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벨리지 유전에서 3일 석유채굴 작업이 한창이다. 벨리지/AFP 연합뉴스

 

석유 증산 압박이 거센 가운데도 주요 석유 수출국들이 증산 규모를 늘리지 않기로 했다.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수출국기구(오펙·OPEC)과 러시아 등 비오펙 산유국의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OPEC+)는 4일 화상 회의를 열어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계획을 다음달에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오펙 플러스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줄어들었던 석유 수요가 최근 다시 살아나자 지난 8월부터 석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과잉 공급 우려 등을 이유로 증산 규모를 매달 하루 4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1월물이 이날 배럴당 84.28달러에 거래되는 등 지난해보다 두 배나 뛰는 등 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엔엔>(CNN)은 아메리카뱅크 자료를 인용해 유가가 내년 7월까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가 급등에 미국 등 많은 나라는 산유국에 석유의 대폭 증산을 요청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지금은 러시아와 산유국의 석유 증산이 꼭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그러나 산유국이 조만간 증산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 압둘라지즈 빈 살만 왕세자는 ‘오펙 플러스’ 회의 뒤 “원유가 문제가 아니라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경제적 우려를 일으켰다”며 “우리는 여전히 일을 잘하고 있고 유용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f러시아 부총리도 “델타 변이 확산으로 세계 석유 수요가 축소할 수도 있다”고 추가 증산을 결정하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박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