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2020년 피해상담통계’
디지털 성폭력 중 하나인 ‘온라인 그루밍’으로 피해 상담을 받은 사람 가운데 10대 비중이 8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그루밍이란 온라인에서 접근해 친밀감을 쌓은 뒤 불법 촬영물을 확보해 퍼트리는 등의 가해 행위로 이어지는 성범죄를 일컫는다.
29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의 ‘2020년 피해상담통계’를 보면, 2020년 한사성에서 지원한 피해경험자는 120명, 전체 피해 건수는 162건이었다. 피해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불법 촬영’(21.6%)이 가장 많았고 단톡방 성희롱 등 ‘성적 괴롭힘’(20.4%)이 뒤를 이었다. 이어 사진이나 영상을 사이버 공간에 유포하는 ‘비동의 유포’(13%), 유포하겠다고 겁을 주는 ‘유포 협박’(11.7%), ‘온라인 그루밍’(8.6%), 유포될까 불안감을 호소하는 ‘불안 피해’(7.4%), 사진이나 영상을 합성하는 ‘성적 합성’(1.9%) 순으로 많았다. 피해를 특정 유형으로 분류할 수 없는 기타도 15.4%였다.
연령에 따라 주로 겪는 사이버 성폭력의 피해 유형은 달랐다. 온라인 그루밍의 피해자는 10대가 78.6%로 가장 많았고, 20대는 21.4%였다. 영상이나 사진 유포 협박을 가장 많이 경험한 연령대도 10대(36.8%)였고, 20대(31.6%)가 뒤를 이었다. 10대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성폭력의 가해자는 주로 신원을 알수 없거나(40.9%), 채팅 상대(36.4%)였다.
한사성은 온라인 채팅 등으로 10대에게 접근해 영상이나 사진을 요구한 뒤 이를 유포하겠다 협박하는 ‘온라인 그루밍’ 범죄 사례가 많다고 봤다. 통계 분석 자료에서 “온라인 그루밍의 가해자가 여전히 10대,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온라인 그루밍에서 이어지는 유포협박의 사례도 10대와 20대에서 많다”고 한사성은 설명했다. 온라인 그루밍 피해는 주로 ‘메신저’를 통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채팅 앱에서 입은 피해가 53.7%, 메신저를 통한 게 26.8%였는데, 2020년엔 메신저 피해 비중이 61.1%로 크게 늘었고, 채팅 앱은 22.2%로 줄었다.
단톡방 성희롱 등 사이버상 성적 괴롭힘으로 상담을 받은 피해자는 20대(60.6%)가 가장 많았다. 불법촬영의 피해자도 20대가 45.7%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20대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성폭력의 가해자는 41.3%가 ‘애인’이었다.
한사성은 2020년 접수된 피해에 대해 상담지원(62.5%), 수사법률지원(21.1%), 심리치료연계지원(10.9%), 불안피해 모니터링지원(4.7%), 삭제지원(0.8%) 등을 했다고 밝혔다. 영상물 삭제지원은 2020년 10월 이후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주로 맡고 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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