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만명 청약 ‘국민주’ 1억 넣으면 1~7주, 균등배정 1~2주 예상

 

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19일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들이 상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엘지(LG)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 일반공모 청약에 국내 기업공개 사상 최대인 110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청약자 수는 440만명을 넘어 일약 ‘국민주’로 떠올랐다.

 

19일 엘지엔솔 일반 청약을 받는 7개 증권사의 청약증거금을 합산하면 114조1066억원에 이른다. 역대 최대인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SKIET·81조원)의 기록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케이비증권에만 50조8073억원이 몰렸다. 청약자 수는 442만4470명으로, 중복 청약이 금지된 이후 최대였던 카카오뱅크(186만건)를 뛰어넘었다.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의 청약 건수(474만건)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당시에는 중복 청약이 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약자 수로는 사실상 역대 최대다.

 

금리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도 이런 자금이 몰린 것은 엘지엔솔의 공모금액(12조7500억원)이 국내 기업공개 사상 최대 규모인데다, 세계 배터리 제조업체 2위라는 성장성이 부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엘지엔솔의 공모가(30만원) 기준 시가총액은 70조2천억원이다. 증권사들은 상장 후 적정 시총이 100조원 안팎으로 에스케이하이닉스(92조923억원)를 제치고 코스피 시총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한광덕 기자

 

엘지엔솔 청약에 440만명 몰려… ‘국민주’ 반열 올랐다

 

‘국민주’가 탄생했다. 엘지(LG)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의 일반공모 청약에 442만명이 참여해 주식을 나눠갖는다.

 

19일 대표주관사인 케이비(KB)증권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1억원의 청약증거금을 넣었다면 증권사에 따라 많게는 7주, 적게는 1주를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신증권, 하이투자, 신영증권, 신한금투, 케이비증권에서 청약했을 경우 6~7주, 하나금투는 5~6주, 미래에셋은 1~2주를 받는다. 청약물량의 50%는 청약한 주식 수에 따라 나눠주는 비례 방식으로, 나머지 절반은 10주(증거금 150만원) 이상을 청약한 모든 투자자에게 같은 물량을 나눠주는 균등 방식으로 배정한다. 균등배정은 대부분 1~2주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미래에셋(0.27주)은 1주도 못 받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엘지엔솔의 공모금액은 12조7500억원으로 국내 기업공개 사상 최대 규모다. 전날 우리사주 청약에서 4.1%(34만5482주)의 실권이 발생해 일반투자자의 배정 몫은 애초 공모주식의 25%인 1062만5천주에서 1097만482주(3조2911억원)로 늘어났다.

 

이달 들어 엘지엔솔 청약을 받는 증권사들의 신규 계좌개설이 지난해 대비 2∼3배 넘게 늘어나 공모 흥행을 예고했다. 특히 균등배정이 도입되면서 1주라도 더 받기 위해 미성년 자녀 등 가족 계좌를 추가로 트는 경우가 많았다. 중복 청약이 안돼 어느 증권사에서 청약하는 게 유리할지 가늠하느라 막판까지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이에 따라 실시간 경쟁률을 중계하는 유튜브에는 동시 접속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증권사들이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인 엘지엔솔의 상장 후 적정 시총을 100조원 안팎으로 전망한 것도 청약 열풍을 부추겼다. 공모가(30만원) 기준 시가총액(70조2천억원)에 견줘 43% 정도 주가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상장 초기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이 공모주(14.7%) 뿐인데다 기관투자자가 일정기간(15일~6개월)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확약비율이 77.4%에 달해 수급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코스피 시총의 3%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는 엘지엔솔의 상장은 가뜩이나 위축된 시장 전반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상장 직후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한 종목에 쏠리면 같은 업종이나 시총 상위종목들의 수급에 좋지 않은 영향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에도 크래프톤 등 대규모 기업의 상장이 이뤄진 8월부터 게임업종 주가가 약세를 보였고 코스피도 본격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코스피200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등에 엘지엔솔이 편입되는 2~3월에는 이러한 수급의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엘지엔솔이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모기업의 소수주주가 피해를 보는 대표 사례인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도 증시 안팎에 숙제로 던져졌다. 한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