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대선후보 ‘사회분야’ TV토론
이 “페미니즘 뭐냐” 묻자…윤 “휴머니즘의 하나라 생각”
심상정 “여성정책 코멘트할 사람 이준석밖에 없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일 주관한 대선 후보 3차 ‘사회 분야’ 티브이(TV) 토론에서는 성평등 이슈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과 유세 발언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맹공이 이어졌다.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열린 이날 토론에서 이재명·심상정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페미니즘, 성인지 예산 등과 관련한 질문을 잇따라 던졌다. 과거 윤 후보는 저출생 문제에 대해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더라”(2021년 8월2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대상 강연)고 했다. 이 후보는 이를 언급하며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은 뭐고 ‘남녀 교제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은 여전히 하는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가 “저는 페미니즘이라는 것은 휴머니즘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이 후보는 “페미니즘을 정리하면 여성의 성차별,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차별과 불평등을 시정해나가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심 후보도 “페미니즘이 휴머니즘의 일부라는 놀라운 말씀을 했다”고 거들었다.
윤 후보에게 ‘구조적 성차별’에 질문도 이어졌지만, 답변은 이제까지 반복된 내용과 같았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지난달 7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여전히 개인적인 문제라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전혀 없다고야 할 수 있겠냐”라며 한 발 물러선 자세를 보이면서도 “양성평등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할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지난달 27일 윤 후보가 경북 포항 유세 현장에서 “성인지 예산 30조 일부만 떼어내도 핵 위협 막아낼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선 이·심 후보가 공통으로 지적했다. ‘성인지 예산 수십조 설’은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근거로 쓰인 대표적인 가짜뉴스 가운데 하나다. 이 후보는 “성인지 예산 가운데 어떤 걸 삭감해서 국방비에 쓸 수 있는지”라고 윤 후보를 향해 물었다. 심 후보도 “여성은 화장실 이용할 때 남성보다 1.5배 시간이 드는 데 남녀 모두 10개씩 만들면 차별이다. 성인지 측면에서 (이런)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예산이 성인지 예산”이라고 윤 후보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 차원으로 만들어놓은 그런 예산”이라고 말하며 “지출 구조조정을 하자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성인지 예산은 여성을 위해 별도로 편성·집행하는 예산이 아니다. 따라서 지출 구조조정의 대상에는 포함할 수 없다. 심 후보는 “(윤 후보) 곁에 여성 정책을 코멘트해주는 사람이 없나 보다”라며 “이준석 대표밖에 없나”라고 물었다. 또 “청년 남녀를 갈라치기 해 표 얻어보자는 생각이 아니면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가 청년 공약에 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처음으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주도권 토론에 앞서 “민주당 광역단체장들이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르고 당에도 피해호소인이란 말로 2차 가해에 참여한 분들이 있다. 그 책임을 끝까지 지지도 않고 (재보궐선거에서 후보를) 공천한 점에 대해 많은 분들이 상처입고 그에 대해 질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2차 가해자가 일하고 있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심 후보는 “2차 가해자가 선대위에서 일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관계를 파악했는지 얘기해달라”고 이 후보에게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선대위에 최하 2천명인데 찾기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심 후보는 지난달 3일 첫 티브이 토론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하며 이 후보에게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그래야 한다. 나중에 알려달라”고 답한 바 있다. 이정연 서영지 심우삼 기자
“주가조작” “집권연장 재앙”…이-윤 TV토론 마무리도 ‘살벌한’ 저격
선관위 대선후보 ‘사회분야’ TV토론
토론회 마무리 발언서 이-윤, 끝끝내 얼굴붉혀
심상정 “10% 지지를”…안철수 “도덕성·능력 후보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일 열린 ‘사회분야’ 대선후보 티브이(TV)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부정부패와 주가 조작하는 후보는 안 된다”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했다. 윤 후보도 “후안무치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이 집권연장을 한다는 것은 재앙”이라고 응수했다. 복지 정책과 재원 조달 방안, 인구 절벽대응 방안, 여성정책 등 사회 분야의 다양한 정책을 겨루는 이날 토론회에서 양강 후보들은 토론회 말미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가 서로를 향한 날선 비판의 말들을 쏟아내며 대선 전 마지막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방송>(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3차 법정 방송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조금 전에 보셨지 않나. 당연히 (대장동) 특검을 해야 한다. 책임은 대통령이 돼도 져야 한다. (윤 후보가) 동의하지 않는 것 보셨지 않나. 이것으로 분명히 결론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윤 후보를 겨냥했다. 특검을 하자는 데 동의하느냐고 다섯번이나 물었지만, 윤 후보가 이에 대해 즉답을 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어 “정치는 상대방의 발목 잡고 음해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누가 더 열심히 일하는가, 실적을 갖고 경쟁하고 검증받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통합정부가 반드시 필요하고 더 나쁜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가 꼭 필요하다”며 “이번에 정치를 교체해서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개헌과 입법을 통해 통합정부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모든 정치 세력들이, 여기 계신 안철수 후보, 심상정 후보가 다 참여해서 진정한 국민내각을 만들고 잘 사는 나라를 꼭 만들고 싶다”고 정치교체를 거듭 강조했다.
윤 후보도 마지막 발언에서 이 후보를 저격했다. “국민 여러분 보셨나”로 발언을 시작한 윤 후보는 “저희가(국민의힘은) 작년 9월부터 특검을 하자, 우리도 할 게 있으면 받자고 했는데 지금까지 다수당이 이걸 채택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선거를 일주일 남겨놓고 또 특검하자고 한다”며 이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이런 후안무치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이 집권연장을 한다는 것은 재앙”이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라고 26년간 부패와 싸워온 저를 국민이 이 자리에 불러준 것이다. 제가 확실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또한 “이번 대선은 위대한 국민의 상식과 부정부패 무도세력과의 대결”이라며 “3월9일 국민 승리의 날로 상식이 회복되는 날로 만들어달라”고 막판 결집을 호소했다.
2일 밤 서울 영등포구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 후보 사회 분야 토론회에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기념 촬영을 위해 손을 잡고 있다.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가 서로를 향한 날선 견제구로 토론회를 마무리한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설명하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심 후보는 “제 지지율이 지난 대선 절반인 3% 수준”이라며 “솔직히 지지율 3배 더 받아 10% 넘기고 싶다”며 “무엇보다 기득권 양당 정치를 시민의 삶을 지키는 다당제 정치로 바꾸고 싶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많은 힘없는 비주류 시민들의 목소리가 주류가 되는 시대를 보고 싶기 때문”이라며 “특고(특수형태근로종사자)·플랫폼 노동자 권리를 3배는 늘릴 수 있기 때문, 육아 독박을 3배를 줄일 수 있고, 주4일제 복지 국가로,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3배로 빨리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 누가 미워서가 아니고 나 자신의 삶을 위해서 투표해 주시기 바란다”며 “양당에 표를 주면 양당 독점정치만 지속된다. 다당제 책임 연정으로 가기 위해서는 소수당 심상정에게 표를 주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대통령선거는 우리가 5년 후 어떤 대한민국에 살 건지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대통령은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도덕성, 둘째는 능력이다. 저 안철수를 선택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대통령과 가족이 도덕적이어야 청와대가 깨끗하고 공직사회가 투명하고, 또 사회가 공정하게 된다”며 “대통령이 될 사람은 경제에 대해 제대로 잘 파악하고 있고 미래 먹거리와 미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과학기술의 흐름에 대해 기본적인 상식과 소양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방역이나 교육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이나 글로벌 감각, 국군통수권자로서의 군 복무 경험까지도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이런 모든 걸 갖춘 후보”라며 양당 후보와의 차별성을 내세웠다. 장나래 곽진산 기자
이-윤 또 ‘대장동 진흙탕 공방’…“누가 몸통?” vs “거짓말 달인”
선관위 대선후보 ‘사회분야’ TV토론
윤, 주도권 토론서 의혹 거듭제기…이 “특검하자” 맞받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 사진)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 한번 보십시오. 누가 진짜 (대장동 사건) 몸통인지.”(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거짓말의 워낙 달인이시다보니 못하는 말씀이 없으신데.”(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일 주관한 대선 후보 마지막 티브이 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또 ‘대장동 의혹’을 소재로 진흙탕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는 복지정책과 인구절벽 대응책 등을 포괄한 ‘사회 분야’였으나, 윤 후보가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에 거듭 ‘대장동 의혹’을 제기하면서 두 사람은 신경질적인 말싸움을 벌이며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주도권 토론 시간에 “대장동 사건을 시장으로서 설계하고 이 후보가 승인했음에도 검찰은 수사를 덮었다”며 “이런 후보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노동 가치, 나라 미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국민을 좀 우습게, 가볍게 보는 처사”라고 이 후보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이 후보가 “몇 번째 우려먹는 것이냐. 국민 삶 놓고 이러시는 것 이해가 안 간다”며 “대선이 끝나더라도 특검하자는 데 동의해주시고, 거기서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지자는 데에 동의하시냐”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쳐다보며 “이거 보세요”라고 두 차례 말한 뒤 “대선이 국민학교 애들 반장선거냐. 정확하게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덮었지 않았느냐”라고 응수하자 이 후보는 계속 “그래서 특검하자는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말한 뒤 “왜 동의를 안 하시냐. 특검해야죠?”라고 되물었다. 윤 후보는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죠”라고 했지만 ‘대통령이 돼도 책임 지겠다’는 답은 하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 후보는 “윤석열은 내 카드 하나면 죽는다. 바로 구속되면 죽는다”는 김만배 녹취록 내용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돈 많이 받았다고 말한 것은 인용을 안 하고 저에 대해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그렇게 근거를 드냐. 검사를 그렇게 해오셨냐”라고 하자, 윤 후보는 “제가 중앙지검장할 때 법관들 수사를 많이 해서 혹시나 법원에 가게 되면 죽는다는 이야기라고 이미 언론에 다 나오지 않았느냐”라며 “국민들이 다 알고 있고 검찰에서 사건 덮어서 여기까지 오셨으면 좀 부끄러워하실 줄 알아야지, 국민한테 이게 뭡니까”라고 호통을 쳤다.
공방은 이 후보가 “국민 여러분, 한번 보십시오. 누가 진짜 몸통인지”라고 언급한 뒤, 윤 후보가 “거짓말의 워낙 달인이시다 보니까 못하는 말씀이 없으시다”라고 반박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한 질문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질문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는 정신병원 입원 권한을 전문가위원회로 넘기겠다는 안 후보의 공약을 거론하며 “이 후보가 형님 이재선씨나 자신을 공격하는 김아무개씨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한 현안과 관련해서 (공약) 말씀하신 것 아니냐”라고 질문한 것이다. 이 후보는 발언권이 없었지만 즉시 끼어들어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냐. (형님 강제입원은) 경찰이 한 거다. 경찰이 시장이 시킨 걸 하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질문을 받은 안 후보는 “수사권이 없어서 (이 후보 형님과 관련된 사실관계는) 모른다. 이런 문제는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공약을 냈다”고 답했다. 김미나 곽진산 기자
“대장동 특검, 동의하십니까?” 다섯 번 외친 이재명
윤석열 즉답 안하다 토론회 끝난 뒤에야 “특검 좋다”
“동의하십니까?” “동의하십니까?” “동의하십니까?” “동의하십니까?” “동의하십니까?”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 후보 마지막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다섯차례 연달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장동 특검 수용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윤 후보가 대장동 개발 의혹 관련 각종 언론보도를 공소장 읽듯 2분여 동안 길게 인용하며 이 후보 책임을 묻자, 이 후보가 ‘그럼 대선 뒤 특검을 하자’며 이에 대한 동의를 물은 것이다.
이 후보는 윤 후보의 언론보도 인용이 끝나자 “벌써 몇 번째 울궈(우려)먹는지 모르겠다. 대선 끝나고 특검하자고 동의해 주시고, 문제가 드러나면 당선돼도 책임지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갑자기 “이거 보세요!”라며 언성을 높였다. 윤 후보는 “대선이 국민 반장 선거냐. 검찰이 수사 안 하고 덮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에 지지 않고 “특검하자, 동의하십니까?”라고 계속 물었다. 윤 후보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특검 수사에 동의한다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후보가 “대답을 안 한다”고 다그치자,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다소 애매모호한 답변을 했다. 특검에 동의한다는 명시적 답변은 끝내 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9월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지자 국민의힘은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는 백드롭을 회의장에 걸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6일에도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대장동 게이트 수사를 위한 특검을 촉구한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특검 도입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특검 추천 방식과 수사 대상 등을 두고 시각 차이를 보였다. 특히 수사 대상의 경우 이 후보뿐만 아니라 윤 후보 관련 의혹도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 최종결재권자였고, 측근인 정진상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대장동 개발 의혹 핵심 피고인들과 연루 의혹 등이 드러났다. 윤 후보 역시 대장동 사업 관련 불법 대출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누나가 윤 후보 부친의 집을 사주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
윤 후보의 특검 수용 답변은 토론회가 끝난 뒤 카메라 밖에서 나왔다. 윤 후보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아까 이재명 후보가 특검 이야기 하길래 너무 어이가 없어서…. 지난 9월부터 우리가 계속 주장해 온 건데, 이걸 민주당에서 다수 의석을 갖고 눌렀다. 무조건 해야 된다고 본다. 어떤 형식이든 수사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특검 좋다”고 했다. 이어 “제가 당선이 돼 나중에 취임을 한다고 해도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러니까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일체를 엄정하게 수사 해야 한다”고 했다. 김남일 기자
이재명 “민주당 권력형 성범죄·2차 가해, 죄송하다” 첫 사과
심상정 “안희정 성폭력 2차 가해자 조처” 요구엔 “문자 달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열린 대선 후보 티브이(TV) 토론에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권력형 성범죄 및 2차 가해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사회분야’ 토론에서 “민주당 광역단체장들이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르고 당에도 피해 호소인이란 말로 2차 가해에 참여한 분들이 있다. 그 책임을 끝까지 지지도 않고 (재보궐 선거에서 후보를) 공천한 점에 대해 많은 분들이 상처입고 그에 대해 질타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주도권 토론에 앞서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 시작하겠다. 국민들의 회초리의 무서움을 알고 이런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첫 토론에서 안희정씨 성폭력 2차 가해자가 (이 후보의) 선본(선대위)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다. 사실관계 조처를 했나”라고 묻자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는지 몰라서…”라고 했다.
그는 이어 “누군지 알아야 찾아볼텐데, 선대위에 최하 2000명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찾기는 어려운 것을 이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심 후보는 “(피해자인) 김지은씨의 말씀을 전달해드렸는데, 공중파에서 국민들 앞에서 확인해보고 조치하겠다고 약속했으면 피해자한테라도 확인해보는 절차라도 거치시는 그런 정성은 있어야 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찾아보겠다”며 “전화나 문자를 달라”고 했다.
앞서 심 후보는 지난달 3일 첫 티브이 토론에서 ‘김지은씨의 2차 가해자가 선대위에서 일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해 결과를 알리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이 후보는 “그래야 한다. 나중에 알려달라”고 답한 바 있다. 서영지 심우삼 기자
안철수 철강생산 탄소배출 저감방안 묻자…윤석열 “설명 좀” 부탁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사회분야’ TV토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옆을 지나가고 있다.
2일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사회 분야’ 3차 대선 후보 법정 티브이(TV) 토론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철강 생산할 때 배출되는 탄소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안 후보께서 잘 아시면 저와 시청자분들께 좀 설명을 해주시면 안되겠냐”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한 질문에 대한 답변의 일부였다.
탄소중립 방안과 관련해 안 후보는 이날 윤 후보에게 “철강 생산할 때 탄소가 굉장히 많이 배출된다. 그건 어떤 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할까”라고 묻자 윤 후보는 “철강 생산할 때도 주로 석탄이라든가 코크스 같은 것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많이 생산이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공학적인 프로세스는 잘 모르겠다. 안 후보께서 잘 아시면 저와 시청자분들께 좀 설명해 주시면 안 되겠느냐”고 부탁하고 넘어갔다.
이어 안 후보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산업 중에 하나가 바로 철강 산업이다”라고 말하자 윤 후보는 “탄소를 포집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철강 생산 과정에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처리하는 방식의 탄소 감축이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현재 탄소 포집은 실제 적용되지 않고 있고, 철강 부분에서는 환원제로 석탄을 가공해 만든 탄소인 코크스 대신 대신 수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 자체를 발생시키지 않는 수소환원제철을 주요 온실가스 감축 수단을 보고 연구개발 중이다.
안 후보는 “그건 잘못 알고 계신 것이다. 그런 포집 기술들이 아직 그렇게 완성이 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탄소 중립을 이룰 수 없다. 지금 수소 환원 방식을 개발하고는 있다.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해야 할 것인지 묻기 위해 물었다”고 지적했다.
수소 환원 방식은 용광로에 석탄을 가열해 만든 일산화탄소로 쇳물을 생산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수소를 이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부산물로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이 발생해 탄소 배출이 없어 세계 철강업계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김정수 기자
기본소득 논쟁…윤석열 "국힘 정책은 달라" 이재명 "사과면 사과지"
이재명 "국힘 정강정책 1조1항이 기본소득인 것 아느냐" 윤석열 "기본소득과 다르다"
방송토론 참석한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일 기본소득과 이를 위한 재원 마련을 두고 논쟁했다.
윤 후보는 이날 중앙선관위 주관 3차 TV토론에서 "기본소득 같은 보편복지를 현금으로 하게 되면 1년에 1백만원만 해도 50조 들어간다. 이것을 '탄소세다, 국토보유세다' 이러면서 증세를 하면 결국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성장에 지장을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장과 복지가 지속가능한 선순환을 기대하기 참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는 기본소득 비판을 자주 하는데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항에 기본소득을 한다고 들어있는 것을 아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말한 기본소득과 다르다"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사과'라고 하면 '사과'이지 '내가 말한 사과와 다르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강령은 10대 기본정책 중 1번인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나라'의 세부 정책으로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주당 "윤석열, 원고 보며 네거티브만" 국힘당 "이재명, 비아냥대며 무례"
민주 · 국힘, 마지막 토론 놓고 상대 비판하며 자평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일 대선후보 마지막 TV 토론인 중앙선관위 주관 3차 TV토론을 총평하면서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데 몰두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가 네거티브로 일관했다"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이 후보는 기본적 감정 처리(조절)도 안 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찬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후보는 토론 내내 다른 후보들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답변만 내놓으며 준비되지 못한 후보임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지막 주도권 토론을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으로 일관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 토론까지 국민의 삶은 안중에 없었다"면서 "5번 토론 내내 주제와 상관없이 대장동 네거티브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나마도 고개를 떨군 채 준비해온 원고만 줄줄 읽었다"고 조소했다.
특히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 "당선 후에도 특검을 통해 모든 의혹을 명백히 밝히고 책임지자는 이 후보의 제안은 끝까지 거부했다. 특검을 거부한 자가 범인"이라면서 윤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고통받는 서민, 장애인,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공감하고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을 꼼꼼히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후보는 마지막 토론까지 상대 후보를 다그치듯 하고 비아냥대며 무례하게 임하는 등 기본적 감정 처리도 안 되는 자세로 임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윤 후보가 이 후보의 주된 공약인 기본소득의 예산 마련 관련 질의를 할 때는 동문서답을 해 놓고 윤 후보가 대답할 때는 '포인트가 맞지 않는다'고 하거나 '그렇다는 거냐, 아니냐' 식의 답변을 요구한 것은 아주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이 후보는 현금성 퍼주기 복지를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재원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증세는 필요 없다'며 토론에서 공언했다.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해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신설을 공언한 바 있으면서 토론에서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하며 불리한 답변은 피해갔다"고 비난했다.
윤 후보에 대해서는 "성장과 복지를 동시에 고려하며 향후 5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능력을 갖춘 적임자는 윤 후보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추켜세웠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심 후보는 솔직했다. 누구나 복지를 말하지만 증세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무책임한 후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공약가계부를 제출한 성실한 후보"라고 자부했다.
정의당은 별도 서면 브리핑에서 "사회자가 공정성을 지키지 않고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편파적인 토론을 진행했다"면서 "토론을 주관한 KBS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강한 유감을 표하며, 공식적인 사과와 해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자정까지 별도의 논평이나 브리핑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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