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 칼럼] 동경 2020

● 칼럼 2021. 8. 17. 04:13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동경 2020

 

박성민/ 소설가, 수필가

 

이제 그 말도 많고 말썽 많았던 동경올림픽이 끝났다. 자기들 스스로는 코로나를 극복한 성공적인 올림픽이라 말을 하지만, 특히 일본사람들은 역대 어느 올림픽에서보다 금메달을 많이 땄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끝난 올림픽이라 한다. 정말 그럴까? 무엇보다 사상초유의 무관중으로 경기가 치러진데다가 세계 각지에서 관람객이 올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성공적으로 끝난 올림픽이라 말할 수 있을까? 누가 보아도 애초부터 잘못 치러진 경기였다. 코로나 때문에 애초 계획보다 일 년늦게 치러진 것으로 보아도 그렇지 않은가? 사실 올림픽이 아니었다면 일본은 코로나에 더 적극적으로 효과있게 대응했을지 모른다. 처음에는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그들은 확진자를 숨겼고, 그 이후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올림픽 기간에도 많은 희생을 감춘 느낌이 든다. 이제 올림픽이 끝나고 무섭게 늘어나는 확진자를 보면 알 수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올림픽이었는가? 나라가 국민의 생명보다 더 소중하게 취급해야 할 일이 있는가? 그리고 전염병의 특성상 코로나에 의한 희생자가 일본에 한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 두나라의 관계가 나빠졌다. 무슨 일이 생기면 무조건 한국 탓이었다. 평화라는 올림픽의 목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사실 국가적인 큰 행사를 앞에 두고 어려운 일에 처했다면 서로 돕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애초에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 도움을 청하기엔 일본의 자존심이 너무 강했다. 코로나에 대한 방역 문제에 관해선 한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모범적인 국가인데, 그들은 처음부터 한국을 무시하는 길을 택했다. 오히려 독도와 욱일기 문제로 한국을 분노하게 하는 길을 선택했다.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문제도 한외교관의 극단적인 발언으로 취소하게 만들었다. 그 말이 그 시점에서 외교관이 할 말인지 의문스럽게 만든다 어쩌면 의도적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그 단어를 말하기 전에 그는 분명 일본은 한국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그들은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힘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자신들의 힘에 있어 우위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올림픽도 자신들의 힘의 우위를 과시한 마당으로 생각한 게 아닐까?

 

이번 올림픽에서는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영향을 주었다. 어쩌면 이런 상황 아래서 올림픽을 치르는 것 자체가 문제인지 모른다. 특히 선거 때만 되면 그들은 한국을 공략해야만 했다. 그래야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번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철저하게 이용하려 했다. 올림픽 공식 지도에 독도와 쿠릴 열도를 자신의 영토로 넣었다. 지금 분명 한국과 러시아의 영토이다. 이 사실은 일종의 정치적인 도발이다. 욱일기(전범기)를 가지고 경기장에 들어와 응원하려 했다. 무관중 경기가 되어 무산됐다. 개회식과 폐회식에서 기미가요를 불렀고, 히로시마 피해자에 대한 묵념 순서를 넣으려 했다. 그들은 방사능 오염에서 해방된 후쿠시마의 부활을 전세계에 알리는 올림픽을 말했지만, 어찌 보면 강한 국가의 부활을 알리려 했던 올림픽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올림픽이 끝나고 바로 있을 선거에서 많은 표를 얻어 헌법 개정까지 몰고 가려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위대라는 방어적인 군대가 아니라 공격, 나가서는 해외파병 내지는 침략도 가능한 군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 만약에 코로나 팬데믹이 없었다면, 그들의 계획했던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을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일본은 역대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냈지만, 그와 동시에 엄청난 재정 적자를 보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엄청난 코로나 확진자를 가지게 되었다. 이제 곧 그들이 계획한 대로, 올림픽으로 한참 애국심이 고조된 시점에 선거를 치르게 되었지만, 정권을 연장하고 원하는 개헌을 할 정도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를 부활시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 살아남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