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작가 등단 50년 회견 인간 본질과 영혼 탐색 장편 낼 것

친일파 단죄해야, 반역자들에 맞서는 운동 아리랑작가로서 책무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개정판 산문집 홀로 쓰고, 홀로 살다

 

조정래 작가가 12일 낮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그동안은 계속 새 작품을 쓰느라 지난 작품들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다시 읽어 보니까 잘 쓴 부분도 보이고 아쉬운 대목도 없지 않더군요. 등단 50주년에 맞추어 개정판을 내면서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저의 문학관·인생관·역사관·사회관·세계관·문학론 등을 꾸밈없이 들려드리는 책도 함께 냈습니다.”

한국 현대사를 다룬 대하소설 삼부작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의 작가 조정래가 이 세 작품의 개정판을 내고 12일 서울 한국언론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올해로 등단 50주년인 작가는 세 대하소설 개정판과 함께, 독자들의 질문에 답한 산문집 <홀로 쓰고, 함께 살다>도 동시에 내놓았다.

1983<태백산맥>을 연재하기 시작한 작가의 대하소설 삼부작 여정은 2002<한겨레><한강> 연재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20년 만에 완료되었다. 세 작품을 합해 원고지 51500매에 등장인물만 1200여명에 이르는 대 작업이었다. 지금까지 <태백산맥>860만부가 팔렸고 <아리랑>410만부, <한강>305만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 작품들을 포함해 장편소설 10, 중단편 50여편, 산문집 6, 위인전 7권 등을 합하면 작가 생활 반세기 동안 그의 생산량은 원고지 10만장을 훌쩍 넘는다.

조정래 작가가 12일 낮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시작하기 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작가는 기자회견에서 <아리랑>의 일본 식민 지배 묘사를 비판하는 <반일 종족주의>의 지은이 이영훈 등 일부 학자들의 주장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훈이 책에서 저를 많이 욕했는데, 그 사람은 신종 매국노이고 민족 반역자입니다. 저는 국사편찬위원회와 진보적인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쓴 책을 중심으로 명확한 자료를 가지고 <아리랑>을 썼습니다. 인물은 허구이되 역사적 자료는 사실인 것이죠. 민족 정기를 다시 세우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반민특위는 반드시 부활해야 합니다. 토착왜구라고,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일본의 죄악을 편들고 역사를 왜곡하는 민족 반역자들에 맞서는 운동에 제가 적극적으로 나서려 합니다. 그것이 <아리랑>을 쓴 작가로서 책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소설 태백산맥에서 500가지 넘게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고발당했고, 11년간 조사를 받은 뒤 완전 무혐의 판정이 난 경험이 있다그 경험으로 아리랑을 쓸 때는 더 철저하게 자료를 조사했다고 강조했다.

조 작가는 친일파에 대한 단죄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150~160만 친일파를 전부 단죄하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토착 왜구라고 부르는 일본 유학파,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 민족 반역자가 된다면서 일본의 죄악에 대해 편들고 역사를 왜곡하는 자들을 징벌하는 법 제정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제가 아리랑을 쓴 작가로서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한다. 사회적 책무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이사장은 지난 2007년 계간 시대정신에 기고한 논문 등에서 조 작가의 소설 아리랑을 두고 “‘역사학 텍스트로 분석한 결과 자격과 함량 미달이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일종의 광기, 학살의 광기와 거꾸로 통하는 광기로 가득 찬 소설이라고 하기도 했다.

작가는 그동안은 우리 사회와 역사 속 갈등과 문제점에 대한 추적을 계속 해 왔는데, 이제 그런 상황성을 떠나서 인간의 본질 존재에 관한 장편을 세 권 정도 써서 2년 뒤 책이 나올 예정이고, 3년 뒤에는 내세와 영혼의 문제를 불교적 세계관에 입각해 쓴 소설을 내는 것으로 장편소설 인생을 마감하고자 한다그 뒤에는 초창기 단편들을 손보아서 다시 내고 새 단편소설들을 쓰고, 아울러 명상적 수상록을 몇 편 정도 쓰는 것으로 인생의 문을 닫을까 한다고 말했다.       최재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