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석열 '2002년 이회창'에 빗대며 "선대위 해체"
윤석열, '선대위 쇄신 계획 있는가'에 "없다" 한마디 잘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0일 '선대위 쇄신'을 둘러싼 견해차를 드러내며 평행선을 달렸다.
선대위 운영 방식을 놓고 갈등을 빚다 상임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 대표가 선대위 해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고, 윤 후보가 쇄신 요구를 악의적 공세라고 반박하는 등 공중전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라디오에서 선대위를 매머드에 비유하며 "매머드가 지금 정상이 아니다.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어 "(선대위를) 해체하라는 것"이라며 "매머드는 틀렸고, 이거 타고 다니면 큰일 나고, 이제 말을 새로 뽑아오든지 아니면 개 썰매를 끌고 오든지 다른 걸 타고 다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슨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인지 모르겠는데 지금 선대위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하시는 분들한테는 10대, 20대, 30대는 우리가 잡아 놓은 고기라는 이런 인식을 준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얼마나 오판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60대 빼놓고는 다 포위 당했다"고 지적했다.
선대위 복귀설에 대해선 "저는 문을 두드린 적이 없기 때문에 문을 열어도 제가 밖에 없을 것"이라고 거듭 부인했다.
이 대표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이 상태로 가면 이회창 총재가 2002년 대선에서 졌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 될까 걱정"이라고도 했다.
그는 "당시엔 '이 총재에 비해 스펙이 떨어지는 후보(노무현 전 대통령)가 상대가 되겠느냐'고 했지만 그게 독이 됐다"며 "지금도 똑같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를 대선에서 두 차례 패배한 이회창 전 총재에 빗댄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선대위 쇄신 요구를 사실상 일축했다.
그는 이날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선거를 두 달 남기고 쇄신하라는 것은 선거를 포기하라는 악의적인 공세라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윤 후보는 '선대위 쇄신 계획이 있는가'라는 기자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 선대위가 크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조직과 직능 규모가 크고, 다양한 국민 바람을 정책으로 반영하기 위한 정책본부가 클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캠페인의 핵심이 되는 일을 수행하는 조직은 규모가 작다"며 "개편이나 그런 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같은 생각"이라며 "선대위는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계속 변화와 보완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이준석 · 조수진 징계 회부 안하기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대위 내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30일 선대위 안에서 갈등을 빚은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을 모두 징계 심의에 회부하지 않기로 했다.
윤리위는 이날 회의 뒤 낸 보도자료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을 포함한 당 지도부에 대해 선공후사의 정신을 되새겨 당내 갈등을 치유하는데 적극적으로 매진할 것과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선대위 운영과 관련, 이 대표를 향해 ‘내가 왜 대표 말을 듣나. 나는 후보 말만 듣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 대표와 정면 충돌했다. 이후 이 대표는 선대위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고, 조 최고위원도 공보단장 직에서 사퇴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한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해 강용석 변호사에 의해서도 윤리위에 제소됐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이준석 대표와 만나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 의원은 이 대표와 갈등을 사과하기 위해 당 대표실에서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이준석 대표와 만나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 의원은 이 대표와 갈등을 사과하기 위해 당 대표실에서 기다렸으나 만나지 못했다. 공동취재사진
윤리위는 또 이 대표의 인사 전횡과 당비 유용 의혹을 제기한 김용남 전 의원에 대해서도 징계 절차를 개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이경민 전 서울시당 부대변인은 징계 심의 대상자에 올랐다. 이 전 부대변인은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영입에 대해 “몇 번 쓰다 버리면 된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윤리위는 “윤리위원들이 최근 제기된 당내 문제는 당과 선대위 지도부의 전적인 책임이라고 공감했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경우 더 엄중한 조치를 신속히 취하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김해정 기자
여당발 ‘정계개편설’에 국힘 술렁…김종인 “쓸데없는 루머, 동요 말라”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30일 때아닌 정계개편설로 술렁이는 당 원외위원장을 향해 “쓸데없는 루머에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떠도는 정계개편설이 보수 야권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집안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상상할 필요도 없는 얘기가 돌면서 우리 당 원외위원장을 비롯해서 상당히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정계개편이 나서 국힘에 큰 변동 일어날 것 같아 쓸데없이 불안해하는 원외위원장들에게 대선이 끝나도 정계개편 있을 수도 없고 그러한 건 절대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걸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에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되지도 않는 소리”라고 말했지만, 정계개편설이 사그라지지 않자 거듭 경고한 것이다.
신당 창당을 통한 정계개편설은 김한길 위원장이 이끄는 새시대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여소야대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김한길 위원장이 중도 세력을 끌어들인 ‘윤석열 정당’을 창당해 새로운 정치 구도를 구성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정계개편설을 공론화한 건 더불어민주당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와이티엔>(YTN) 인터뷰에서 김한길 위원장을 거론하며 “창당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본다. 윤 후보가 당선되는 순간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홍준표 의원은 팽 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발언과 관련해 야당의 내홍이 계속되는 상황을 활용해 여당이 ‘야권 갈라치기’를 시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31일 이준석 대표와의 오찬 회동을 통해 선대위 내홍 수습에 나선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뿌리치고 나간 이후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본뜻이 뭔지 잘 모르겠다”며 “내가 만나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면 현재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해정 기자
민주당, ‘이재명 아들 입시 의혹’ 제기 “착오”라는 국힘 66명 고발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국민검증법률지원단장(오른쪽)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의 두 아들에 대한 대입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의원 66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 고발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아들에 대한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 의원 66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 선대위 국민검증법률지원단(단장 양부남)은 3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들은 이 후보의 장남이 2012년도 고려대학교 입시에서 ‘삼수생’으로 ‘특별전형’을 통해 합격했는지를 전제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 후보의 장남은 2012년 고대 입시 때 ‘재수생’으로 응시했고, 응시전형도 수능성적 기준 등급을 받아야 하는 ‘일반전형’으로 입학했다”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확인해봐도 알 수 있는 부분임에도 최소한 확인과정도 없이 사실관계를 오도한 것”이라고 적었다.
앞서 지난 27일 국민의힘 의원 66명은 성명을 내고 이 후보의 장남이 삼수를 통해 수시 특별전형으로 입학했다며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비리 국민검증특별위원회도 지난 29일 보도자료를 내어 두 아들의 입시 의혹을 제기했다가 8시간 만에 “착오가 있었던 점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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