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현재 판세 초초박빙”…전 지역 비상체제 전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3·1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 서울집중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을 1주일 앞둔 2일 “국민통합 가치 연대가 가시화되고 있고 인물 구도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현재 판세를 “초초박빙의 흐름”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결렬 영향이 잦아들면서 막판으로 갈수록 후보 개인의 역량 평가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특히 “여성과 수도권, 2030 중도층에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여론의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
강훈식 민주당 선거전략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여론조사 경향성은 오차범위 내에서 초초박빙”이라며 “이제는 누가 더 투표장에 많이 가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부동층이 어느 정도 표심을 결정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막판 결집 정도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는 여성과 수도권, 20대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어본 결과, 윤 후보가 46.3% 이 후보가 43.1%의 지지를 얻었다. 이 후보는 서울에서 42.4%, 20대에서 36.3%, 여성층에서 43.1%의 지지를 얻어 같은 기관의 한달 전 조사와 비교해 각각 4.6%포인트, 9.4%포인트, 3.9%포인트가 올랐다.
한국갤럽의 2월4주차 조사에서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서울에서 32%, 여성층에서 38%, 20대에서 28%를 나타내 2주 전 조사 때보다 각각 4~5%포인트가 올랐다. 강병원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의 유세를 보면 정치보복성 언어에다 색깔론까지 보이고 있는 반면 이 후보는 일관되게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메시지를 내보이고 있다”며 “그런 점이 티브이(TV) 토론에서 보여줬던 윤 후보의 준비되지 않은 모습과 결부되면서 부동층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전히 높은 정권교체론이다. 리얼미터의 이번 조사에서 ‘야권에 의한 정권교체'를 원하는 이는 52.9%였다. 지난달 초 조사(51.0%) 때보다 1.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2월4주(2월21∼23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에서도 이번 대선에 대한 인식은 ‘정권 심판론’이 49%였다.(인용된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민주당은 강고한 정권교체 여론을 후보의 자질론·인물론으로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정책 대안으로 특장점을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강 본부장은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바이어스가 사라지고 인물 대결이 남았다”며 “윤 후보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하지 않고 부정적인 단어만 쓰는 반면에 이 후보는 미래와 희망을 계속 얘기한다면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는 미래와 희망에다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선대위 총무본부장도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사전투표 직전까지 가면 항상 심판적 투표에서 미래 비전 투표로 전환이 됐다”며 “앞으로도 네거티브가 아니라 포지티브한 정책으로 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중요해진 평화와 진보의 가치를 좀 더 짚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탈층 복원 등 지지층 결집을 위한 총동원령을 내렸다. 전 지역 선대위를 비상 체제로 전환하고 지역위원장이 사실상 24시간 사무실에 상주하며 바닥 민심 호소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친문 부동층과 일부 진보 부동층은 흡수가 되고 있는 과정이지만 중도 부동층 가운데 서울에 있는 30~40대 전업주부층에서 우리가 약하다”며 “아직 확 넘어오는 느낌은 아니어서 긴장하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심우삼 기자
이재명, 우크라이나 대사와 화상면담 “대통령·국민들께 지지와 격려”
”초보 정치인” 실언 만회 나선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서울 명동에서 집중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와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강력히 규탄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포노마렌코 대사와 한 화상면담에서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고 영토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이하 모든 우크라이나 분들께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고 밝혔다고 이소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이 전했다. 이 후보는 또 “국제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대한민국 정부의 참여가 약속됐지만, 차기 이재명 정부에서도 평화를 위해, 그리고 러시아군의 조속한 철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화상면담은 전날 포노마렌코 대사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상황의 긴박성을 고려해 면담이 바로 성사됐다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5일 티브이(TV)토론에서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하면서도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나토가 가입을 해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는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이 후보로서는 우크라이나 대사에게 지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실언을 만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오늘 계획돼 있는 개인적인 토론보다 중요한 것은 인류의 평화 인권이라고 생각한다”며 “우크라이나 또한 빠른 시일 내에 평화와 자유를 이룩하길 바란다.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도 “우크라이나는 한국 정부가 지지를 표명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개인적인 이 후보의 스탠스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날 화상면담에서 러시아의 유치원, 병원, 주택 등 민간인에 대한 공격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달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러시아의 침공은 군사적으로,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국제사회가 관심을 기울이고 대처해주어야 하며, 전쟁범죄와 범죄자에 대해서는 국제법을 통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동참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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