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 사회문제연구원 분석 결과
기독교 51건·천주교 2건·신천지 1건·불교 0건
감염자 수는 4714명으로 신천지가 가장 많아

 

지난해 8월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역학조사를 하면서 경찰과 교회관계자들이 충돌하고 있다.

 

국내 종교시설 가운데 개신교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가 타종교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원장 김영주 목사)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 2월24일까지 질병관리청 통합관리시스템 종교시설 집단감염(5명 이상 감염) 사례를 서영교 국회의원을 통해 질병관리청에서 받아 분석한 결과, 개신교 51건, 천주교 2건, 신천지 1건, 불교 0건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종교 집단감염자 수는 모두 7866명으로, 이 가운데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4714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개신교로 2953명이었다.

 

코로나19 종교별 집단감염 사례. 자료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제공

 

집단감염 사례를 교인수 단위로 비교해보면 100명 이하 소규모 교회가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소형(100~500명)이 10건, 중형(500~1000명)이 1건, 대형(1000명 이상)이 8건으로 조사됐다.

 

기사연은 대형보다 소형이나 중형 규모 교회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더 많은 것을 두고 체계적인 방역을 위한 전문 인력이나 행정체계, 비대면 예배를 위한 기술적 구조, 목회자와 교인들의 문제 인식 정도, 신앙 형태 등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했다.

 

개신교 집담감염사례 가운데 교인수별 통계.

 

그러나 감염자 수를 기준으로 볼 때 대형 교회 감염자 수가 중소형 교회 감염자 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1906명으로 집계돼, 대형 교회 집단감염 사례의 폭발성이 현저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신교 집단감염을 교단별로 보면, 예수교장로회 합동이 13곳으로 가장 많았고,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4곳, 통합·감리교·침례교가 각각 3곳씩, 기독교장로회와 고신은 한 곳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교단 가운데 예수교장로회 명칭을 사용하는 곳이 10곳이고, 어느 교단인지 알 수 없는 곳이 5곳으로 집계됐다. 기사연은 “이 5곳은 주요교단에 들지 않는 자생적인 군소 교단일 가능성이 높고, 교회 규모도 작으며, 한국교회 연합기관과의 관계 및 소통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추정했다.

 

개신교 교단별 코로나19 집담 감염 건수.

 

또 기도원이나 방언·신유 집회를 하는 은사주의적 성향을 가진 교회의 사례가 14곳으로, 다른 어느 교단보다 더 높은 비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지난 1월 대전을 비롯한 집단감염으로 물의를 빚은 아이이엠(IEM)국제학교 같은 사례는 제외됐다. 이에 대해 기사연은 “만약 종교단체 모두를 포함시키거나 종교시설에서 발생한 사례를 다 모은다면 (개신교는) 훨씬 더 많은 집단감염 사례들로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그동안 개신교 쪽 일부에서 “개신교 집단감염자 수가 정부와 언론에 의해 실제보다 부풀려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잃게 됐다.

 

기사연은 이번 조사 기간 동안 언론에 노출된 이른바 ‘교회발 집단감염’ 사례 가운데 이번 통계 자료에 누락된 교회들이 23곳 더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23곳은 교회발 집단감염 사례인데도 아예 보도 자체가 되지 않은 셈이다.

 

개신교 집담감염자수별 사례.

 

기사연은 이와 관련해 “일부 교회에서 규모와 상관없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집회가능 인원을 정하는 것에 대해 불공평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대규모 집단감염으로의 확산 가능성 측면에서 볼 때 불공평의 문제가 아니라 더욱 주의가 필요한 경우로 해석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기사연은 “그러나 개신교 집단에 대한 불필요한 혐오나 사회 갈등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일부 개신교회의 또 다른 반감으로 이어져 방역 위기 관리 및 현 정부에 대한 반작용적 에너지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개신교도 집단감염의 사례들을 교회의 일탈이나 사고 정도로 보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로,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자세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