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시 문재인 정권 적폐수사”  윤석열에 사과 요구

“정치보복 공언하는 후보는 헌정사상 처음…국민 모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문재인 정권의 적폐를 수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국민들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나타내며 사과를 요구한 것과 발을 맞춘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보복 공언하는 대선후보는 헌정사상 처음”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 후보는 “지금은 정치보복 아닌 위기극복 경제회복에 주력할 때”라며 “국민께 사과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지도자의 무능과 사감은 국민에겐 죄악”이라며 “보복과 분열이 아니라 위기극복과 민생경제 살리기에 힘 모을 때”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에는 무능한 복수자가 아니라, 위기에 강한 통합대통령,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검찰책임자로서 눈감았던 적폐가 있다는 의미든, 없는 적폐 조작하겠다는 뜻이든 모두 심각한 문제이고 국민모독”이라고 덧붙였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4년 중임제 개헌…임기내 전국민 100만원 기본소득"

선대위, 10대 공약 발표…청년 기본대출·기본저축 등도 포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1일 주요 대선 공약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한 개헌과 임기내 연 100만원의 전 국민 기본소득 지급 추진 등을 내걸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이같은 내용의 '10대 공약'을 중앙선관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10대 공약 가운데 '민주사회를 위한 정치와 사법개혁'이라는 주제로 "생명권 등 새로운 기본권 명문화와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을 추진하고 일하는 국회,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수사 과정에서 국민의 인권보호를 강화하고 국민 중심의 재판·법률 조력 서비스를 실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후보가 4년 중임제 개헌을 공식적인 대선 공약으로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이 후보는 그간 4년 중임제에 찬성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권력구조 개헌은 어렵다며 합의 가능한 이슈부터 점진적으로 개헌하자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 밖에도 선대위는 '경제적 기본권 보장과 청년기회국가 건설'을 주제로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의 공론화를 거쳐 국민 의사를 수렴, 연 25만원으로 시작해 임기 내 연 100만원으로 확대하는 전 국민 보편기본소득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2030 세대 청년부터 최대 1천만원을 저리로 대출해 주는 기본대출과 예금 금리보다 높은 기본저축을 도입하고, 다양한 유형의 기본주택 14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생애 최초 주택을 구입하는 청년에게는 신규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하겠다고 했다.

 

'신경제, 세계 5강의 종합국력 달성'을 주제로 하는 경제 공약으로는 산업혁신을 통한 수출 1조 달러,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과 에너지 고속도로 등 인프라 구축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의 완전극복 및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 메가시티 및 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이 포함된 균형발전 추진, 스마트 강군 건설과 실용외교 등도 주요 공약에 포함됐다.

 

한국노총 지지 얻은 이재명, 140만 ‘조직표 결집’ 사활

 “친노동 행보가 반기업 행보로 이어지진 않을 것”

  대한약사회 · 식품위생단체연합 등 5곳과도 정책협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노동 정책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한국노총과 정책협약을 맺으며 “13살 소년공이 긴 고개를 넘고 높은 산을 넘어서 드디어 노동존중 세상을 만드는 초입까지 왔다”며 자신의 노동자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을 시작으로 조직표 결집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빌딩에서 열린 노동정책협약식에 참석해 “노동은 세상의 중심이고, 역사발전의 중심”이라며 “노동존중 세상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것이지만, 현실에선 그러지 못하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의 친노동 행보가 반기업 행보로 이어지진 않을 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제가 노동자 출신이고 노동존중 사회를 주장하다 보니까 일부에서 반기업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며 “친노동이 친경제이고 친기업이다. 노동자가 살아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고 말했다. 노동자와 기업가가 대립하지 않는 경제구조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이 후보를 공식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한국노총은 협약 이행의 전제조건인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 조직적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한국노총의 조직적 결정은 2500만명의 전체 노동자 선택과 다르지 않다”며 힘을 보탰다. 이 후보와 한국노총은 이날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프리랜서, 소상공인 등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 △사각지대에 방치된 취약계층 노동자 보호와 조직화를 위한 플랫폼노동공제회, 노동회의소 제도 도입 △주 4일제 또는 주 35시간제를 선도적으로 실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등 12개 정책과제를 추진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대한약사회·식품위생단체연합 등 5개 직능단체와 연쇄 간담회를 열고 정책협약을 맺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 관계자는 “정책협약은 해당 직능단체의 조직표와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디지털 성범죄, 남녀대립 아닌 인권문제로 접근을”

“‘피해자=여성’ 선입견에 남녀갈등 접근도…피해자 30% 남성”

“여성 일상적 불안, 남성과 완전히 달라…다른 현실 인지 중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남녀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마포구 민주당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회에 참석해 “여성들이 가지는 불안감과 남성들이 인지하는 불안감은 완전 다르다. 여성의 안심 귀가길 지원사업, 어두운 골목길에 가로등을 많이 설치하는 사업 등에 대해 남성 일부나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며 “현실에 대한 인지가 중요하고 상대가 큰 고통을 입는 사실을 규범화하고 알려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2030 여성들이 불안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다만 이 문제를 남녀 대립적 문제로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통계적으로 보면 디지털 성범죄는 일반적 인식과 다르게 남성 피해자가 상당히 많다. 피해자의 30%가 남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라고 하면 여성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고, 그 오해 때문에 일부에서 남녀 간의 갈등 사안처럼 접근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며 “인권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소중한 것이고, 인간의 내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성 착취물 문제는 방치하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가 나타나는 등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는 2030 여성들의 표심을 끌어들이면서도 ‘이대남(20대 남성)’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는 엔(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의 박지현씨와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박씨는 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디지털 성범죄 근절 특별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이 후보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국제공조수사가 더 원활해져야 한다는 박씨의 제안에는 “정부기관이 여기에 역량 투입을 잘 안 하는 판단을 바꿔야 하고, 수사 역량을 보강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가책임을 강화해서 성 착취물 유통을 원천 봉쇄하고, 발각되면 엄청난 제재를 가하고, 강도·절도 사건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중범죄임을 인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이낙연, 선대위 기강 잡고 친문·호남 결집…“겸허한 사과 필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이재명 대선후보 선대위 사령탑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기강 잡기’에 나섰다.이 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운 선거전략이 친문·호남 부동층 결집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이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과잉의전 사건 해명 과정에서 제보자를 공격하거나 “나도 아플 때 비서가 약을 사다 준다”는 등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으로 일을 키워선 안 된다는 취지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총괄선대위원장이 한 말을 무겁게 받아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개혁 보수층, 친문 유권자들,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 등 총 3개 그룹에 동시다발적으로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가 김종인·이상돈·윤여준 등 개혁보수 성향의 원로들을 잇따라 만나며 ‘국민통합’ 행보를 했다면, 전날 한국노총의 이 후보 지지 선언이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우 본부장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데 이 후보에게 마음이 열려 있지 않은 분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이 총괄선대위원장이 담당해주시는 것”이라며 “앞으로 추가적으로 과거 친문 진영이라고 불렸던 분들의 연쇄 활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괄선대위원장과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총리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우 본부장은 “과거 대선에서도 김대중 후보, 문재인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실제 득표율이 높았고, 지금 점검해보면 이 후보 지지율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이제 이 총괄선대위원장과 후보의 후속 노력으로 지금보다 (호남이) 더 마음을 열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도 곧 찾아뵐 계획인데 (정 전 총리는) 전북에서 주되게 선거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전달받았다”고 했다. 이어 “후보가 이쪽 지역으로 갈 때는 정 전 대표나 이 총괄선대위원장 두 분은 다른 지역으로 해서 전방위로 (선거운동을) 하는 방식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하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