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정책을 집중 조명한 특집기사 보도

이재명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삶 살지 않도록"

타임 “코로나 단호한 대처로 명성 얻어”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인터뷰 기사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소개했다. <타임>은 3일(현지시각) '자신의 어린 시절이 조국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 한국의 대선후보'라는 제목으로 이재명 후보와의 단독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경쟁상대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관련 기사는 없다. <타임>은 윤 후보에 대해선 "후보가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라고 설명했다.

 

<타임>은 이재명 후보를 두고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냈고, 타협 없는 코로나19 방역을 펼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이 매체는 이 후보를 보편적 기본소득(UBI·universal basic income)을 옹호하는 후보라고 설명하며 "그가 당선되면 불평등이 급증하는 이 시기에 한국은 UBI를 채택하는 유일한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기사에 따르면,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만24세 이상 시민에게 분기당 25만 원을 주는 '청년 배당'을 실시해 큰 호응을 얻었고, 2018년 경기지사에 취임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했다고 소개했다.

 

"이재명의 성장 스토리, 한국 역사와 닮아"

 

<타임>은 이재명 후보의 가난했던 성장기를 집중조명했다. '가난한 농가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나 초등학교에 다니기 위해 매일 왕복 10마일을 걸었고, 집에 와서는 쟁기질을 했다'고 설명했다. '종이나 크레파스를 살 돈이 없어 반 친구들이 미술 대회에 나갈 때 학교 화장실을 청소해야 했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10대 초반에 학교를 그만두고 나이를 속여 공장에서 일하다가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례, 프레스 기계에 눌려 장애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을 정도의 부상을 입은 경험 등을 보도했다. <타임>은 "이 후보가 어린 시절 겪었던 고통은 지금도 ​​한국 사회를 괴롭히는 사회적 불의에 대해 그가 눈을 뜨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는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모든 게 내 잘못이고 내 책임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대학생이 되면서 그것이 사실은 구조적인 사회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삶을 살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라고 말했다.

 

<타임>은 "여러 면에서 이 후보의 자수성가 이야기는 한국 역사와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라며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많은 국민이 사라졌음에도 한국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며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본거지가 됐고 최근에는 음식, 드라마, 영화, 음악을 포함한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팬덤을 끌어모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한국 문화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며, 아직도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라며 "한국이 하드파워 측면에서는 영토의 크기와 인구 등의 제약을 받지만, 소프트파워 측면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라고 밝혔다.

 

김정은에겐 "미사일 실험, 북한 발전에 도움 안 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강원도 홍천군 홍천 꽃뫼공원 앞에서 열린 '태백산맥은 이재명이다!'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타임>의 이재명 인터뷰는 이재명 개인의 성장사만 담진 않았다. 한국을 둘러싼 국제관계 이슈도 비중있게 다뤘다. 이 매체는 '한국이 국내적으로 대선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북한은 수 차례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며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부활시킨 햇볕정책을 계속 이어가기를 원한다'고 소개했다.

 

인터뷰에서 이 후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 수 차례 직접 만났음에도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 중 일부가 우리 쪽에서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답답함을 표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동안 많은 전쟁이 국익 때문이 아니라 감정적인 이유로 발발했다"라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필요한 자극을 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냐'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는 "미사일 실험을 하면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뿐이고, 북한의 발전에도 이롭지 않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한중관계 강화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확장해야 한다"라며 "다만 필요할 때는 우리의 입장을 확고하게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임>은 이재명 후보가 국방 전략에 변화를 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작업을 계속 이어가려는 계획이며 재래식 잠수함보다 뛰어난 핵잠수함 건조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역사와 경제 문제를 분리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이 매체는 이재명 후보가 이런 공약을 실행에 옮기려면 일단 대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 후보는 "세상에 대해 알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다. 이는 책을 통해서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통해서 알 수도 있다"라며 "그러나 실제로 세상을 직접 살아내고, 경험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자신의 궁핍했던 어린 시절과 성남시장-경기도지사 등 행정 경험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이재명-윤석열 후보별 논란도 언급

 

<타임>은 인터뷰를 거절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짧막한 소개도 실었다. "이재명 후보의 경쟁상대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 부패 사건을 수사한 것으로 명성을 쌓았다" "부정부패에 대항하는 이미지로 지지자를 끌어모았다"는 서술이다.

 

이 매체는 현재 한국 대선 정국을 달구고 있는 각종 의혹과 논란도 언급했다. 이재명 후보가 아들의 불법 도박으로 사과했고, 배우자 김혜경씨에 대한 과잉의전-공금횡령 의혹도 마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른바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에 연루된 3명이 죽음을 맞았다고도 언급했지만, "후보와 관련됐다는 것은 가짜뉴스"라는 이 후보 측의 반박도 함께 게재했다.

 

윤석열 후보 관련한 논란에 대해선 배우자 김건희씨의 사례 그리고 무속 논란이 언급됐다. 윤 후보가 '배우자 학력 허위 기재 의혹'에 사과했고, '배우자의 주가 조작 혐의'는 부인했다고 서술했다. 또한 무속인과 항문침술사 등이 선거운동과 연관이 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고 덧붙여놨다.

 

한편, <타임>은 지난 16대부터 19대 대선까지 당시 유력 후보였던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후보의 단독 인터뷰를 게재해 당선인 예측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