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일정 중 로마에서 한-독 정상회담

차기 독일 총리 유력한 숄츠 부총리 소개도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 양자회담장에서 열린 한-독 정상회담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로마를 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마지막 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31일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메르켈 총리가 보여준 통합의 정치와 포용적 리더십은 모든 정치 지도자들에게 모범이 되었다”면서 “총리 재임 기간 동안 한-독 관계는 물론 한-유럽연합(EU) 관계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메르켈 총리 퇴임 뒤 편한 시기에 한국 방문을 제안했고, 메르켈 총리는 한국에서 받은 명예박사 학위를 의미있게 여기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방문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한국과 독일의 우호 관계가 지속되고 계속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면서 차기 총리로 유력한 숄츠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소개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30일 저녁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주최 만찬때 문 대통령 옆자리에 앉아 차기 독일 총리 취임 후에도 좋은 양자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숄츠 부총리는 “함부르크 시장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잘 안다. 한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2017년 독일 방문 시 발표한 베를린 구상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 정상회담의 결실로 이어진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독일로부터 독일 통일 이전 평화를 유지하고, 통일을 달성하고 통일 이후 진정한 통합을 이룬 경험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로마/이완 기자

 

문 대통령 “호주 초청 감사” 모리슨 총리 “참전용사들 기다리고 있다” 

로마에서 정상회담... 방산·에너지 등 협력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급망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우주과학·방산·에너지 관련 협력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31일 오후 누볼라 컨벤션 센터에서 모리슨 총리를 만나 “호주는 한국전쟁에 파병한 전통적 우방국으로,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방교류가 가장 활발한 나라 중 하나다.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방산 분야에서도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모리슨 총리는 방산이 중요한 협력 분야라는 데 공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의 광물자원 1위 공급 국가인 호주와의 핵심광물 분야 협력 강화는 긴요한 만큼 향후 ‘한-호 핵심 광물 협력 대화’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호주 내 자원개발 프로젝트 참여, 공동 연구개발(R&D) 등 구체 협력 과제가 도출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한국과 호주 간에는 장기간 에너지를 매개로 협력 관계를 성공적으로 유지해 왔고, 이제는 저탄소 기술과 수소를 중심으로 하는 파트너십으로 전환을 해가는 단계”라며, 양국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될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오늘 양자 회담을 계기로 ‘한-호주 탄소중립 기술 파트너십’ 성명도 공동 발표했다.

 

모리슨 총리는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국제적 규범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모리슨 총리는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책임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G20 차원에서 국제적 규범을 논의할 필요가 있어, 내년 의장국에 2022년 G20의 의제로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호주에 초청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하자, 모리슨 총리는 호주를 연내에 방문해 줄 것을 재차 요청했다. 모리슨 총리는 “문 대통령이 방문하시면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마/이완 기자

 

문 대통령, 바이든 주최 ‘공급망 회의’ 참석…“공정한 무역질서 복원”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념촬영전 정상 라운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공급망 회복력 글로벌 정상회의’에 참석해 “개방적이고 공정한 무역질서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주도 회의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한가운데 들어간 셈이 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열린 ‘공급망 회복력 글로벌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하나의 사슬로 긴밀히 연계되어 있어 모든 나라의 경제활동이 정상궤도로 복귀되어야 공급망 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최근 물류 대란 해결을 위해서는 각국이 자국내 물류 흐름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국제사회와 기업이 함께 대체운송수단 마련, 운송 일정 조정, 정보 공유 등 공동의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최근 심각한 전세계 수급난과 물류 차질 등의 문제가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공급망 회복력 강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됐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영국, 이탈리아, 독일, 캐나다, 스페인, 인도, 인도네시아, 호주, 네덜란드, 싱가포르, 콩코민주공화국, 유럽연합이 참석했다. 로마 정상회의장에서 열렸지만 주요20개국 정상회의와 다른 미국이 주최한 별도 행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개회사에 이어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섰다. 문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코로나로부터 회복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회복은 더디다”고 하면서 “완전한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공급망 불안정 문제를 시급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연대와 협력, 다자주의를 통해 코로나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왔듯이 이번 회의가 공급망 회복과 세계 경제의 완전한 회복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회의가 끝난 뒤 결과 문서로 회복력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투명성 △다양성과 개방성 및 예측 가능성 △안전성 △지속가능성 등 4개 핵심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장성명이 발표됐다. 청와대는 “이번 회의가 각국 정부와 기업이 연대와 협력, 다자주의 정신으로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의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는 데 있어 국제사회 전반의 관심과 지지를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미국의 공급망 정상회의에 ‘견제구’를 날린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화상연설을 통해 공급망과 관련된 별도 국제회의를 제안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산업공급망의 유연성과 안정성에 관한 국제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 주요 20개국 회원국과 관련 국제기구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반도체 등 핵심 산업부품 공급망을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로마/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