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된 힘으로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새로운 나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이 5일 오전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비전회의장으로 들어서며 인사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함께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하나된 민주당’을 강조했다. ‘원팀 행보’를 가속화해 국민의힘의 ‘자중지란’ 상황과 확실한 대비 효과를 누리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비전위) 광주비전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힘을 합치고 있다”며 “이전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고 한다. 경쟁했던 모든 후보들이 정말로 혼신을 다해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선의 경쟁자였던 이 전 대표가 비전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정세균 전 총리가 후원회장을 맡는 등 원팀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열린민주당과의 통합도 결정됐다. 그리고 한때 이런저런 이유로 당을 떠났던 옛 동지도 하나의 전선으로 다시 모이고 있다”며 “단결된 힘으로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새로운 나라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이날 “이재명 동지가 반드시 해낼 것”이라며 이 후보의 이름을 네 차례나 언급하면서 힘을 실었다. 이 전 대표는 “코로나 위기에 짓눌린 자영업자들은 죽음과 같은 고통을 매일 겪고 있다”며 “이런 일을 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이 후보와 민주당이 그 일부터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낙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이 5일 오전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비전회의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비전위에서는 같은 시간 진행되던 국민의힘 선대위 해체 소식이 언급되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이병훈 의원은 “저쪽 당의 거시기(후보)가 발표했는데 선대위를 해산한다고 한다. 지라시에 돌던 본인 사퇴는 안 하고 실무형 선대위를 꾸린다는 속보가 들어왔다. 참고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자리를 두고는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되는 자리”라고 치켜세웠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확실히 지지율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호남의 한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민의힘의 난맥상과 달리 우리는 호남에서 원팀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비교해서 딱 보여줄 수 있다”며 “호남 분들 입장에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호남에서 스타트를 하는구나’ 하는 자부심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비전회의에는 이 전 대표를 돕던 설훈·홍영표·윤영찬 의원 등을 포함해 35여명 의원이 대거 참석했다.
이 후보 쪽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을 포함해 전체적인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고무되어 있다. 지난달 27~29일 만 18살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에서 호남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65%, 윤석열 후보는 9%였다. 직전 조사(12월20~22일)에서 이 후보는 53%, 윤 후보는 4%였던 것에 비해 12%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후보는 이날 비전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이 보는 것처럼 일주일, 열흘 사이에도 천지개벽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게 지지율이고, 정말 민심이란 하늘의 뜻처럼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지만 국민들이 전적으로 저희를 지지해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서영지 기자
민주, 국힘 혼란 속 기강잡기 "선대위 더 슬림하게…30% 현장으로"
"잡음에 '원 스트라이크 아웃' 도입" 경고… '대선 기여' 공천 인센티브 검토
민주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비전회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낙연 공동위원장이 5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비전회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선대위를 더욱 슬림화하고 지역과 현장에서 민심을 파악하고 조직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잡음에는 제명, 출당을 비롯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을 경고하는 등 내부 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기존 선대위를 전면 해체한 국민의힘의 최근 극심한 내홍과 이재명 후보의 상대적 상승 흐름 속에 자칫 자만에 빠져 선거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을 미리 경계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선대위 강훈식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당은 좀 더 본격적인 혁신과 선대위 쇄신에 나서겠다"며 "선대위 인원 30%를 지역과 현장으로 파견해 시·도 선대위 조직 사업과 리스너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여의도에 천 명이 넘는다는 얘기가 숱하게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선거 캠프의 특징상 사람이 계속 붙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머리가 두꺼워지는 것이 아니고 팔·다리가 두꺼워지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또 "일부 잡음이 있는 선대위나 실무자에 대해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선대위 제명 조치를 하거나, 당에 누가 되면 출당까지도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름과 사례를 밝히기는 적절치 않지만 문제 있는 인사 등에 대한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단호하고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읽어 달라"고 밝혔다.
대선 기여도를 오는 지방선거 공천에 반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강 본부장은 "자신의 지방선거에 혈안이 되는 모습에 대한 지적이 있다"며 "기여도 평가를 대선 기여도 평가로 전면 개편, 읍·면·동별 득표율을 분석해 시·도 평균 득표율보다 웃도는 지역에는 공천을 보장하는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지지율 역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내부를 단속하고, 현장에서 더욱 분전할 것을 요구하는 등 주마가편에 나선 것이다.
강 본부장은 이날 판세를 분석하면서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과거) 회고 투표에서 (미래) 전망 투표로 조금씩 전환되고 있다"며 "정권교체 요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는 게 확인되고 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우세로 돌아선 것은 사실이지만 유권자는 마음을 정한 것이 아니라 우리와 상대 당의 태도, 후보의 자세와 능력 등을 관찰하는 시기"라고 했다.
또 "지금 대선과 가장 비슷했던 것은 2012년 대선"이라며 "그때 저희 당이 3.5∼4%포인트 정도 차이로 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강 본부장은 2030세대와 여성 지지율을 끌어올릴 방안에 대해서는 "몇 가지 공약이나 어필로 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부족한 부분을 장기적으로 노력해서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농가보조금, 일본만 해도 1천만원…농촌기본소득 필요"
"농업의 공적 역할에 보상해야…국가예산 투자"
담양 에코센터 방문한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5일 전남 담양군 담양읍 담양 에코센터를 방문해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5일 "농촌기본소득을 도입해 최소한의 삶이 가능하도록 하면 농촌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고 모두가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곡성농협 앞에서 진행한 즉석 연설에서 "농업과 농민의 공적 역할에 대해 국가공동체가 보상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후보는 최근 철학자 도올 김용옥씨와의 대담에서 '농촌주민수당을 주라'는 제안을 받은 일을 전하며 "농업이 안보전략사업이라는 말씀을 한 것이다. 거기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은 농가 가구당 보조금이 2천500만∼3천만원쯤 된다. 일본만 해도 1천만원이고 북유럽은 4천만∼5천만원 정도 된다. 국가 존속을 위해 농업을 유지해야 된다며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지난 대선에서 보니 175만원이더라. 조금 올라 300만원쯤 된다"며 "곡성도 농업수당을 하느냐. (군 예산으로 하는) 연 60만원은 부족하다. 도 예산과 국가 예산을 투자해 농민 기본소득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이 나라가 선진국이 되고 경제력이 10대 강국이라는데, 국민들이 사는 건 10대 강국 같지 않다"며 "세계 10대 강국처럼 서민도, 농촌도, 노동자도 잘 사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은 인구가 줄어 소멸하게 생겼고, 제가 있던 경기도는 학교에 학생이 넘쳐 운동장에 컨테이너를 놓고 수업하고 있다. 무슨 6·25 직후도 아니고 경기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같은 조건이라면 지방에 더 투자하고, 정부가 지방에 돈도 더 많이 내려주고 자치분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에너지 고속도로' 구상과 관련해서는 "곡성에서 밭둑, 논둑 에너지를 생산해 주민들이 나누고, 국가적으로는 에너지 연료 수입을 대체하고 새로운 산업도 생기면 성장의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며 "국가의 투자를 통해 산업 부흥을 이뤄내고 경제가 살아나고 농촌·지방도 기회를 갖는 나라를 확실히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한 주민이 섬진강 범람으로 인한 수해 보상의 문제를 지적하자 이 후보는 "세상일에는 여러 면이 있어서 100% 옳다는 주장은 없다"며 "객관적 입장에서 타당한 결론이 나도록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후 농산물 산지유통센터를 둘러보며 인력 확보 등 농가의 애로사항을 듣고 쌀을 선물받았다.
이 후보는 이에 앞서서는 전남 담양을 방문해 메타세쿼이아길을 걷고 호남기후변화체험관을 방문해 신재생에너지관 등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도 이 후보는 "농촌이 앞으로 잘 돼야 한다"며 "떠나는 담양이 아니라 돌아오는 담양, 인구가 늘어나는 담양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애초 오는 6일 경제 정책 공약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완성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뒤로 미뤘다.
신년 기자회견의 첫 후속 정책 발표는 내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탈모공약' 호응에 반색… 일부 포퓰리즘 비판도
"신체의 완전성 측면서 건보 적용을"…민주, 청년 탈모 간담회도
더불어민주당은 5일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공약으로 검토 중인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방안이 뜨거운 호응을 얻자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탈모약 건보 적용의 공약화 작업에 나섰고, 민주당 의원들도 앞다퉈 '탈모 공약'으로 대동단결하며 표심을 공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에서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 비전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체의 완전성 측면에서 탈모는 건보 대상이 돼야 한다"면서 재정 부담 문제 등을 선대위 정책본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민주당 미래당사에서는 당 청년선거대책위원회 주최로 청년 탈모인들의 고민을 들어보는 '청년 탈모 비상대책 위원회 초청 간담회'까지 열렸다.
탈모약 건보 적용은 한 30대 남성이 청년선대위에 제안한 공약 아이디어다.
이 후보가 이를 공약으로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전날 알려지면서 온라인 탈모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향을 낳았다.
이 후보가 직접 출연해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고 말하는 15초 분량 동영상은 온라인에서 계속 회자했다.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인 '앞으로, 제대로', '나를 위해, 이재명'을 패러디한 각종 영상과 이미지도 나왔다.
민주당은 이 후보가 그동안 매일 SNS에 올린 약 40개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이 큰 반향을 얻지는 못했던 상황에서 탈모 공약의 예상 밖 호응에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다.
특히 해당 공약이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정책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탈모인을 떠나 일반 유권자에게도 '일상을 챙기는 민생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다고 본다.
송영길 대표는 '이재명은 심는 것' 영상을 블로그에 공유하면서 "의견을 바로 수용하고 영상도 만드는 이재명 후보의 순발력, 개방성 정말 최고"라면서 추켜세웠고, 박완주 정책위의장도 "섬세하게 국민을 살피는 이재명 후보"라고 홍보했다.
선대위에서는 그 연장선상에서 임플란트 건강보험을 확대하는 방안도 정책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
강훈식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국민은 작은 것이라도 내 삶을 어떻게 바꿔줄 것이냐(에 관심이 많다)"면서 "국가가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 MZ세대의 요구로 알기에 그런 부분에 좀 더 기민하게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탈모 치료제의 건보 적용시 건보 재정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같은 논리라면 다이어트 치료나 피부 레이저 시술 등에도 건보 적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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