 선거인단을 배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러한 경합주 선거인단을 다수 확보하면 바이든 후보와 대등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다.

WSJ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 마지노선인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경우의 수는 104개로 트럼프 대통령의 64개보다 많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 놓칠 수 없는 경합지역은 플로리다와 텍사스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수 있는 64가지 방법 중 91%가 플로리다를 포함하고, 98%가 텍사스를 포함한다.

만약 바이든 후보가 플로리다를 차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는 모든 시나리오는 오하이오를 포함한다고 WSJ은 전했다. 플로리다를 뺏기면 트럼프 대통령이 오하이오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이기는 104가지 방법 중 플로리다 또는 텍사스를 포함하는 경우는 각각 11%, 10%에 그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와 오하이오를 가져간다면 위스콘신이 전체 승패의 열쇠를 쥔다고 WSJ은 분석했다. 이 시나리오에서 바이든 후보가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는 68가지로 이 중 44%가 위스콘신을 포함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는 45가지로 이 중 58%가 위스콘신을 포함한다.

 

트럼프, 파우치에 "재앙" 독설"멍청이들 말 듣는데 진절머리"

참모들과 전화 회의"대선 승리 가장 좋은 느낌, 우리가 이길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미국 최고의 감염병 전문가로 통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재앙"이라며 독설과 조롱을 퍼부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캠프 참모들과 전화 회의에서 "사람들은 파우치와 이 모든 멍청이들의 얘기를 듣는데 진절머리를 낸다"고 말했다.

그는 파우치 소장을 향해 "그가 TV에 나올 때마다 항상 폭탄이 있다""내가 그를 해고하면 더 큰 폭탄이 있다. 그러나 파우치는 재앙이다"라고 비난했다.

또 파우치 소장이 일관성 없이 조언했다면서 파우치의 말을 따랐다면 지금 미국에는 70~80만명의 사망자가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사망자는 전세계 최고인 22만명에 육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이 오랫동안 NIAID 소장을 지낸 것을 염두에 둔 듯 "그는 여기에 500년 동안 있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잘못됐다고 말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윗을 통해서도 "파우치 박사는 우리가 TV 출연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나는 어젯밤에도 그를 (TV에서) 봤다"며 다른 누구보다 더 많은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파우치 소장이 과거 마스크 착용이 필요 없다고 하고 중국인 입국 금지를 반대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박사가 미국프로야구 워싱턴 내셔널스의 마스크를 착용하면 안 된다면서 야구 역사상 최악의 시구 장면을 자신에게 상기해준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과거 파우치 박사가 서툰 시구 장면을 보여줬다고 비꼰 것이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후 유세장에 복귀한 지 일주일 만에 정부 과학자들을 비난했다며 일관된 메시지 부족, 코로나19 급증, 파우치 소장 등 공격은 지지기반 확대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팀원인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위험성을 경시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을 면전에서 쓴소리하는 것도 불사해 '돌직구'로도 불리며, 코로나19 국면에서 상당한 대중적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심 과학을 믿으면서도 약하게 보일까 봐 마스크 착용을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염된 것을 보고 놀랐느냐"는 질문에는 "절대 아니다", "감염될까 걱정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3일 선거를 보름 앞두고 2천여명의 캠프 관계자와 연결된 이날 전화 회의에서 대선 승리는 물론 의회의 상·하원에서도 다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이든, 이번 대선이든 이날처럼 승리할 가능성에 대해 좋은 느낌이 든 적이 없다며 "우리가 이길 것이다. 나는 3주 전, 2주 전에는 이 말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 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이 더 벌어졌지만 이후 유세 등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서면서 격차가 줄어드는 양상이다.

선거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5~18일 각종 여론조사 취합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국 단위로 42.4%로 바이든 후보(51.3%)8.9%포인트 차로 뒤쫓고 있다. 이는 지난 1110.3%포인트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대선 승부를 결정짓는 6개 경합주 지지율 격차는 4.1%포인트로 더 좁혀져 있다.

       

트럼프 '격정' vs 바이든 '침착'… 2차 토론 '간접 대결'

시종일관 진행자와 부딪힌 트럼프차분하지만 '밋밋한' 바이든

 

미국 대선을 20일가량 앞두고 동시간대에 방영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담방송이 극도로 대조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미 CNN방송 등 외신이 15일 평가했다.

당초 이날에는 두 후보 간 2차 대선 TV토론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후 미 대선 토론위원회(CPD)가 결정한 화상토론 방침을 트럼프 대통령 측이 거부하며 무산됐다.

그 대신 두 후보는 각각 다른 방송에서 유권자들의 질의응답에 답하는 행사를 열어 간접 대결을 벌였다.

두 후보 모두 강도 높은 질문 세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와 시종일관 날 선 공방을 벌이며 격정적으로 대응한 반면, 바이든 후보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NBC방송과 타운홀 행사에 참여한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인 서배너 거스리 앵커와 쉬지 않고 부딪치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NBC방송의 서배너 거스리 앵커의 질의에 답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당신은 항상 그 질문으로 시작한다"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다른 사람한테도 이런 식이다듣고 있나? 나는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한다. 다음 질문은 뭔가?"라고 받아쳤다.

거스리가 연이어 관련 주제를 꺼내자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작이군"이라며 불평했다. 이날 그는 극우 음모론 단체인 '큐어넌'(QAnon)을 부인해달라는 질문에 끝내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정보를 언급하자 진행자가 말을 끊으며 이를 즉시 지적하는 풍경도 벌어졌다.

거스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쓴 사람의 85%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말하자, 그가 인용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에 해당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마스크의 효능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서배너, 우리는 같은 편이다""마스크 쓰는 것에 아무런 불만도 없다"며 물러섰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러브 차일드 레스토랑에 모인 주민들이 15일 동시에 각각 진행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타운홀 행사 방송 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같은 시간 ABC방송에서 방영된 바이든 후보의 타운홀 행사는 이보다 더 차분한 분위기를 풍겼다.

바이든 후보 역시 연방대법관 증원 문제, 흑인 감금을 크게 증가시킨 1986·1994년 법안 통과에 기여한 이력 등 공격적인 질문을 받았지만, 진행자나 청중의 말을 끝까지 듣고 대체로 침착한 어조를 유지했다.

때때로는 난감한 질문에 돌려 말하는 듯한 장황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CNN은 이런 차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 방송을 보다가) 바이든의 타운홀 행사로 채널을 돌린 유권자들은 다른 우주에 간 듯한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후보는 비교적 무난하게 타운홀 행사를 마쳤지만, 트럼프 대통령보다 방송의 화제성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의 타운홀 행사는 코로나바이러스와 큐어넌 관련 자극적 헤드라인을 끌어들일 것"이라면서 "바이든의 행사는 대통령의 새로운 논란거리에 묻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운홀서 속사포 질문으로 트럼프 당황케 한 NBC 앵커 거스리

"몇년동안 기다렸던 인터뷰어떻게 '신문'하는지 보였다" 호평

 

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인터뷰한 NBC 앵커 서배너 거스리

 

15일 미국 NBC방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진행한 타운홀 행사에서 질문을 맡은 유명 여성 앵커 서배너 거스리(49)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거스리가 타운홀 미팅의 대부분 시간을 속사포 같은 논쟁적 질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맹렬히 공격하는 데 썼다"라며 "다른 진행자와 달리 그는 이런 질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회피식 화법을 들춰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거스리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할 만한 단순 명쾌한 질문을 빠른 속도로 던졌다"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간결하면서도 단호하게 설전을 주고받았다"라고 묘사했다.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극우음모론 단체인 '큐어넌'(QAnon)을 모른다고 하자 "당신은 안다"라고 즉시 받아치면서 이 단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막힘없이 설명해 반박했다.

이어 큐어넌의 음모론을 한 번만 부인해 보라고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 단체가 무엇인지 모른다"라고 재차 부인하자 거스리는 "내가 지금 설명했지 않느냐"라고 압박했다.

NYT는 이 장면에 대해 거스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답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실시간으로 재반박하는 화법을 구사했다고 해설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VOX)"우리가 몇 년 동안 기다렸던 트럼프와 인터뷰를 거스리가 해냈다"라며 "그를 어떻게 '신문'해야 하는지 보였다"라고 호평했다.

이 매체는 "거스리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라며 "모든 질문은 여러 차례의 재반박으로 이어졌고 근거 없는 (트럼프의) 모든 주장은 반론을 당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거스리는 빠르고, 정보가 충분했으며 제대로 준비해 타운홀 행사에 임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을 설명하도록 하는 질문에 진실인 답만 하라고 요구했다고 해설했다.

복스는 "거스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당황하게 했다"라며 "거스리가 지나치게 공격적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끝까지 캐묻는 태도였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거스리의 전략은 복잡하지 않았다. 정직이었다"라며 "종종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쉬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데 거스리가 이를 일깨웠다"라고 평가했다.

27년 경력의 방송 언론인인 거스리는 2007NBC에 입사해 2012년부터 이 방송사의 간판 아침 시사방송인 '투데이'의 공동 진행자를 맡았다. 2018년엔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에 선정될 만큼 인지도가 높다.

미국인 아버지의 직장이 있었던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난 뒤 미국에서 자랐다.

 

 바이든 "트럼프, 세계 폭력배들 포용김정은과 가장 친한 친구"

", 더많은 폭탄·미사일 가져" "미 우선주의 더 고립, 덜 안전해져"

 

타운홀 행사에 나온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과 관련,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미국이 더 고립됐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모든 폭력배(thug)를 포용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지도자를 언급했다. 북한과 이란의 무력 증강을 지적하며 미국이 덜 안전해졌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ABC 방송과 가진 타운홀 행사에서 한 질문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평화안 추진과 해외 병력 감축 등을 '현대판 기적'이라면서 외교 정책에서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묻자 "조금"이라며 "하지만 많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우리는 어느 때보다 더 고립된 위치에 있는 것을 발견한다""미국 우선주의는 미국을 혼자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북한 등을 거론, "이란은 폭탄을 만들기에 충분한 핵물질을 보유하는 데 더 가까워졌다""북한은 사용할 수 있는 더 많은 폭탄과 미사일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잘 돼가고 있다면서 미국이 어느 때보다 덜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극동과 서태평양 지역에서 고립돼 있다고 거듭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