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회의 뒤 평가G7서 빠진 한국과 중국의 역할론 부각될 듯

 

문재인 대통령이 전세계 현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주요 7개국(G7) 체제 보다 주요 20개국(G20) 체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이 포함된 지20은 참여 나라가 대륙별로 안배돼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주말 화상으로 진행된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마친 뒤 오늘날의 지7(G7·주요 7개국) 체제가 전세계의 문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데 다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오히려 지20(주요 20개국)이 다양한 글로벌 현안을 다루는 데 의미와 효과가 있고 도움이 된다. 실제로 이번 지20 정상회의와 (지난 20일 진행된) 아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주요 7개국 체제가 한계가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통화에서도 7 체제는 전 세계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는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7은 낡은 체제로서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지11(G11)이나 지12(G12)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중인데 문 대통령 생각은 어떠시냐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미국에서 열 예정이었던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한국 등을 초청할 의사를 밝혔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정상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는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됐다. 주요 7개국 정상회의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일부 국가에 치우쳐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는 대륙별로 두루 참여하는 특징이 있다. 결정적으로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한 중국이 주요 20개국에 들어가 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7을 확대해 대중국 라인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지20이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역할을 했던 것처럼, 20이 지7보다 코로나19 방역이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세계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바이든 당선자는 지20 역할이 커지는 것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청와대 "화상 정상회의장 화제노하우 전수 요청도"

 

문재인 대통령이 2주에 걸쳐 화상으로 참석한 다자 정상회의에서 청와대 본관에 마련된 회의장 모습이 참가국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고 청와대가 24일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후 주최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측이 '어메이징'(놀라웠다)이라며 화상 정상회의장 준비 상황을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한·아세안 정상회의, 13일 한·메콩 정상회의, 14일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15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 2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2122G20 정상회의 등 7차례의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청와대는 정상회의마다 독자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회의장 배경색을 달리했다고 한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때는 행사의 심볼·로고 등을 고려해 색상을 선택했고, EAS 정상회의 때는 바다를 의미하는 푸른색을, RCEP 정상회의 때는 협정당사자인 한국 대통령을 뜻하는 군청색을, G20 정상회의 때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상징하는 초록색을 각각 배경으로 삼았다.

강 대변인은 "회의 때마다 다른 배경 판을 준비한 게 아니라, 조명을 이용해 색상을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문 대통령과 배석자들 책상 모양 및 배치도 눈길을 끌었다. 사다리꼴 모양의 책상을 이어붙이면 삼각형이 그려지는 것으로, 이는 '원팀'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아울러 다른 나라 정상의 발언 때에는 해당 발언이 통역사 부스를 거쳐 회의장에는 한국어로 나올 수 있도록 해 문 대통령은 별도의 헤드셋을 쓰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베트남 등은 화상 회의장 준비 관련 노하우를 요청했다고 한다.

한편 G20 정상회의 당시 일부 정상과 문 대통령은 새벽 1시까지 계속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