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왕이 중 외교부장 접견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1년 만에 한국을 찾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2년 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30주년을 기대하는 장기적 협력방안을 마련하자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왕 부장을 접견하고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방한한 것을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왕 부장에게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양국 간에 다양한 고위급 교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여러 계기에 한중 관계의 중시를 보여주신 시진핑 주석께 따뜻한 안부 인사 전해 주시기 바란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왕 부장을 접견할 때는 시진핑 주석을 곧 만나 뵐 수 있게 되길 고대한다고 했지만, 이날 머리발언에선 만남에 대한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도 우리 양국이 경제 협력과 함께 인적 문화적 교류 협력을 더 강화해 나감으로써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 특히 2년 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는 그런 장기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특별히 그동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과정에서 중국이 보여준 건설적인 역할과 협력에 감사를 표한다우리 정부는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에서 전쟁을 종식시키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왕이 외교부장(왼쪽 두 번째)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왕 부장은 문 대통령 발언 뒤 먼저 시진핑 주석님과 리커창 총리님이 대통령에 대한 가장 친절한 인사를 전하겠다고 답했다. 왕 부장은 지금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가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서 제 맞은편에 앉아 계시는 강경화 장관님과 회담을 진행했다이런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서 우리가 대 한국관계에 대한 중시, 그리고 한국이 코로나19 사태를 완전히 이길 수 있는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강 장관과) 회담을 통해서 우리는 열 가지 공감대를 이뤘다. 이 공감대 중에서는 양측의 협력, 그리고 지역 이슈에 관한 그런 공감대라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시진핑 주석께서는 대통령님과의 우정, 그리고 상호 신뢰에 대해서 매우 중요시하시며 특별히 저더러 대통령님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해 달라고 하셨다고 말을 맺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왕 부장 접견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 등이 참석했다. 왕 부장은 지난 25일 일본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를 예방하고 한국으로 이동했다. 이완 기자

 

왕이 부장 미국, 트럼프 때문에 후퇴”“중국도 기후문명 위해 노력

 

이해찬 등 여권 인사들과의 만찬서 발언

 

한국을 방문 중인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6일 저녁 비공식 일정으로 여권 인사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날 만남엔 왕이 부장과 인연이 깊은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같은 당 김한정, 김성환, 박정, 김영호, 이재정 의원이 함께했다.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공식 일정을 마치고 저녁식사 자리에 온 왕이 부장은 중국 전통술인 마오타이주 여러병을 준비해 왔다. 중국식 간장 조림 생선과 한국식으로 양념한 갈비, 아욱 된장국와 삼선 자장면 등 한식·중식 혼합으로 차려진 이날 저녁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앉은 와중에도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이날 화제는 단연 트럼프 이후였다. 최근 미국에 다녀온 김한정 의원이 바이든 시대에 달라질 미 외교가 분위기를 언급하며 미국이 중국과도 대화할 마음이 있는 것 같더라고 전하자 왕 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중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트럼프보다는 훨씬 더 낫다고 평가하고 있었다왕 부장은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 제일주의나 중국에 대한 압박 같은 게 굉장히 강해졌고, 미국 제일주의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도 문제가 있었는데 결국 선거를 통해서 트럼프가 선택을 못 받은 것이 아니냐. 미국도 트럼프 때문에 후퇴했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서도 압박했지만 결국 중국은 (이를) 이겨내고 국민들은 결속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현재 교착 국면인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성과에 대해 이런 저런 평가가 있겠지만 전쟁의 파국을 막았다. 지금은 (남북, -미 관계가) 소강 국면이지만 소강 국면도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이를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하며 북핵 문제는 단계적, 동시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싱가포르 합의는 중요한 진전이기 때문에 계속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관계 개선에도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며, 여기에 중국도 협력할 것이라는 다짐도 보였다. 김한정 의원은 왕 부장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실현 과정에 남북이 주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양쪽 모두 건설적 노력을 계속하길 바란다는 말도 했다고 설명했다. 왕 부장은 올해 중국이 목표로 삼았던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의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한다.

환경·기후 이슈도 논의됐다. 김성환 의원이 한국과 중국은 한 공기를 먹고 산다면서 미세먼지 공동 저감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하자 왕 부장은 중국 정부도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어 왕 부장은 중국은 (탄소 제로를 위한 기간을) 2060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다만 중국이 산업화가 진행 중이라 시간이 걸린다. 중국도 새로운 기후문명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참석자들은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은 석탄 사용에 있어서 피크(정점)를 찍은 상태인지’ ‘앞으로 석탄을 더 쓸 것인지등 구체적인 사안을 물으며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노지원 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