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9% 득표하며 저력 과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왼쪽 사진)·박용진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10일 막을 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두 자릿수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하며 최종 3위로 결승선을 끊었다. 애초 ‘빅3 후보’(이재명·이낙연·정세균)가 아닌 군소주자로 분류됐지만 선명한 개혁성을 기치로 여권 내부의 표를 끌어모으며 정치적 저력을 확인시킨 것이다.

 

지난 6월 추 전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꿩 잡는 매”가 되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당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중도층 민심 이반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추(미애)-윤(석열) 갈등’의 주역인 만큼 그의 대선 출마가 경선 흥행에 도움이 되지 않고 ‘반사체’로서의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였다.

 

그러나 추 전 장관은 경선 과정에서 일관되게 검찰개혁 등을 강하게 주장하며 당내 강성 지지층의 호응을 끌어냈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진 것도 윤 전 총장과 격하게 부딪쳤던 추 전 장관에겐 득점요인이었다. 최종 득표율 9.01%를 득표하며 ‘개혁 정치인 추미애’의 가능성을 확인시킨 그는 내년 서울·대구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정치의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웠던 박용진 의원은 저조한 득표율(1.55%)를 기록하며 경선을 마쳤다.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의 선두주자로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 등 정치권의 세대교체 분위기에 힘입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대선주자 3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기세는 금방 꺾였다.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법인세·소득세 감면을 주장하거나 ‘삼성 저격수’를 자처하다 삼성을 방문해 “투자하는 기업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히면서 일관성 없는 행보라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정세균·김두관 후보와 달리 저조한 득표율에도 완주하며 ‘다음’을 기약한 박 의원은 내년 서울시장 도전을 고민 중이다. 이번 경선으로 확인된 미약한 당내 지지 기반을 확장시켜야 하는 숙제가 그에게 남았다. 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