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끈 이건희 회장이 영면에 들었다.

이 회장은 28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된 영결식에 이어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집무실, 화성사업장 등에 들른 뒤 수원 선산에 안장됐다.

오전 730분부터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지하 강당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유족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고인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고인의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평소 이재용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코오롱 이웅렬 회장, 김동관(한화솔루션 사장동원(한화생명 상무동선(전 한화건설 팀장) 등 한화그룹 3세 삼형제와 허용수 GS에너지 대표도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날 삼성 서초사옥에는 고인을 기리는 조기가 걸렸다.

영결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비공개 가족장으로 진행됐다.

1시간가량 이어진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 상근고문(전 삼성생명 회장)의 약력보고와 고인의 50년 지기 고교 동창인 김필규 전 KPK 회장의 추억 회고, 추모영상 상영, 참석자 헌화 순서로 진행됐다.

이수빈 고문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했다.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을 읽다가는 목이 메인 듯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김필규 전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이 회장의 비범함과 호기심, 도쿄 유학시절 모습 등을 전했다.

김 전 회장은 특히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인 '승어부(勝於父)'를 꺼내며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를 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 이것이야 말로 효도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낸 이재용 부회장은 내내 굳은 표정이었고, 이부진 사장은 중간중간 눈물을 흘리며 힘든 모습을 보였다. 영결식 참석을 위해 차에서 내릴 때는 휘청이는 이부진 사장의 한쪽 팔을 홍라희 여사가 잠시 부축하기도 했다.

발인에는 이 회장을 오랜기간 가까이서 보좌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삼성전자 권오현 상임고문,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 이인용 CR담당 사장, 최재경 고문 등이 함께 했다.

오전 850분께 장례식장을 나선 운구 행렬은 생전 이 회장의 발자취가 담긴 공간을 돌며 이별을 고했다.

우선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과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살았던 한남동 자택, 이태원동 승지원(承志園) 등을 정차없이 차례로 돌았다.

20145월 이 곳 한남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후 65개월 만의 '귀가'였다.

승지원은 선대 이병철 회장의 집을 개조해 삼성그룹의 영빈관으로 쓰던 곳으로, 생전 이건희 회장이 집무실로 많이 이용했다.

이후 운구 행렬은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일군 기흥·화성 반도체 사업장(통칭 화성사업장)으로 '마지막 출근'을 했다. 운구차는 15분가량 천천히 사업장 내부 도로를 돌며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나온 수천명의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의 작별 인사를 받았다.

평택캠퍼스에 앞서 준공된 화성 반도체 사업장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본산지다.

1983년 이병철 선대회장과 함께 이건희 회장이 직접 사업장 부지를 확보하고 착공, 준공식까지 직접 챙길 정도로 애착이 깊은 곳이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1984년 기흥 삼성반도체통신 VLSI공장 준공식부터 2010년과 2011년 화성 반도체 16라인 기공식과 준공식까지 각각 4, 8번의 공식 행사에 참석했다.

삼성의 본사가 있는 수원사업장 대신 화성 반도체 사업장을 찾은 것도 생전 고인의 발자취와 반도체를 향한 집념이 고려된 것이다.

이날 운구차는 특별히 고인이 직접 첫 삽을 뜨고, 생산까지 이뤄낸 16라인 앞에서 한차례 정차했다. 이 때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도 모두 버스에서 내려 미리 준비된 이건희 회장의 16라인 방문 당시의 2분짜리 영상을 지켜봤다.

방진복을 입은 남녀직원들이 16라인의 반도체 웨이퍼를 직접 들고 나와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깜짝 이벤트'를 하자, 유족들이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표하기도 했다.

화성사업장을 뒤로 한 이건희 회장은 마지막 종착지인 수원 가족 선산에서 78년의 생을 마감하고 영면했다. 장지는 부인 홍라희 여사의 뜻에 따라 고인의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과 모친 박두을 여사가 묻힌 용인 선영이 아닌 수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선산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잠든 곳이다. 연합뉴스

 

이건희 상속세 10조 … 처리방식에 따라 삼성 지배구조 변할 수도

이건희 회장 상속세 납부 방안, 3가지 수... 삼성 의외의 수던질까

 

10조원 상당의 상속세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까? 지난 2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 후 유가족이 받을 상속 재산과 상속에 따른 세금 문제가 재계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상속세 처리 방식에 따라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올 수 있어서다.

이건희 회장의 정확한 재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에스디에스(SDS) 등 계열사 4곳 지분 가치만 18조원 수준이다. 이 지분 상속에 들어가는 세금은 대략 10~11조원으로 금융권은 추산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시장에선 3가지 시나리오가 나온다. 실현 가능성보다 경우의 수를 고려한 성격이 짙다. 예상외의 수를 삼성이 던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이 부회장 등 지배주주가 지분을 쥔 계열사의 배당 정책이 강화될 것이란 시각이 많다. 2018년 총수가 사망한 이후 엘지의 배당성향이 높아진 것과 비슷한 현상이 삼성에서도 나타나리란 예측이다. 이런 기대감이 맞물리며 26일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등의 주가는 급등했다. 다만 배당만으로 상속 비용을 온전히 치르기는 어렵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이 이날 낸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삼성 총수 일가의 배당 소득은 7246억원이다.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나눠 내더라도 부족한 금액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둘째)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보유 지분 매각 시나리오는 이래서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 지분 매각 여부에 시장의 주목도는 크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지분 가치가 작아 매각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삼성물산은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인 터라 매각 가능성이 낮아서다. 정대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전자 지분 매각만으로 상속세 재원 마련 부담이 크게 준다. 전자 지분 매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4.2%) 가치는 15조원 남짓이다.

정 연구원이 삼성전자 지분 매각 가능성을 높게 보는 또다른 이유도 있다. 정 연구원은 유가족들이 이 회장의 전자 지분 전량을 매각하더라도 전자에 대한 실질 지배력은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6월 말 현재 계열사 보유 지분을 포함한 삼성 지배주주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은 20.9%인데 이 중 15%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금융계열사를 포함한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총지분율이 15%가 넘을 땐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10% 보유 지분 중 4.1%만 의결권을 행사한다. 6%의 지분이 실질 지배력과 무관한 셈이다.

이외에 이 회장의 삼성생명 보유 지분(20%) 매각설도 증권가에선 나온다. 다만 이 경우엔 계열사 간 지분 거래를 동반하는 지배구조 개편과 금융지주회사법·공정거래법상 규제 회피와 같은 복잡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동양 엔에이치(NH)증권 애널리스트는 물산·전자 지분을 뺀 지배주주의 그룹 지배력과 상관도가 낮은 생명·에스디에스 등의 지분 매각은 불가피하다. 물산도 지배주주의 지배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지분 일부가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세번째 방안은 상속 재산의 공익법인 출연이다. 삼성뿐 아니라 국내 재벌 상당수는 공익법인을 그룹 지배력 유지의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세금 회피의 도구로 써왔다. 삼성은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복지재단, 삼성문화재단, 호암재단 등 모두 4개의 공익법인을 갖고 있다. 상속재산을 공익법인에 출연할 경우 이 재산은 상속세 과세 대상에서 빠지지만, 공익재단은 보유 지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엔 지배력 편법 유지나 세금 회피라는 비판 여론이 형성된다는 게 삼성으로선 부담이다. 송채경화 기자

         

삼성생명 이건희 지분 21%, 이재용 상속 따라 지배구조 개편 달라진다

지배구조 개편 좌우할 상속방식 주목, 정부·여당 보험업법 개정도 변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삼성 지배구조 개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회장이 보유한 주요 계열사 지분의 상속 방식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속도는 가팔라질 수 있다. 삼성 쪽은 이 회장의 재산 처리 방안이 담겼을 유언장 존재와 공개 여부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이 회장이 병상에 누운 2014년 이후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왔다. 이 회장이 사망할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안정적 그룹 경영권 승계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의 합병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큰 분기점이었다. 이 합병으로 제일모직의 지분만 많이 갖고 있던 이 부회장은 그룹 주력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합병 전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 상당량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합병 이후 삼성의 출자구조는 이재용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굳어졌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20.76%)이 얼마만큼 이 부회장에게 상속될지도 관심사이다. 상속 규모에 따라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현재 삼성생명 지분율은 0.1%도 채 되지 않는다. 또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이 이 부회장에게 전량 상속되지 않는다면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2대 주주 삼성물산(19.34%)이 최대주주에 올라서면서 금융지주회사로 전환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일부에선 제시한다. 이럴 경우 삼성물산은 자회사와 손자회사의 지분을 추가 취득(최소 보유 지분율 50%)해야 하는 터라 수조원대의 비용이 발생한다.

다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합병 이후 금융지주사 강제 전환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2015년 합병 전엔 제일모직의 총자산(연결기준) 중 절반 이상이 삼성생명이었던 터라 금융지주회사 강제 전환 여지가 컸지만 합병 이후엔 삼성물산 자산에서 차지한 삼성생명 비중은 줄었기 때문이다. ‘총자산 중 금융 자회사 비중 절반 이상이라는 금융지주회사 강제 전환 요건 중 하나를 이미 회피했다는 뜻이다. 이는 합병으로 삼성전자 지분 일부가 삼성물산의 자산으로 편입된데다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빠르게 몸집을 불렸기 때문이다.

외려 정부와 여당에서 추진하는 법령 개정이 삼성 지배구조 변화의 주요 변수다. 국회에 상정된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회사가 총자산 3%가 넘는 계열사 주식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상당량을 팔아야 한다. 23일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총자산의 약 11%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에 팔아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구도로 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에 팔아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삼성물산은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넘기고 삼성전자에서 받은 돈으로 삼성생명의 주식을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시장에 팔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보험업법 개정에 대한 대응으로) 현재 공정거래법상 의결권 제한을 받고 있는 지분(최대 5%가량)을 시장에 매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이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계열사 주식의 주요 의결권 행사에 대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 15%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는 터라 15% 초과 지분은 매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배구조 개편의 불씨는 이 회장 지분 상속에 따른 세금 납부 문제도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올해 6월 말 현재 이 회장은 삼성전자(지분율 4.18%)와 삼성에스디에스(0.01%)·삼성물산(2.88%)·삼성생명(20.76%) 등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 평가액은 대략 18조원, 상속세는 10조원 내외에 이른다. 송채경화 기자

 

국민의힘서 상속세 완화목소리김종인 일축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상속인들이 내야 할 상속세 규모와 조달 방안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상속세율 인하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즉각 질책을 받았다고 한다.

26일 오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전 비공개 모임에서 한 비대위원이 우리 당이 나서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속세 완화에 관해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복수의 비상대책위원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법이 있는데 어떻게 가능하냐며 곧바로 일축했다고 한다. 한 비상대책위원은 김 위원장이 이 발언에 대해 즉각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더 이상의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돌발 발언이 나오자 분위기가 뜨악해졌고, 황당해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지론인 경제민주화’ ‘재벌개혁과도 맥을 달리하는 발언이었다. 김미나 기자

              

이재용 파기환송심 재판부, ‘전문심리위원강행하며 속도전

국정농단 뇌물 공판준비기일, 재판부 준법감시위 실효성 평가

특검, “추가 재판 필요요구했지만 ‘1214일 최종변론일정해

           

9개월 만에 재개된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준비기일에는 상중인 이 부회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출석 의무가 없는 이 부회장에게 소환장까지 발부하며 그의 참석을 요청했지만, 이 부회장이 없는 상황에서도 향후 재판 일정 논의를 이어갔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을 왜 부르려고 했는지 의문을 남긴 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실효성 검증 계획을 세우고 최종 변론 기일까지 정하는 등 재판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서울고법 형사1(재판장 정준영)는 이날 국정농단 뇌물 파기환송심 공판준비기일을 다시 열었다. 특검이 지난 224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설치를 제안하고, 전문심리위원제도로 이를 평가하겠다고 한 것은 사실상 집행유예형 선고 예단을 드러낸 것이라며 기피신청을 한 뒤 245일 만이다.

수개월 만에 재판을 재개한 재판부는 절차 진행에 박차를 가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의 기피신청 기각을 준법감시제도의 개선과 실효적 운영 등이 양형심리 대상이 될 수 있고,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 평가를 위해 전문심리위원 제도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고 그에 따른 심리 의지도 밝혔다. 준감위 설치와 실효적 작동이 이 부회장의 형량을 덜어줄 수 있는 진지한 반성에 해당되는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특검은 재판부 뜻에 따라 전문심리위원제도에 참여하기로 했다. 재판부가 직권으로 지정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에 더해 추가로 전문심리위원을 추천하겠다는 것이다. 특검과 변호인 쪽이 추가로 추천하는 전문심리위원에 대한 의견청취 절차를 거친 뒤 별도 기일을 잡아 적절한 심리 대상을 선정해야 한다며 추가 재판을 요구했다. ‘승계작업 관련 준법의지 확인을 위해서는 5개 항목 19개 사안에 대한 전문심리위원의 평가가 필요하다며 평가기간이 더 넉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재판부는 향후 특검과 변호인 쪽이 추천하는 전문심리위원들의 조사 일정을 정하고 잠정적으로 오는 1214일을 최종 변론일로 잡아 재판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검 쪽은 최종 변론 종결 기일까지 정해놓고 진행하면 그 진행 방법에 상당한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며 속도 조절을 주장했지만 이 부회장 쪽은 “(특검의) 기피신청으로 이 부회장은 절차적 불안 상태가 굉장히 오래됐고, 재판 두개를 동시에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신속한 진행을 주장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은 재판 일정을 협의하는 일반적인 절차였다. 재판부는 출석 의무가 없는 이 부회장을 재판에 출석시키려 한 이유를 특검과 변호인 쪽에도 설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삼성 쪽 관계자는 오늘 재판 상황을 보면 이 부회장이 재판에 나와야 할 이유가 없었다. 재판부가 왜 소환장까지 발부하며 이 부회장을 꼭 나오라고 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장예지 기자

           

고 이건희 삼성회장 빛과 그림자탈법과 일탈의 흑역사

이건희, 반도체로 ‘초일류 삼성’ 무노조·승계 ‘초법적 경영’

·관계 인사 돈으로 관리 ‘X파일차명재산 비자금 등 얼룩

            

한국 사회에서 삼성은 줄곧 기업 이상의 특별한 존재로 여겨져왔다. 특별함의 배경엔 25일 별세한 이건희 회장의 발자취가 상당 부분 겹쳐 있다. 2014년 심근경색증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그가 아버지인 이병철 선대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그룹을 이끈 27년간 삼성의 행보는 곧 한국 경제의 위상 변화를 상징했다. 하지만 무노조 경영과 편법·불법 승계, 정경 유착 등, 그가 한국 경제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는 여전히 한국 경제의 과제로 남아 있다.

품질경영과 인재경영쌍끌이 신화의 씨앗 뿌려

삼성그룹의 주력 회사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30조원. 정부 예산(469조원)의 절반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가전 분야에서 금성전자(현 엘지전자)에도 밀리던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티브이(TV), 디스플레이 분야 글로벌 최강자로 우뚝 서는 과정에 이건희 회장의 뚝심과 결단이 결정적 구실을 했음을 부인하긴 힘들다. 198712,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을 이어 그룹 총수에 오르며 취임사에서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던 약속을 지켜낸 셈이다.

1942년 고 이병철 선대 회장의 3남으로 태어난 이 회장은 1966년 동양방송과 삼성물산에 이름을 올리며 경영수업의 첫발을 뗐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뒤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은 뒤 그가 가장 힘을 쏟은 분야는 반도체다. 1992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64MB (D)램 개발에 성공한 게 첫 신호탄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때로는 매서운 경영자의 면모를 숨기지 않았다. 19936월의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은 기업 체질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실제로 19953월 삼성전자 구미공장에 시중에 판매 중인 휴대전화 15만대 전량을 쌓아놓고 화형식을 거행한 게 대표적이다. 당시 무선전화기의 불량률이 11.8%까지 치솟자 충격요법을 가한 것이다.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의 성공에도 그의 빠른 판단은 힘을 보탰다. 제품 전환 주기가 빨라 신속한 기술 개발과 대규모 투자가 필수인 이 분야의 특성을 잘 살린 이건희 경영이 주효한 것이다. 지금도 한국 경제의 핵심 버팀목 노릇을 하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쌍끌이 신화의 탄생 배경이다. 철저한 실적 위주 인사도 이건희 시대의 특징이다. 그는 이미 1990년부터 지역전문가 제도를 도입해 글로벌 전문인력을 키우며 국제화 시대를 준비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2011지역전문가 제도는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빠르게 성공한 핵심 비결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편법·불법 승계와 무노조 경영한국 경제에 그림자 남겨

하지만 거침없는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간 이건희 시대는 법과 상식이 자리잡은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거리가 멀었을뿐더러, 동시에 탈법과 일탈의 연속이기도 했다. 1996년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발행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를 위한 탈법·편법 승계의 첫 단추를 끼운 것도 그의 시대다. 노조 설립을 방해하고 탄압해온 무노조 경영, 뇌물과 정치자금으로 권력을 관리하고 대가를 누려온 정경 유착의 상징이 국내 최대 그룹 삼성이 된 과정에도 그의 행보는 깊숙이 관여돼 있다.

법의 심판대에 오른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건희 회장은 1996년 전두환·노태우 특검 재판에서 100억원 상당의 뇌물 공여 사실이 밝혀져 징역 2,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05년엔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이학수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간 대화를 도청한 엑스파일을 통해 삼성이 돈으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을 포섭하고 관리해온 사실이 드러나 온 사회에 충격을 안겨줬다. 삼성 쪽의 뇌물 공여자는 무사했지만 삼성 떡값 검사를 공개한 노회찬 의원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이어 2007년엔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으로 삼성의 광범하고 조직적인 불법 비자금과 로비, 차명재산 의혹이 드러났다. 이듬해 삼성 비자금 특검을 거치면서 이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삼성 경영에서 잠시나마 손을 떼야 했다.

삼성을 특징지은 탈법·초법적 행위의 씨앗은 세금 없는 상속·승계와 총수 일가의 변칙적인 계열사 지배력 유지 욕구에서 비롯됐다. 이건희 회장 자신이 공익법인을 통한 변칙 증여를 받은 데 이어, 이 회장 역시 아들 이재용 부회장 등 세 자녀에게 세금 없는 대물림의 악습을 이어갔다.

2008년 당시 이건희 회장은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며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고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회사 전환을 약속했다. 숨겨왔던 차명재산의 실명 전환 뒤 벌금과 세금을 내고 남은 조 단위의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하지만 2년 뒤 위기론을 명분 삼아 슬그머니 경영 복귀에 나선 이후 아직껏 지켜지지 않은 게 많다. 이건희 회장이 숨지면서 풀지 못한 우리 사회의 과제로 남아 있게 됐다. 편법과 탈법을 통해 경영권 승계를 이루려던 비책이 후계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물론이다. 구본권 선임기자

 

문 대통령 이건희 회장 리더십은 우리 기업에 큰 귀감과 용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이건희 회장은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그에 대한 조의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고 이건희 회장은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반도체 산업을 한국의 대표 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는 등 삼성을 세계기업으로 키워냈고, 한국의 대표 기업으로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한국 재계의 상징이신 고 이건희 회장의 별세를 깊이 애도하며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애도를 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 분이 보여준 리더십은 코로나로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위기극복과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큰 귀감과 용기가 되어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조의는 빈소를 직접 방문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을 통해 유족에 직접 전달됐다. 노현웅 기자

 

노동계·시민단체, 조의와 함께 무노조 끝내야주문

 

노동계와 사회단체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소식에 조의를 표하면서도, 이를 계기로 삼성이 무노조 경영의 어두운 역사를 끝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25일 논평을 내어 조의를 표한 뒤, “세계적인 기업 삼성이 빛을 내는 데 있어서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 노동자 탄압은 짙은 그늘이며 명백한 과오라며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 위한 고인의 유지가 이어지기 위해 앞으로 삼성이 노동조합, 노동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 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남겨진 그림자와 과를 청산하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 정상적인 기업 집단으로 국민에게 기억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문제를 제기해온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이건희의 삼성이 저질러온 많은 문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다삼성은 직업병 피해자들을 비롯해 시민사회에 대한 불법사찰 행위를 해결하라는 요구에 여전히 답이 없다고 꼬집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고인이 이끌었던 삼성그룹의 성장은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했지만 재벌 중심 경제구조를 고착화하고 정경유착, 무노조 경영, 노동자 인권 탄압의 그늘도 남겼다반성과 책임 있는 자세 그리고 투명한 상속을 요구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도 입장문을 내어 삼성의 바람직한 준법문화 정착은 고인이 남긴 과제라며 고인의 유지가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선담은 송채경화 기자

 

재계 흑백TV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켜애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25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이건희 회장 별세 관련 속보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 소식에 주요 그룹을 비롯한 재계는 그의 도전혁신을 기리며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이날 현대·기아차 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고인은 삼성의 오늘을 이끈 최고경영자였던 동시에 한국 경제에 큰 발자취를 남긴 분이었다이건희 회장의 별세는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우리나라 산업계의 대표 리더 중 한 분을 잃었다는 점에서 애석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등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이건희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우리 경제가 재도약해야 할 시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범삼성가는 일찌감치 빈소에 들러 애도를 표했다. 이재현 씨제이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340분께 삼성서울병원 빈소에 도착해 조문했다. 이 회장이 “(고인은) 국가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었다가족을 무척 사랑하셨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아버지라고 애도했다고 씨제이 쪽은 전했다. 신세계그룹 쪽도 비보를 접하고 신세계그룹 역시 큰 슬픔을 함께하고 있다고인은 삼성뿐 아니라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말했다.

재계 주요 단체들은 그의 어록을 인용하며 다짐을 새겼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재계 최고의 리더였다“‘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회장님의 혁신 정신은 우리 기업인들의 가슴 속에 영원토록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삼성전자 40년사 발간사에 실렸던 산업의 주권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도전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이 회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기술 발전에 대한 열정이 높았던 이 회장은 흑백 티브이(TV)를 만드는 아시아의 작은 기업 삼성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선도하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평했다. 경총은 이어 위기마다 도전정신과 강한 리더십으로 한국 경제의 지향점을 제시해줬던 고인의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지금의 경제 위기 극복과 경제 활력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삼성도 노사화합과 경영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변신과 성공을 주도하며 우리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끊임없이 미래산업을 개척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해 한국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고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을 세계 최고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우리나라가 무역 강국이자 경제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고 메시지를 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평소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한 배를 탄 부부와 같다며,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던 고인이라며 그의 상생정신을 기리며 애도를 표했다. 박수지 기자, 산업부 종합

 

이건희 회장 빈소 차려진 삼성서울병원 취재진·외부인 통제가족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딸 이원주, 아들 이지호가 25일 오후 454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로 이동하고 있다.

  

25일 오전 세상을 떠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은 철저하게 외부의 접근이 차단됐고 직원들은 장례식 준비로 분주한 분위기였다. 삼성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이 회장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에 있는 17·18·19호를 합쳐서 마련됐다. 삼성 쪽은 이날 부고 알림 문자를 통해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으니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함을 양해 바랍니다라고 공지했지만 박병석 국회의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화 김승연 회장 등은 빈소에 조화를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상주인 이재용 부회장은 오후 5시께 아들 지호씨, 딸 원주양과 함께 빈소로 들어갔다. 삼성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장례식은 50인 미만이 집합하는 가족장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례는 원불교 방식의 원불교 교단장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이 회장은 생전에 부인 홍라희씨와 함께 원불교에 입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조문객은 이재현 씨제이(CJ)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가경제에 큰 업적을 남기신 위대한 분이다. 가족을 무척 사랑했고 큰 집안을 잘 이끌어주신, 저에게는 자랑스러운 작은아버지라며 일찍 영면에 드시어 황망하고 너무 슬프고 안타깝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이호승 경제수석 등도 잇따라 조문했다. 유족은 이날 오후부터 가족과 친지, 기업 총수 등의 조문을 받고 그룹 관계사 사장단과 외부인 조문은 26일 오전부터 받기로 했다.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따라 취재진과 외부인의 출입은 철저하게 통제됐다. 병원은 입구에 공지글을 붙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빈소가 마련된 지하 2층에 기자들의 출입이 제한된다고 알렸다. 내외신 등 100여명의 취재진은 장례식장 1층에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조문객의 빈소 방문을 취재했다. 채윤태 기자


서울삼성병원에서 타계심근경색 쓰러진지 6년만에, 향년 78세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

2014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만이다.

고인은 2014510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켜 자택근처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음 날인 11일 새벽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았다.

이후 중환자실에서 뇌와 장기의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체온 치료를 받고 진정 치료를 계속하다 심폐기능이 정상을 되찾으면서 일반 병실로 옮겨졌고, 입원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

심장기능을 포함한 신체기능은 정상을 회복해 입원 6개월 무렵부터 안정적인 상태로 하루 1519시간 깨어 있으면서 휠체어 운동을 포함한 재활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까지 자가호흡을 하며 지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65개월 간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1942년에서 태어난 고인(古人)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