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안중근, 이시영, 이승만 등을 하나로 융합하면 전광훈” 낯뜨거운 찬사

한국 기독교 주요 교단과 단체로부터 “이단”으로 지목된 ‘정치목사’ 전광훈 목사 일행이 토론토에 와서 집회를 열고 ‘자유통일’과 ‘좌파척결’을 외쳤다.

전 목사 일행은 지난 1월25일 저녁 토론토 한인회관에서 ‘자유통일을 위한 토론토 광화문 국민대회’라는 이름으로 ‘신앙’을 내세운 극우적 막말 정치선동 집회를 3시간 가까이 열었다. 이날 참석자는 2백명 가까이 모였으나 때마침 지나간 폭풍설의 영향인지 정작 토론토 한인들은 조이플합창단원 외에는 많지 않았고, 전 목사와 동행한 10여명의 연사와 지지성도로 보이는 인원이 많았다. 전 목사 측은 “연사 30명과 전문가·박사 75명이 같이 왔다”고 밝히며 토론토의 재향군인회와 자유총연맹 대표 등이 참석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시애틀과 밴쿠버에 이어 이날 토론토 집회를 갖고 곧바로 미국 각지를 도는 이번 북미투어에 10억원을 투입한다는 말도 전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전 목사를 필두로 연단에 선 10여명의 연사들이 한결같이 “무너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 “좌파를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문재인을 구속하라, X자식 문재인을 때려잡자!” “이재명을 구속하라”고 험한 욕설을 섞어 선창했고, 전광훈 목사를 찬양하며 추켜세우는 발언을 빠뜨리지 않았다. “유관순, 안중근, 이시영, 이승만 등을 하나로 융합하면 전광훈”이라는 낯뜨거운 찬사도 나왔다.

첫 연설과 마무리 발언을 한 전광훈 목사는 “예수님의 별명인 복음은 시대적 이슈에 붙는데, 이제 자유통일에 붙어야 복음통일의 능력이 나타날 것”이라며 “제2의 광주사태와 6.25를 막기위해 자유통일 운동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를 정치목사다, 애국운동에 미친놈이라고 까부는 목사들이 많은데 내 설교를 들어봐라, 나는 선지자야”라며 “무식충만한 목사 XX들이 전광훈 집회에 가지말라고 그러는데, 너희들 나한테 죽어, 교회 붙들고 밥먹고 살지마, 야이 X자식들아 모르면 배워 이 자리에 와서 배워, 좌파 목사들 정신차려라”고 상소리를 했다. 이어 “다음에는 토론토의 목사들 장로들 성도들 다 기어나와야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는 또 “좌파는 문재인 X자식이 5년간 발광 떨어서 종전협정 평화협정에 완전 사기당하고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연방제하자는 것”이라면서 “주한미군이 떠나면 북한군이 밀고 내려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라도가 왜 좌파 빨갱이 소리를 듣느냐, 잘들어, 대한민국은 원래 전라도 사람들이 세웠다. 그런데 김대중 따라서 휴전선까지 올라갔다가 빨갱이가 된 것이다. 당신들을 빨갱이로 몰아부친 건 문재인 X자식이야”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날 유일하게 청바지와 파커차림으로 4번째 등단한 장경동 목사는 “왜 전광훈 집회에 나갔냐고 그러는데, 사실 두 세번 밖에 안나갔다. 유튜브를 보고 맨날 나온 줄 안다. 방송이 다뤘는데 발언에 흠을 잡지 못했다. 예수님이 왜 죄인하고 세리하고 밥먹고 창기와 얘기하냐, 예수님은 구원하러 왔다고 하지 않았냐, 초대하면 다 가셨다. 어디를 가든 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라며 “내가 여기 온 것은 주님 부르는 목사는 성령받은 전광훈 목사를 부를 것 같아서”라고 전 목사를 칭송하면서 동행한 이유를 길게 해명했다.

‘엄마부대’로 소문난 주옥순 씨도 한복차림으로 나왔다. 그는 “한인회 앞 소녀상을 보고 충격받았다. 토론토 시민들 정신차려야”라고 목청을 높인 뒤 “왜 애국지사들 초상화에 나라를 구한 이승만상이 없느냐“고 비난했다. 이춘근 씨는 ”소녀상은 사기다. 일제에 끌려갔던, 자발적인지는 모르지만, 당시 여자들은 결혼에 실패한 여인 등이었다. 소녀는 일본군이 돌려보냈다. 좌파들은 엉터리다 박살내야 한다, 머리좋고 정직한 사람은 좌파가 될 수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타 발언자들도 ”사방에 좌파가 득실거린다. 토론토에도 많다는데 박살내야 한다, 목사들에도 간첩이 많다. ‘진보’는 공산사회주의를 의미한다”는 등 근거없는 주장으로 ‘좌파’공격에 열을 올렸다. ”문재인·이재명·조국, 이 3인방이 대한민국의 3대 거짓말 대왕이고 천재 사기꾼이다. 이들이 거짓 선전 선동으로 정권을 찬탈했었다“고 주장, ”‘광화문’ 세력이 전광훈 지도자와 함께 이승만 정신으로 그들을 몰아내고 지난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했다. 이어 자신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자유통일을 이룰 것이라면서 국민의힘당에 가입해 대표선거에 참여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한 연사는 “좌파가 윤석열 정권 타도를 위해 김정은이 지령했다는 7단계 엄청난 전략전술을 전개, 그중 3-4단계까지 왔다. 대규모 사건을 야기하고 국민을 선전 선동해 촛불광풍으로 탄핵에 몰려하는 것”이라며 “우리 광화문 세력이 이를 차단하고 윤 정권이 강한 법치로 차질을 초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주최측은 입장자들에게 태극기와 캐나다기를 나눠 주었다. 사회자는 연사들 발언에 청중의 호응을 유도, ‘할렐루야, 아멘’을 외쳤다. 집회 중간에 헌금을 걷었고, 이른바 ‘교민청’에 가입해 10불 회원이 되면 “자유통일이 되어 천배·만배로 돌아갈 것”이라는 선전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