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을 맞으며 -

새로운 한 해가 밝아 왔다. 
사람마다 새해에 거는 기대와 소망은 다르겠지만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소박한 꿈은 인종과 민족을 초월하여 누구나 한결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인간의 보편적인 소망을 외면하기라도 한 듯이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과테러의 위기, 환경오염, 식량난과 같은 지구촌 생존의 문제로 어수선하기만 하다. 
반면에 인류의 행복과 복지를 꿈꾸며 발전되는 과학기술은 인간복제의 가능성에까지 도달하고 있다.
오늘날  과학문명의 발달이 인간사회에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며 그 가운데 인간으로서 마음의 펑안과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길은 결코 과학문명이 만들어 내는 전자기술이나 기계적인 도구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자신의 일그러진 형상을 바르게 회복하고자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자기 사랑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 사랑이 자신과 같은 형상을 가진 이웃의 아픔과 삶을 이해하고 관용하며 서로를 인정하고 섬기는 사랑으로 번져갈 때에 사람다운 정취와 향기를 느끼며 행복감에 젖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새로운 세상, 그것은 결코 과학문명으로 변화된 세상을 꿈꾸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 가운데 살아가는 인간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들이 하나 둘 모여서 소리 없이 변화시켜 가야 하는 것이다.

마치 소금이 소리 없이 녹아져서 형체를 볼 수 없게 될 때에 음식의 맛을 내듯이…. 
소금은 맛을 낼 뿐만 아니라, 또한 음식이 상하지 않게 하는 방부제 역할을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형체가 없어지는, 자신을 위한 삶 보다 타인을 위한 삶을 산다. 나의 유익보다도 남의 유익을 위해 사는 값진 삶의 가치를 보여준다.
만일 소금이 녹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맛을 낼 수가 없다. 녹지 않음이란 자신의 형체를 그대로 가지고 버티는 것이다. 남과 이웃을 위해 녹아 없어지는 것, 자신을 버리고 깨고 없어짐으로써 비로소 참 맛을 내는 살신성인의 고귀한 삶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새로운 한 해에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세상을 꿈꾸며 소금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들에게 밟힐 뿐이니라.”(마 5:13)

<전인희 사관 - 구세군 토론토 한인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