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등서 수입된 이론” 색깔론 공세
극빈층 비하 이어 ‘민주화’ 깎아 내려
“민주당 못 가 부득이 국민의힘” 발언
당원 게시판에 “굴욕적” 반발 줄이어
문제적 발언 뒤 석연찮은 해명 반복
“인식 부족에 공감능력 떨어져” 지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정제되지 않은 말이 일으키는 논란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쯤 되면 윤석열의 적은 윤석열’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윤 후보는 23일 전남지역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80년대 민주화운동 중에는,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 운동을 한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 시대에는 민주화라고 하는 공통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이해가 됐다. 그러나 문민화가 되고, 민주화가 이뤄지고, 전체적으로 고도 선진 사회로 발전하는 데 (운동권이) 발목을 잡아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고 주장했다. ‘운동권’을 비판하려다 80년대 수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민주화운동 자체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특히 그는 취재진이 ‘수입된 이념’의 정의를 묻자 “모르시나”라고 반문하며, “80년대 이념 투쟁에 사용된 그 이념들, 예를 들어서 남미의 종속이론도 있을 테고, 북한에서 수입된 주사파 주체사상 이론들도 있을 테고… 그런 것들을 말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장 정치권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 선대위 최지은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윤 후보는 ‘주체사상'을 운운하며 색깔론으로 매도까지 했다”며 “얼마나 많은 희생과 역사의 상처 속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이뤄졌는지를 모르는 사람은 정치를 할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자신의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국민의힘 정강에도 민주화운동 정신을 이어간다고 되어 있다. 그런 국민의힘은 어디 외국에서 수입한 이념에 사로잡혔는가”라고 꼬집었다.
그가 자신의 정치 참여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 정권은 교체를 해야겠고,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가 없어서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한 말도 논란이 됐다. 당원 게시판에는 “굴욕적이다” “이젠 중도는커녕 국민의힘 지지자도 돌아서겠다”는 반발이 이어졌다.
전날 “극빈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이날도 논란을 자초한 것이다.
윤 후보가 석연찮은 해명으로 수습하는 패턴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7월 언론사 인터뷰 때 “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쉴 수 있어야 한다”고 했고, 9월 안동대 간담회에선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했다. 10월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자리에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모두 준비된 원고 없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들이었고, 차별적 시선이 담긴 발언이 다수였다. 그때마다 윤 후보는 “의도와 다르다” “언론이 잘못 옮긴 것” “앞뒤 잘라서 이야기하는 것은 왜곡” 등이라고 항변했다. 윤 후보의 계속되는 설화는 당내 선대위 혼란상과 더불어 선거 레이스를 방해하는 제1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겨레>에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고 예시를 곁들여 풀어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다 보니 생긴 해프닝”이라면서도 “어떤 발언이 오해를 사게 되는지 인지했으니 이제 좀 달라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정치 핵심이 메시지이고 공감하는 대화라는 것을 깨닫지 못해 아마추어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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