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저항 검사들에 엄중 대응 촉구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 공개 반대하는 일선 검사들에게 정부가 사표를 받는 등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에 40만명을 넘는 동의를 표하며 계속 늘고있다.
해당 청원은 지난달 30일 올라온 것으로, 불과 이틀 만인 1일 오후 24만여명이 찬성 의사를 밝힌데 이어 사흘만인 3일 오전에는 42만2천2백여건에 달했다.
청원인은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검찰이 이제 대놓고 정치를 하기 시작했다"며 "자성의 목소리 없이 정치인 총장을 위해 커밍아웃(추 장관 공개 비판)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아달라. 그것이 검찰개혁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서는 담당 비서관이나 부처 장·차관 등을 통해 공식 답변을 하고 있다.
조국 "MB·김학의 유죄판결엔 왜 자성없나"…검사들 공개비판
"사표 받아라" 靑청원도 등장… 9년 전 조국 발언과 겹쳐 눈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잇따른 수사지휘권과 감찰권 발동에 반발하는 검사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개 시민 입장에서 수사권·기소권·감찰권 등을 보유한 검찰에 묻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 2007년 당시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혐의에 대한 무혐의 처분 ▲ 2013년과 2015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에 대한 무혐의 처분 ▲ 2015년 5월 진동균 전 검사의 사직 처리 등을 거론했다.
조 전 장관은 "시민들의 비판이 쌓여 진실이 드러나고 마침내 유죄판결이 난 지금 자성의 글이나 당시 수사책임자와 지휘 라인에 대한 비판은 왜 하나도 없느냐"며 "검찰은 무오류의 조직이라는 신화를 여전히 신봉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 외에 선택적 순종과 선택적 반발의 이유는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정치인 총장이 검찰을 정치로 덮어 망치고 있다"며 "반성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정치검찰이 이제는 대놓고 정치를 하기 시작했다"고 썼다.
이어 "검찰개혁의 시작은 커밍아웃하는 검사들의 사표를 받는 일부터 시작"이라며 "대한민국 적폐 청산의 출발, `검찰개혁' 갑시다"라고 밝혔다.
이 국민청원은 조 전 장관이 서울대 교수 시절인 2011년 12월 `검찰개혁 토크 콘서트'에서 검찰개혁을 제안하면서 내놓은 언급과 맞닿아있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조 전 장관은 "나가겠다고 하는 사람은 빨리 보내줘야 한다"면서 "집단 항명으로 검사들이 사표를 제출하면 다 받으면 된다"고 했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조 전 장관의 당시 발언을 소개하며 "100명도 좋고 200명도 좋다. 어차피 검찰개혁 본류에 들어서면 검사들 이렇게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면서 "요새 밖이 많이 춥다. 변호사일 옛날 같지 않으니 참고하시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불편한 진실 이어져야”…윤석열, 지방돌며 내부 단속
추 장관 “이 정도인지 몰랐다” 집단 반발에도 검사 거듭 비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들의 ‘집단 반발’에도 자신을 비판한 평검사를 거듭 비판하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내부 비판에 추 장관이 ‘좌표찍기식’으로 대응하며 불거진 평검사들과의 갈등이 정리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31일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 시사평론가 김용민씨의 글을 공유하며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이다. 저도 이 정도인지 몰랐다”고 썼다. 추 장관이 공유한 김씨의 글은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그대로 옮겨 담고 있다. 강 기자는 이 글에서 검사 협박 혐의로 긴급체포된 피의자를 접견까지 금지하며 가혹하게 벌인 수사에 대해 “이환우 검사는 ‘검찰 지휘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실토했다”고 적었다.
추 장관의 이번 글은 검사들이 ‘무더기 댓글’ 형태로 반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내놓은 첫 반응이다. 앞서 추 장관은 검찰 내부망에서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며 자신을 비판한 이 검사에 대해 “커밍아웃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가혹한 수사’가 검찰 지휘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면 그 윗선에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추 장관은 자신을 비판한 검사 개인을 겨냥하면서 평검사들의 반발을 불렀고 그 부분에 대한 해명도 없었다. 지방검찰청의 차장검사는 “많은 검사들이 들고일어나기는 했지만, 그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막막한 상태”라며 “추 장관이 ‘검사 개인을 겨누고자 한 것은 아니다’라는 정도의 뜻만 밝혔어도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국정감사 뒤 공개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윤 총장은 지난주 대전고검·지검 방문에 이어 이달 3일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새롭게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명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식사를 함께 할 계획이다. 대검은 “교육과정에 항상 포함되며 이미 확정된 일정”이라며 의미 부여를 경계했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내부 다독이기’ 차원의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재우 기자
추 법무, 윤석열 감찰진행 밝혀…조선∙중앙 사주와 회동 조사
삼바 분식 ∙ TV조선 배임 수사때 홍석현 ∙ 방상훈 만남 의혹 감찰 중
옵티머스 무혐의 처분도 감찰 뜻 “보고 안 받았다는 증언 납득안돼”
‘수사지휘권 위법’ 윤석열 발언엔 “그런 말은 총장직 내려놓고 해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대법원,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날을 세웠던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감찰 카드’를 또다시 꺼내들었다. 감찰 대상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조선일보> <중앙일보> 사주와의 회동 여부, 수사 의뢰됐던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무혐의 처분 건이다.
추 장관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 윤 총장과 보수언론 사주의 만남에 대해 “검사윤리강령 위배 여지가 있어 현재 감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2일 대검찰청 국감에서는 윤 총장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회동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과 조선일보사의 티브이조선 주식 매매 배임 의혹 등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시점에 이뤄진 부적절한 회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윤 총장은 “상대방 입장도 있기 때문에 누구를 만났는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 상대방의 동의가 없으면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답을 피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윤 총장-언론사주 회동 건에 대해) 진정이 들어와 진상조사 중인 단계로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조처를 검토하게 된다. 진상조사 단계도 넓은 뜻의 감찰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추 장관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 수사 의뢰를 무혐의 처분한 과정도 감찰할 뜻을 밝혔다. 옵티머스에 1060억원을 투자했던 전파진흥원은 2018년 10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감사에서 ‘부적격 투자’라는 지적을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으나, 수사팀은 이듬해 5월 이 사건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 총장은 대검 국감에서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사건 자체가 부장(검사) 전결 사건이기 때문에 아예 보고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당시 사건을 배당받았던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이 윤 총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유철 현 원주지청장이고, 윤 총장이 수사팀장으로 참여했던 국정농단 특검팀의 이규철 전 특검보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변호인으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는 점을 들어 무혐의 처분 과정에 ‘다른 힘’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이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고 이 자리(법사위 국감장)에서 증언한 부분은 상당히 납득되지 않는다”며 감찰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수사지휘권이 위법·부당”하다는 윤 총장의 국감 발언에 대해 “언행 불일치”라며 “공개적으로 수사지휘가 위법하다고 확신한다면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은 모순이다. 그런 말은 직을 내려놓으면서 검찰조직을 지키겠다고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참여 여지를 남긴 윤 총장 발언에 대해서도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총장으로서는 선을 넘는 발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검찰총장이 검찰조직을 정치의 늪으로 자꾸 끌고 가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유감”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임재우 기자
추 법무 “라임 김봉현 ‘검찰 술접대’ 사실 확인” 밝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라임 사건의 핵심 피고인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접대’ 주장을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수사지휘권 발동과 감찰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김 전 회장의 진술에 의하면 ‘강남 술집에서 고액 향응을 받은 검사가 바로 이 사건 수사팀장으로 투입돼 복도에서 마주쳤다. 깜짝 놀랐다. 아는 척하지 말라’라고 (법무부 감찰 조서에) 돼 있다”며 “감찰 결과 사실로 확인이 되고, 이 부분에 대해 수사 의뢰가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이어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전 회장이 검사 3명을 접대한 룸살롱을 4월에 검찰이 조사했고, 그 자리에 금감원 소속 청와대 행정관, 이종필 라임 부사장까지 7명이 자리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감찰 결과와 언론 보도는 거의 비슷하다”고도 밝혔다. 김 전 회장이 술자리를 주선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검찰 출신 이아무개 변호사 등 의혹의 당사자들은 검사들이 합석한 술자리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 장관은 이번 수사지휘권 행사와 감찰 지시가 김 전 회장의 ‘옥중 편지’ 내용만을 근거로 한 것인지 묻는 질의에는 “서신의 주장만 믿고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증거에 의해서 이미 압수수색까지 진행됐고 제보자의 주장이 정황과 부합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며 “성급한 결론을 내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에 출석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남부지검의 야당 정치인 로비 수사 상황이 대검 반부패부를 건너뛰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직보된 일에 대해 “중요 정치인에 관한 사건은 수사 초기부터 반부패부를 통해서 보고되는 것이 통상 관례다. 반부패부가 전혀 몰랐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증언했다.
안하무인 고자세 응수…윤석열의 ‘국감 정치’
대검 국감서 “총장은 장관 부하 아니다” 주장
지휘권 박탈 불만 맹공 퍼붓는 의원들에 맞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는 윤석열 총장의 안하무인격 거침없는 맞발언으로 시종 언쟁이 벌어졌다. 국감에서의 소란스러운 풍경은 여야 의원들 간의 정치적 공방에서 비롯된다. 피감 기관의 장들은 그저 여야 의원들의 지루한 입씨름을 지켜보는 게 통상적인 풍경이다. 그러나 이날 피감 기관의 증인으로 나온 윤석열 검찰총장은 달랐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빚어진 여러 의혹과 논란에 대해 지지않겠다는 태도로 물러서지 않았다. 여당의 거센 공격에 윤 총장은 거칠고 감정적인 말로 맞섰다. 총장 가족 사건까지 포함한 추 장관의 무더기 수사지휘, 국감 하루 전 추 장관의 장외 공격이 더욱 예민하게 자극한 측면도 있지만, 윤 총장의 거침없는 고자세 국감 태도가 정쟁의 불을 댕겼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국감 초입부터 “‘중상모략’이라는 말은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였다”며 일전을 예고했다. “(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는 전날 추 장관 발언에 대한 반응이었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조선일보>, <중앙일보> 사주를 만났느냐’는 질의에는 “상대가 있어 답을 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서울중앙지검에 해당 언론사 관련 사건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가 진행된 상황에서의 부적절한 만남 아니었냐는 지적이었다. 이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윤 총장은 “(그 말이) 선택적 의심 아닌가. 과거에는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계기로 자신에게 적대적인 태도로 변한 현 여권에 대한 공격이었던 셈이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위법·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했고 이는 또 다른 논쟁을 불렀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장이 죄가 있다 없다가 아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수사지휘권 행사에) 일리가 있다, 필요하다, 불가피하다, 그렇게 대통령과 장관이 필요하다는 수사지휘권인데, 국감에 나와서 불법이라고 했다”며 “이게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여당 의원의 거듭된 지적에 윤 총장은 “저는 평소에 부하라는 말 안 쓴다.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내 명을 거역한다’는 등 이렇게 말하니까 그건 부하한테 말하는 얘기”라고 맞받았다. 올해 1월 검찰 인사를 둘러싼 충돌 과정에서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는 추 장관 주장에서 부하 취급을 받았다는 설명이었다. 윤 총장은 그러면서 “거취 문제는 임명권자가 아직 말이 없기 때문에 임기는 처음 취임한 이후로 국민들과의 약속이니까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 소임은 다할 생각”이라며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총선 이후 민주당에서 사퇴하라는 얘기 나왔을 때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서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고 전해주셨다”고도 밝혔다.
이날 밤늦게까지 이어진 국감에서 윤 총장은 조 전 장관 수사 이후 틀어진 여권과 법무·검찰권 행사를 둘러싼 추 장관과의 갈등을 여과 없이 드러내면서 앞으로도 계속될 갈등을 예고했다. 추 장관은 이날 저녁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법무부는 △라임 사건 관련 검사 술접대 진술을 받은 적이 없다는 윤 총장과 서울남부지검의 설명이 맞는지 △야당 정치인 수사 보고 과정에서 차별적 수사지휘가 이뤄진 건 아닌지 등에 대해 대검 감찰부와 함께 진상 확인을 위한 감찰을 지시했다. 김태규 기자
추미애 “검찰총장은 장관 지휘·감독 받는 공무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국정감사 발언을 두고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의 한 문장을 짧게 올렸다.
앞서 윤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만약 부하라면 검찰총장이라는 직제도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 장관은 기본적으로 정치인, 정무직 공무원”이라며 “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부하라면 수사와 소추라는 게 정치인 지위로 떨어지기 때문에 정치적 독립이나 사법의 중립에 맞지 않으며 과거엔 (검찰을 법무부의) 외청이라고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추 장관은 라임 사건과 윤 총장 가족 및 측근 관련 사건에서 윤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배제하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김정필 기자
윤석열 국감 답변 태도 비판 "세상이 우습게 보이나"
여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회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등 작심 발언을 쏟아낸 것에 대해 "세상이 우습게 보이나" "선을 넘었다"는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22일 페이스북에서 "윤 총장은 기어코 선을 넘었다. 독단과 아집이 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며 "과연 검찰의 총수인 검찰총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판단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법사위 위원이기도 한 김종민 의원도 윤 총장의 답변 태도를 두고 "제가 인사청문회에서 보증했던 윤 총장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 오늘 발언하는 내용을 보면 싸우러 온 것 같다. 뭔가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윤 총장은 박근혜 탄핵 때 특검하더니 세상이 우습게 보이나"라고 썼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제가 왜 조폭검찰의 검찰 정치를 방치하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는지, 생방(생방송)으로 겪어보니 확실히 아시겠죠"라고 했다.
윤석열 중앙지검장때 ‘옵티머스 무혐의’ 논란
“피해자 눈물 안 보였나” “보고 못받아” 해명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의뢰 사건이 무혐의 처분돼 지금의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윤 총장은 ‘당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윤 총장은 “해당 사건을 보고받은 적이 있느냐”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사건 자체가 부장(검사) 전결 사건이기 때문에 아예 보고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이 “이번 라임 사태, 옵티머스 사태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해서 (총장은) ‘대규모 펀드사기를 저지른 세력을 단죄해달라고,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라’고 했다. 지난해 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눈물이 안 보였나”라고 따져 묻자 윤 총장은 “(전파진흥원에 실질적인) 피해가 없었다. 전파진흥원은 이미 (투자금이) 다 회수된 상태에서 검찰에 수사의뢰가 온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전파진흥원은 관계가 없지만 다른 피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수사의뢰한 거다. 당시 (옵티머스 수사의뢰 사건) 무혐의는 잘못된 결정이었다. 그때 막았으면 이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지금 보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전파진흥원은 2018년 10월 옵티머스에 748억원을 투자했다가 감사에서 ‘부적격 업체에 투자됐다’는 지적을 받은 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5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고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윤 총장이었다. 옵티머스에 대한 전파진흥원의 투자액은 1060억원까지 불어났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 펀드를 보니 너무 수상해서 다수 피해가 날 것 같다고 수사의뢰를 한 것”이라며 “옵티머스 수사의뢰 사건을 규정에 따라 보고받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게 아니라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윤 총장은 이에 “(내용을) 알아야 관심을 갖지 않겠나”라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정필 기자
‘한동훈 비호’ 비판에 “식물총장이 비호가 되냐” 주장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비호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윤 총장은 “비호할 능력 없는 식물총장”이라고 맞받았다.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박 의원은 윤 총장에게 “(검언 유착 의혹 사건 관련해) 한동훈은 대한민국 아는 사람들은 다 윤석열 사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때 총장이 소집권 가진 수사전문자문단, 또 신청에 의해 수사자문위원회 온갖 제도 동원해 한동훈 비호하려고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총장은 “채널에이 사건은 지금 현재 뭐가 나온 것이 없다”며 “한동훈 검사를 비호하려고 한 적도 없고 비호가 되냐. 여러 매체, 여권의 힘 있는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데 한동훈 검사가 잘못했으면 제가 어떻게 비호하냐”고 항변했다. 이에 박 의원이 “재판이 끝나지 않았는데 나온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이 비호다”고 지적하자 윤 총장은 “저는 (채널에이 사건) 지휘권이 배제됐다. 그러면 박 의원은 누구를 비호하는 거냐”고 맞받았다. 이어 윤 총장은 “제가 한동훈 검사를 비호할 능력도 없고 인사권도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밖에서 다 식물총장이라고 하지 않냐. 비호가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환봉 기자
[사설] 수사지휘 수용하고 국감서 비난 쏟아낸 윤석열 총장
검사 향응 의혹에 유감 표명조차 않고, 가족 수사도 일축
언론사주 질문 회피…국민 불신 안중없는 ‘검찰 지상주의’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라임 사건 및 윤 총장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추 장관이 지휘권을 행사한 사흘 전엔 곧바로 수용해놓고 국정감사장에서 뒤늦게 비난을 쏟아내는 걸 보니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윤 총장은 또 가족 관련 사건이나 언론사 사주 만남 등에 대해선 전혀 성찰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윤 총장은 “(장관의 수사지휘가) 근거·목적 등에서 위법한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며 “중범죄를 저질러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야당 정치인과 검찰 로비 관련 폭로를 두고 한 말이다. 김 전 대표의 폭로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해야 한다. 하지만 폭로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인데다, 편파 수사와 검사 비위 등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윤 총장이 이 사건을 지휘해온 책임이 있기 때문에 수사지휘권이 행사된 것이다. 그런데도 국감장에 와서 위법한 수사지휘라고 주장하는 것은 당당하지 못하다.
윤 총장은 검사들의 룸살롱 향응 의혹과 관련해서도 사과나 유감 표명을 거부했다. 이 정도 의혹이 제기되고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검찰 조직을 책임지는 총장으로서 자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게 도리다.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윤 총장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부당하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부인과 장모가 고발을 여러 건 당하고 일부 기소도 이뤄진 것은 차치하더라도,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즈음 부인이 연 전시회에 검찰 수사, 재판과 관련된 기업 다수가 후원한 것은 누가 봐도 오해를 살 수 있는 일이다. 수사 중인 이들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이 “근거 없다”고 말한 것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발언이기도 하다.
윤 총장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사주와 만난 게 이해충돌에 해당하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언론사 사주들을 만난 일을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이던 2018년 옵티머스 고발 사건이 무혐의 처리된 것도 “보고받지 못했다”는 말로 넘어갔다.
윤 총장의 국감 발언에서는 검찰은 어떤 통제도 받지 않겠다는 ‘검찰 지상주의’가 두드러졌다. 법률상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게 분명한데,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도발적 발언을 한 것부터가 부적절하다. 하고 싶은 말은 장황하게 하면서 껄끄러운 질문은 얼버무리며 무시하는 윤 총장을 보면서 검찰총장이라기보다 정치인이 연상됐다. 검찰이 많은 국민들에게 불신받고 있고 수사의 공정성마저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이런 태도를 보인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 Hot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MB, 251일 만에 재수감…끝까지 사과·반성은 없어 (0) | 2020.10.29 |
---|---|
[미 대선 종합] 바이든 승리연설 “신뢰 감사…통합과 회복 대통령 되겠다” (0) | 2020.10.25 |
유명희 본부장, WTO 사무총장 후보 최종 사퇴 (0) | 2020.10.24 |
[미 대선 D-9] 트럼프 절박한데…마지막 TV토론, 결정적 한 방 없어 (0) | 2020.10.17 |
문 대통령, 유명희 WTO 총장 당선 당-정-청 총력전 지시 (0) | 2020.10.08 |
[COVID-19] 전세계 하루189만명 발생... 미국 57만, 프랑스 20만, 영국 18만명. (0) | 2020.08.26 |
레바논 ‘정권퇴진’ 시위 유혈충돌…총리, 조기총선 제안 (0) | 2020.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