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동 정책의 '최대 걸림돌' 사우디


사우디-이란-중국, 리야드서 '3자 공동위'
빈살만, 트럼프 복귀에도 이란 동행 선택

제노사이드 자행 네타냐후에 공동 대응
군 수뇌 이란 방문, 합동 해군훈련 제안
"모든 레벨서 직접 소통하고 상호 협력"

 

중동 질서의 향방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전략적 선택을 내린 듯하다. 이스라엘이 13개월 넘게 가자 학살극을 지속하고 레바논, 시리아까지 공격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를 방치, 방조하자 이스라엘이 아닌 이란, 미국이 아닌 중국과 손을 잡는 모양새다.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 정상화 협의 최종회의에 참석한 사우디 대표단(왼쪽)과 이란 대표단, 그리고 이 회의를 주재한 왕이 중앙위 국무원 등 중국 관계자들(중앙) 모습. 2023.03.11. 신화 연합
 

사우디-이란-중국 리야드서 '3자 공동위'

"모든 레벨서 직접 소통, 상호 협력"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바로 19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진행된 사우디, 이란, 중국의 '3자 공동위원회' 회의다. 사우디의 SPA, 이란의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는 사우디의 왈레드 빈 압둘카림 엘케레이지 외교 차관, 이란의 마지드 타키 라반치 정무 담당 외교 차관, 그리고 중국의 덩리 외교 부부장이 각각 참석했다.

이번 '3자 공동위'는 이는 작년 3월 10일 베이징에서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와 이란이 오랜 적대 관계를 끝내고 국교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발표했던 '베이징 협정'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후속 작업의 일환이다. 작년 12월 15일 베이징에서 장관급 1차 공동위에 이어 이번이 2차 회의다.

이 협정은 양국의 수교를 성사시키고도 미국의 견제로 유명무실해진 듯했지만, 가자와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극을 계기로 되살아난 형국이다.

회의에서 사우디와 이란은 주권과 독립, 안보에 대한 상호 존중을 강조한 뒤 베이징 협정의 전면적 이행과 함께 유엔헌장, 이슬람협력기구(OIC) 헌장, 국제법 준수를 통한 근린 관계 강화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했다. 또한 세계와 지역 안보를 위협하는 중동 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모든 레벨에서 양국 간 직접 소통과 상호 협력 기회가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6일 제다에서 열린 제다안보개발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말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빈살만, 이스라엘과 선 긋고 이란 선택

제노사이드 자행 네타냐후에 공동 대응

이는 이슬람 시아파 수장인 이란이 과거에 수니파 수장인 사우디 왕정을 흔들려고 했던 이른바 '이슬람 혁명 수출 정책'을 포기함으로써 안보 측면에서 사우디를 안심시켜 화해하는 한편, 양국이 종파를 뛰어넘어 무슬림을 상대로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자행하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유대 극우 정권에 공동 대응하자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3국은 이날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최근 이란 군사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의 주권과 영토적 완전성에 대한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방해받지 않는 인도주의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스라엘의 지속적 폭력이 해양 안전을 포함해 지역 및 글로벌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아랍·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깨고 주변국에 위협을 가하는 '주범'이 다름 아닌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임을 분명히 규정한 것이다.

 

중부 가자시티의 알-잘라아 마을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주위에 주민들이 모여 있다. 2024. 11 . 18 [AFP=연합]
 

중국의 역할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SPA와 IRNA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와 이란은 작년 3월 베이징 협정 성사 과정은 물론 그 후속 작업에서도 중국의 지원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중국은 사우디와 이란이 다양한 분야에서 관계를 제고하고자 취한 조치들을 계속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포함해 3국이 정치, 경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도 합의했다.

회의에서 사우디와 이란은 이중과세방지협정 서명 의지를 밝히는 한편, 사우디-이란 합동미디어위원회의 첫 개최와 더불어, 사우디 외교부 산하 외교연구원(PSAIDS)과 이란 외교부 산하 정치국제문제연구소(IPIS) 간의 양해각서 체결을 환영했다. 또한 올해에 각각 8만5000명과 5만2000명이 넘는 이란인들이 무슬림의 성지순례 행사인 하지와 움라에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영사 서비스가 개선되고 양국 간 민간 교류가 확대된 사실에도 주목했다.

 

사우디 실세 총리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11일 수도 리야드로 아랍과 이슬람권의 정상들을 초청해 긴급 합동회의를 주최했다.  2024. 11. 11 [SPA=연합]
 

사우디, 숙적 이란과 군사 협력에 나서

군 수뇌 이란 방문, 합동 해군훈련 제안

이번 사우디-이란-중국의 '3국 공동위' 개최는 단발성 사건이 아니다. 이란과의 동행을 위해 최근 사우디 실세 총리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취한 일련의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

그 대표적 사례 두 가지만 꼽자면, 하나는 이란과의 군사 협력 강화다. 지난 10일 사우디 군 수뇌부의 이란 방문 허용과 홍해에서 이란 해군과의 합동 훈련 제안 등을 통해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홍해는 '연합해군'(CMF)이라는 미국 주도의 38개국 해군연합체가 2001년부터 이미 활동 중인 곳이어서 미국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또 하나는 빈살만이 11일 리야드로 아랍·이슬람 정상들을 긴급 소집해 합동 정상회의를 개최한 일이다. 미국을 믿고 제멋대로 학살을 자행하고 군사력 우위를 앞세워 전방위로 확전을 시도하는 이스라엘 극우 정권에 대한 공동 대처 방안을 논의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아랍·이슬람 정상들은 전문과 38개 항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여기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와 유엔 회원국 자격 정지 △ 가자, 레바논, 시리아에서 자행된 이스라엘의 공격 강력 규탄 △ 즉각적 휴전과 함께 팔레스타인 등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점령한 아랍 영토 철수 △ 동예루살렘 수도의 팔레스타인국가 창설과 두 국가 해법 지지 등을 결의했다. 사분오열됐던 아랍·중동지역 나라들이 빈살만의 주도 아래 모처럼 단합을 과시한 셈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 비치에 있는 자신의 마러라고 저택에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고 있다. 2024. 07. 26 [AP=연합]
 

트럼프 복귀 알면서도 이란과 동행 선택

중동서 미국 위상 추락… 중국 반사이익

특히 집권 1기 때 친이스라엘, 반이란, 팔레스타인 무시 정책을 폈고 중국을 주적으로 삼았던 도널드 트럼프가 두 달 뒤면 백악관에 복귀할 것을 알면서도 사우디의 빈살만이 이스라엘과 선을 긋고, 오랜 숙적이었던 이란과의 동행을 선택함으로써 중동 질서의 격변을 예고한다. 기존의 이란이 아니라 사우디가 이젠 아예 미국과 이스라엘이 추구하는 '새로운 중동정책'의 최대 걸림돌이 되어 가는 양상이다.

한편 시진핑의 중국은 작년 3월 베이징에서 사우디와 이란의 수교를 성공적으로 중재하고 '3자 공동위'에 동참함으로써 후속 지원도 계속하는 한편, 7월 23일 베이징에서 오랜 분열과 갈등을 빚어온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집권당 파타 등 14개 정파를 중재해 '분열 종식과 팔레스타인 민족 단결 강화에 관한 베이징 선언'을 끌어냈다. 아랍·중동에서 날로 위상이 추락하는 미국과 꾸준하게 위상을 높이는 중국이 대조적이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핵전쟁의 문턱 넘어가나... 우크라이나 전쟁 새 국면

● WORLD 2024. 11. 21. 02:1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우크라, ATACMS 6기 공격…러 핵사용 준비 돌입


바이든, 스스로 금지한 대인지뢰도 우크라에 공급
임기 말 연거푸 금기 해제…책임은 후임 트럼프에

 

우크라이나가 결국 러시아 영토에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우크라전이 핵전쟁으로 한 발 더 다가섰다. 이번 공격은 비핵국가(우크라)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재래식 미사일로 러시아를 공격하면, 핵무기 사용 조건이 된다고 규정한 러시아의 개정 핵교리에 따라 핵무기 사용의 조건이 된다. 1000일을 넘긴 우크라전이 '루비콘강'을 건너는 형국이다.

 

우크라이나군이 19일 미국이 제공한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 이를 전한 AP통신은 우크라이나 군당국의 텔레그램 채널이 발표한 것으로 비디오 촬영 장소와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24.11.19. AP 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사거리 300km의 ATACMS 지대지 미사일. [AP=연합]
 

미-우크라 "러시아 위협 두럽지 않다"

19일,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군이 미국이 제공한 에이태큼스 미사일 6기를 우크라 접경지 브랸스크주에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3시 25분 발사된 5기는 러시아 방공시스템이 명중했고, 나머지 1발도 손상을 입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공격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에이태큼스 사용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진 지 이틀 만에 단행된 것이다. 크렘린궁은 마침 이날 새 핵교리를 발표했지만, 개정 내용은 이미 지난 9월 25일 공개됐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크렘린궁이 새 핵교리 발표와 관련해 한 발언에 불행히도 놀라지 않는다"라면서 러시아에 "호전적이고 무책임한 수사(말)를 중단할 걸" 거듭 촉구했다. 우크라 정부도 일단 러시아의 핵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결기를 내보였다. 이날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 외교장관은 "그들(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관련 공개적 발언(레토릭)은 협박에 불과하다"라면서 "우리는 무력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 연방의회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연합뉴스)

러시아는 단호한 입장을 내보이는 동시에 핵사용에 필요한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우크라가 동맹의 미사일을 사용한 것은 (미국과 나토 등) 동맹국이 러시아를 침략한 것으로 인정된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와 나토 주요 시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대량살상무기로 보복 공격을 할 권리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핵폭발에 대비한 이동식 방공시설(KUB-M)의 양산에 돌입했음을 공개했다.

KUB-M은 핵폭발로 인한 충격파와 방사능은 물론, 에이태큼스 미사일처럼 재래식 무기의 폭발 및 화재, 자연재해 등의 위험으로부터 48시간 보호할 수 있다. 컨테이너 형태로 개당 54명을 수용하며 필요시 모듈을 추가한다. 러시아가 핵교리에 따라 핵무기를 사용하면 인근의 러시아군 병사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읽힌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시설을 공개한 것. 러시아는 중력탄에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탄두까지 다양한 전술, 전략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 전승기념일인 5월 9일 모스크바 도심에서 벌어진 군사퍼레이드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야르스(Yars). 러시아의 대표적인 전략무기의 하나다. 2024.5.9. AFP 연합
 

핵규범 없는 세계에 던진 공포

퇴임 두 달을 남기고 개전 33개월 동안 미국 스스로 금기시했던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공격을 허용한 바이든의 결정은 국제 핵규범이 무너진 상황에서 핵전쟁의 공포를 퍼뜨리고 있다. 미·러 간 중거리 핵전력(INF) 협정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 철회로 폐기됐지만, 바이든은 취임 뒤 이를 복원하지 않았다. 바이든 임기 중에는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핵감축 규범인 미·러 전략핵무기감축협정(START2)마저 중단됐다. 바이든은 취임 한 달 뒤인 2021년 2월 러시아와 START2의 연장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우크라전 개전 뒤 군사적, 경제적으로 러시아의 허리를 끊어놓겠다는 미국의 의도가 분명해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1일 국정연설에서 협정의 핵심 요소인 상호 핵사찰을 중단함으로서 유명무실해졌다. 협정 유효기간이 5년인 START2는 2026년 2월 만료된다.

우크라전 조기 종전을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을 불과 두 달 남긴 시점에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우크라전 종전과 핵무기 규범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되, 독립적인 이슈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에서 INF만 일방적으로 철회한 게 아니다. START2의 만료 한 달 전 퇴임할 때까지 협상 재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었다.

바이든의 결정은 푸틴 대통령이 이미 지난 9월 25일 핵교리 개정을 발표하면서 공개적으로 내놓은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러시아의 실제 핵무기 사용 여부를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바이든은 그 후과로 인한 책임을 떠맡기 전에 백악관을 떠난다. 러-우 전쟁을 핵전쟁으로 비화시킬 결정을 내려놓고 책임은 후임, 트럼프2 행정부에 미룬 꼴이다.

러시아 대통령의 수행원이 항상 휴대하는 핵가방 체게트(Cheget). 유사시 총사령부에 핵무기 발사를 지시하는 통신수단이다. 위키페디아

바이든의 막판 무리수는 19일에도 계속됐다. 워싱턴포스트는 행정부 당국자 2명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에 대인지뢰 공급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에이태큼스 사용 승인 사실을 뉴욕타임스에 흘렸다면, 이번엔 워싱턴포스트(WP)이다. 이는 2022년 6월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대인지뢰 사용을 전면 금지한 본인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일단 매설하면 오랜 세월 동안 군인과 민간인 피해를 낳는다는 이유로 본인이 설정한 금지선을 지워버린 것이다. WP에 따르면 미국은 2022년 기준, 대략 300만 개의 대인지뢰를 비축하고 있다.

퇴임을 앞둔 바이든은 잇달아 두 개의 금지선을 넘었다.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의 공식 발표가 아니라, 언론에 흘리는 방식이었다. 대인지뢰 공급으로 인한 인명피해 역시 자신의 퇴임 뒤에나 벌어질 일. 단순히 우크라의 주권을 지켜주기 위한 숭고한 결정이라고 볼 수 없는 까닭이다. 60일 뒤면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자택으로 돌아가 노후를 보낼 그가 세계에 선사한, 그 뒤끝이 오래 갈 '더러운 선물'이다.       < 민들레 김진호 기자 >

 

미국-러시아 전략무기감축협상 약사

외신 생중계에 포착 돼...사전 조율 안된 듯

 

 
 
영국 스카이뉴스 유튜브 갈무리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통역 담당 수행원과 현지 보안 요원들이 10초가량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외신 생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영국 스카이뉴스 유튜브 갈무리
영국 스카이뉴스 유튜브 갈무리
영국 스카이뉴스 유튜브 갈무리

 

이 같은 소동은 19일(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지20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이 입장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각국 정상이 의전차량에서 내린 뒤 레드카펫을 따라 회의장에 입장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당시 생중계 영상을 보면, 윤 대통령을 따라 뒤에서 레드카펫을 걷던 통역 담당 수행원은 보안 요원이 동선을 안내하는 듯 말을 걸어도 답하지 않고 레드카펫을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이에 보안 요원도 수행원을 따라 이동해 다시 한번 말을 걸었지만 이 수행원은 답변을 하지 않는 듯 보였고 계속 앞으로 걸었다.

수행원은 방향을 바꿔 다시 한번 레드카펫을 가로질렀고 이때 또 다른 보안 요원이 수행원의 입장을 제지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시작됐다. 수행원은 목에 메고 있던 출입증을 들어 보였지만 보안 요원들은 수행원의 허리 부분을 잡고 입장을 막았다.

상황을 알아챈 윤 대통령은 당황한 듯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이 장면을 지켜봤다. 이후 해당 수행원은 보안 요원들을 뿌리치며 윤 대통령보다 앞서 걸어 나가다가 보안 요원에게 무어라 항의했는데 여기서 중계 화면은 리우데자네이루의 풍경으로 전환됐다. 

이에 대해 20일 외교부는 “19일 지20 정상회의 제3세션 시작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열리게 돼 우리 쪽 통역요원이 대통령과 함께 회의장에 입장해야 하는 상황임을 브라질 쪽 연락관을 통해 사전에 협조 요청을 했다”며 “이를 전달받지 못한 현장 경호원의 착오로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브라질 연락관이 경호 쪽에 상황을 다시 설명해, 우리 쪽 통역요원은 대통령과 함께 회의장에 정상적으로 입장했다”며 “브라질 경호원의 실무적 착오로 우리 통역요원의 입장이 일시적으로 제지된 데 대해 브라질 연락관이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 한겨레 최윤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