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합류 조건 아닌 공천으로 꼬투리

날 구태 정치인 몰아” 노골적 불쾌감

본전도 못 찾은 윤석열- 홍준표 회동

당 내 원팀 필요성도 약해지는 기류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홍준표 의원이 지난해 10월 15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1대1 맞수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중앙선대위 선거 캠프 참여 합의가 무산된 점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선대위 불참을 공식화했다. ‘원팀’ 구성의 기대를 모았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홍 의원의 회동이 공천 논란으로 얼룩지며 불협화음만 가중된 모양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4차례 글을 올리며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그는 “두 시간 반 동안의 화기애애한 만찬이었다. 공천 추천 문제는 막바지 가서 1분도 소요되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튿날 느닷없이 수하들이 나서서 잠깐 제안했던 합류 조건도 아닌 공천 추천 문제를 꼬투리 잡아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공격한다. 모함정치를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 만찬 회동에서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의 전략 공천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홍 의원은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는 “대구 이진훈 후보야 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재형 원장이 어찌 내 사람이냐”며 “대선에 도움 될 것이라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한 공천 추천을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둔갑시켰다”고 했고, “그 외 대선 전략 논의는 왜 공개하지 못하냐”며 역공 태세를 취하기도 했다.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도 했다.

 

다만 당 내에선 홍 의원과의 ‘원팀’ 필요성이 우선순위에서는 밀리는 기류다.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자신감도 붙은데다 홍 의원을 지지했던 2030 남성의 표심이 윤 후보 쪽으로 어느 정도 옮겨왔다는 판단에서다.

 

선대본부의 한 관계자는 “홍 의원의 합류 여부가 앞으로 주요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나치게 원팀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며 “어느 특정인에게 의존해서 그 사람에게 도움을 받겠다는 이런 생각은 애초에 안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

 

홍준표 “윤석열 캠프 합류 일방적으로 파기…가증스럽다”

“문제 본질은 국정운영 능력 보완과 처가 비리 엄단 요구

 공천 추천 꼬투리… 윤핵관 앞세워 날 구태 정치인 몰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비엔비(BNB)타워에서 열린 제이피(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중앙선대위 선거 캠프 참여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된 점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제의 본질은 국정운영 능력 보완 요청과 처가 비리 엄단 요구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비난할 수 없으니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고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석열 대선 후보와 만찬 회동에서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전날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홍 의원은 “누구나 공천에 대한 의견 제시는 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다루어지면 되는 것인데 그걸 꼬투리 삼아 후보의 심기 경호에 나선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선거를 어떻게 할 거냐”고 했다. 또 윤 후보를 겨냥해 “자신을 위해 사전 의논 없이 공천 추천을 해 주었는데 그걸 도리어 날 비난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데 이용당하는 사람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불편한 진실은 회피한다고 덮히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과 당원들은 바보가 아니다”고 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