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소장 등 방역 최고 당국자들, 백악관 확진자 접촉

자가격리, 재택근무, 완화된 자가격리 등 업무 차질 불가피

‘TF 회의참석한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 밀러, 감염원 지목

            

미국의 3 공중보건 당국자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정상적인 업무를 볼 수 없게 돼 미 행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백악관을 출입하며 고위 관리들과 접촉한 인사가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코로나19 대응 콘트롤타워 3인방이 잇따라 2주간 자가격리, 재택근무, 완화된 자가격리에 돌입하면서 백악관조차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뚫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응 주무 기관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9일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이 2주간 재택근무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식품의약청(FDA)은 스티븐 한 식품의약청 국장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확인했다. 레드필드와 한 국장 모두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백악관 근무 인원과 접촉한 탓에 예방 차원의 조처가 불가피했다.

<CNN> 방송은 또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이 확진자와의 저위험 접촉이후 2주간 완화된 격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소 쪽은 파우치 소장의 백악관 방문이 불가피할 경우엔 모든 예방조처를 취한 뒤백악관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백악관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인사가 누구인지 확인해주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들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인 케이티 밀러(28)를 지목하고 있다. 밀러 대변인은 8일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회의에도 참석했다. 한 국장은 밀러 대변인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고, 레드필드와 파우치는 밀러 또는 밀러와 가까운 인사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케이티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참모로 강경우파 정책을 주도하는 스티븐 밀러(34)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아내이기도 하다. 케이티 밀러와 접촉한 남편 밀러 보좌관이나, 트럼프 대통령 및 펜스 부통령 등 백악관 주요 인사들은 일단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밀러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회의에 참석한 터라,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 등이 추가로 자가격리를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정의길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1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121일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과 통화해 사람간 전염 발표 연기 요청

독일 정보부 인용 주간지 슈피겔 보도WHO는 통화 부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일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제적인 전염 초기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사람 간 전염 및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경고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지난 9일 보도했다. 슈피겔은 '베이징은 팬데믹 피해에 대해 보상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 말미에 시 주석이 지난 121일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요청했다고 독일 해외정보기관인 연방정보부(BND)를 인용했다. BND는 이 때문에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는 시간을 46주 낭비하게 됐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121일은 미국에서 우한을 다녀온 남성이 첫 확진을 받은 시점이다. 120일에는 우한 외의 중국 지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고 한국에서도 첫 환자가 나왔다.

WHO123일 코로나19 관련 긴급위원회에서 "국제적인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가 아직 이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두둔하는 발언을 지속해왔다. 더구나 WHO는 팬데믹 선언도 늦게 하고 마스크 사용 문제 등을 놓고 혼란을 야기하는 등 전염병 확산 사태에서 제 역할을 못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슈피겔은 온라인을 통해 이 기사가 나간 뒤 WHO가 테워드로스 사무총장과 시 주석 간에 코로나19에 대해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슈피겔은 이번 기사에서 중국이 코로나19 발병 초기 내부에서 정보가 새 나가지않도록 검열을 하고, 팬데믹 이후 경제적 관계 및 지원을 빌미로 해외에서의 비판을입막음하려 한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슈피겔은 또 코로나19 발병 책임을 물어 중국에 보상을 요구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방역 실패 책임을 덮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슈피겔은 우한의 실험실에서 코로나19가 유출됐다는 주장에 대해 아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면서 독일 정부의 경우 우한 도매시장에서 바이러스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국방부 분석가들이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장관을 위해 작성한 내무 문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우한 실험실 유출 주장에 대해 "계산된 책략"으로 "자신의 실수에서 벗어나 중국에 대한 미국인의 분노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슈피겔은 보도했다. 그런데도 독일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코로나19 보호 장비를 수입하기 위해 중국과의 갈등이 확대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슈피겔은 중국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서도 전문가 의견을 통해 이론적으로 유엔 최고법정인 국제사법재판소(ICJ)를 통해 진행될 수 있지만 중국이 자료를 제출할 가능성이 작다고 바라봤다. , 국제보건규약(IHR)에 따라 분쟁 해결 절차가 진행될 수 있는데, 이 경우도 중국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진핑이 WHO에 팬데믹 연기 요청' 보도에 "허위정보"

중국 정부는 시진핑 국가 주석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신종 코로나바일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람간 전염 및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경고를 연기해달라고 했다는 보도에 대해 "허위 정보"라며 부인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시 주석이 지난 121일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요청했으며 이 때문에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는 시간을 46주 낭비했다고 독일 해외정보기관인 연방정보부(BND)를 인용해 지난 9일 보도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지도자는 121일에 WHO 사무총장과 통화한 적이 없다"면서 "WHO도 관련 내용에 대해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WHO는 슈피겔 보도에 대해 "근거가 없으며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자오 대변인은 "관련 매체가 직업윤리를 충실히 지켜 허위 정보를 퍼뜨리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중국을 두둔해왔으며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WHO가 중국 중심적이라고 비판하며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시켰다.


연이은 백악관 심장부 강타 '초비상'1·2인자 코로나19 노출 위험 고개

비밀경호국 대원 11명도 양성 판정FDA 국장 자가격리 들어가

트럼프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어, 걱정 안해"트럼프·펜스 음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밀착 보좌'하는 파견군인에 이어 8'2인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백악관이 발칵 뒤집혔다.

더욱이 이날 확인된 확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의 설계자인 트럼프 대통령의 매파 핵심참모 스티븐 밀러(34) 백악관 선임 보좌관의 아내로, 백악관 웨스트윙(대통령 집무동) 내에 추가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최근 들어 대외 행보를 서서히 재개, 외부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상황과 맞물려 미국의 권력 일·이인자의 코로나19 노출 위험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낮 브리핑에서 "부통령 팀에 있는 한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백악관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케이티는 아주 멋진 젊은 여성이다. 그녀는 그동안 검진에서 이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오늘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케이티 밀러(28) 펜스 부통령실 대변인은 밀러 선입 보좌관과 '백악관 커플', 두 사람은 지난 2월 화촉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케이티 밀러 대변인이 나하고는 접촉이 없었고, 펜스 부통령과 얼마간 있었다""이에 따라 펜스 부통령이 검진을 받았는데 음성으로 나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한 예방 조치를 모두 취했다"고 부연했다.

밀러 대변인은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회의에도 자주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밀러와접촉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FDA 대변인은 한 국장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알고 곧바로 검사를 받은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에 따라 이날부터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국장이 접촉한 확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 참모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미 언론들은 한 참모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에 펜스 부통령의 아이오와행 비행이 앤드루스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한 시간가량 지연됐으며, 이 참모와 접촉한 6명 인사들은 비행기에서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일단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에는 소니 퍼듀 농림부 장관과 척 그래슬리·조니 언스트 아이오와 상원의원 등도 동행했다고 CNN이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식품 공급량 확보 관련 라운드테이블 참석 및 종교 지도자들과의 토론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CNN방송은 밀러 대변인이 언론인과의 접촉이 빈번함에 따라 백악관이 출입 기자검진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펜스 부통령 참모 10명은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이 백악관을 뒤흔들고 있다""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는 두 명의 참모가 지난 이틀 사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코로나19가 백악관 중심부를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전날에는 백악관 경내에서 근무하는 군인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그 직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앞으로 매일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문제는 백악관 주변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의 개인 비서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비서는 약 두 달 간 원격 근무를 해왔으며, 지난 수주간 이방카 보좌관주변에서 근무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방카 보좌관과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이날 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CNN은 전했다. 국토안보부 소속 비밀경호국(USSS) 대원 11명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야후뉴스가 보도했다. 야후뉴스가 입수한 국토안보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지난 7USSS 대원 1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그에 앞서 23명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60명의 대원은 현재 자가격리 상태다. 다만 이들 중 누구라도 최근 백악관에서 근무를 했거나, 트럼프 대통령 혹은 펜스 부통령과 접촉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그중 일부는 매일 검사를 받는 백악관에서조차 코로나19를 막을 수 없다면 이 나라에서 과연 누가 정말 안전할까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것(코로나19)은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악랄한 적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라면서도 "다시 말하건대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아무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두 사람 다 마스크를 미착용한 상태로 현장 행보에 나서면서 '마스크 불감증'을 놓고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후 "나는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병원에서 마스크를 썼어야 했다"고 불찰을 인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일정 시간 동안 썼다"고 해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차 세계대전 유럽 전승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워싱턴DC 기념비에서 열린 헌화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동부, 극소용돌이 남하하며 한파, 서부는 벌써 섭씨 40도 넘어서

극소용돌이 남하로 찬공기(빨간색)가 동북부를 중심으로 내려오고 있는 모습. WeatherBell 웹사이트

미 동부 역대 5월 최저기온 기록 깰 듯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 현상이 미국을 둘로 쪼개놨다. 봄 기운이 완연할 시기에 서부 지역엔 기록적인 더위가, 동부지역엔 전례없는 한기가 닥치고 있다.

극소용돌이가 유발하는 추위를 겪지 않고 지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낸 미국 동부 지역은 요즘 철지난 극소용돌이 여파에 휘말렸다. 극소용돌이란 북극 성층권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제트기류에 둘러싸여 반시계방향으로 소용돌이처럼 도는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제트기류가 뒤틀어지면서 이 공기가 뉴잉글랜드 지역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 뉴잉글랜드는 미국 북동부의 대서양 연안에 있는 매사추세츠주, 코네티컷주, 로드아일랜드주, 버몬트주, 메인주, 뉴햄프셔주 6개 주를 일컫는 말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5월 기온이 이 지역의 역대 5월 최저 기온 기록을 깰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미국 기상당국은 앨라배마 헌츠빌의 경우 이번 주말 최저 기온이 1923년 이래 가장 낮은 2.8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소용돌이를 둘러싼 제트기류의 벽이 약해져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9일 새벽 230(세계표준시 기준)의 미국 기온 분포. weatherbell 웹사이트

 “로스앤엘레스서 뉴욕행 비행기 타면 한여름에서 한겨울로

반면 서부에선 이번주 들어 남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에 이르기까지 예년보다 기온이 8도 이상 높은 날이 이어지고 있다. 피닉스는 지난 6일 섭씨 41도를 기록했다. 기상예보상 1%도 안되는 확률이 실현됐다. 라스베이거스는 지난주 37도까지 치솟았다. 극한 기온을 보이는 지역으로 유명한 데스밸리는 지난 428일과 29일에 각각 43, 44도를 기록했다.

이런 이상고온은 4월 하순 이후 뚜렷해졌다. 기후 전문가들은 대기중 온실가스가 크게 늘어나면서 폭염이 예전보다 일찍 찾아와 더 오랜 기간 머물고 있다고 말한다. 피닉스의 경우 1950년엔 5월 중순이 돼야 기온이 화씨 100(섭씨 37.7)를 넘었으나 지금은 그 시기가 4월 하순으로 당겨졌다. 연간 화씨 100도가 넘는 날도 당시보다 평균 15일 이상 많아졌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지금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면 한여름에서 한겨울로 가는 여행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곽노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