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확진자 100만명 넘었는데 "잘해왔다…검사 기록세워"
"문 대통령이 '미국 검사 잘해왔다'고 했다"…자화자찬하며 한국 연신 거론
한국이 검사 더 많다는 기자와 설전도…백악관은 '한국보다 검사 많아' 홍보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9일 오후 9시 기준 미국의 확진자 수는 106만4,194명으로 100만명을 돌파하고도 확산세가 가속되고 있다. 하루사이 2만5천여명의 감염자가 늘어난 수치이며 전세계의 3분의1에 달하는 엄청난 숫자다. 누적 사망자도 4분의 1 가량인 6만1,656명으로 하루사이 2천여명이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0만명을 넘은 상황에서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본다는 자화자찬 주장을 되풀이했다.
미국의 검사 규모와 질이 최고라고 주장하면서 한국도 호평한다는 식의 주장을 또 했고 백악관은 미국이 한국보다 검사를 많이 했다는 홍보자료를 냈다. 코로나19 대응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한국과의 비교를 통해 비판 여론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중소기업 지원 관련 행사 중 취재진과 만나 '미국 확진자가 100만을 넘었다. 2월에 0명이 될 거라고 전망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궁극적으로 0명으로 내려갈 것이다. (확진) 사례와 관련해 우리가 누구보다도 많은 검사를 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루 500만 건의 검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검사를) 늘릴 것이고 머지않아 그보다 늘릴 것"이라며 "검사에 있어 누구보다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나라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이 검사했다. 다들 한국 얘기를 계속하는데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사이가 좋다. 그(문 대통령)는 검사에 있어 미국이 얼마나 잘해왔는지 얘기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내게 아주 힘줘서 (그런)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검사의 질은 최고이며 규모도 최고"라면서 "우리는 전 세계를 합친 것보다 (검사를) 더 많이 하며 기록을 세웠다. 나는 우리가 정말로 잘해왔다고 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전문가들은 최악의 날들이 지나갔다고 본다"면서 "미국인들은 안전하고 신속한 경제 정상화를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검사 확대에 따라 감염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검사를 더 많이 할 것이어서 더 많은 사례가 나올 것"이라며 "더 많은 숫자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타격이 심한 지역에서 오는 국제선 항공편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검토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국이 미국보다 코로나19 검사를 더 많이 했다는 기자의 질문에 발끈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회동한 자리에서 한 기자가 "한국이 미국보다 인구 1인당 5배에 달하는 검사를 했다. 왜 그런 것인가"라고 묻자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과하겠느냐"며 입씨름을 했다.
백악관은 이날 미국이 코로나19 검사에 있어 인구수 대비 검사도 한국을 앞질렀다는 미 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의 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한국과의 수치 비교를 통한 성과 과시에 나섰다.
미국은 지금까지 540만 건의 검사를 했고 한국은 60만 건 정도라 인구수 대비로 비교해도 미국이 많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확진자가 100만명이 넘었고 사망자도 5만9천명을 넘겨 확진·사망자가 각각 1만여명 및 244명인 한국보다 타격이 훨씬 심한 상황이다.
"美정보기관 '대통령 일일보고'도 열 두 차례 이상 코로나19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날마다 제출되는 미 정보기관의 '대통령 일일 보고'(President's Daily Brief·PDB)가 1월과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성을 여러차례 경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늑장 대응 논란에 관한 보도가 잇따라 나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초기 국면에서 정보당국 등의 경고를 묵살, 그 심각성을 평가절하했다는 정황을 뒷받침해주는 또 하나의 대목인 셈이다.
WP는 '대통령의 정보기관 보고서가 반복적으로 바이러스의 위협을 인용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정보기관들이 1월과 2월, 12차례 이상의 기밀 보고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해 경고했다고 전·현직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러한 경고는 PDB로 불리는 대통령 일일 정보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라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종 PDB 일독을 아예 건너뛰고 일주일에 2∼3번 있는 구두 보고 시간에도 좀처럼 참을성을 보이지 않곤 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러한 경고음이 와닿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WP가 익명을 요구한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PDB는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기밀 일일 국제 정세보고서로, 주요 국제정세 및 안보 위협 사안을 담고 있다.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이 이 보고서 작성을 총괄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PDB는 수주간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추이를 추적하는 한편으로 중국이 감염성 및 사망자 통계를 숨기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정치적, 경제적 후과에 대한 심각한 전망도 제시했다고 한다.
트럼프가 "신의 선물"로 부른 약, 미 22개 주에서 무더기 확보
미국에서 최소 22개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총 3천만회 복용량의 말라리아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라고 거듭 홍보해왔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AP통신은 연방 정부와 주 정부 당국자들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최소 22개 주와 워싱턴DC가 일정량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확보한 상태라고 27일 보도했다.
오클라호마주는 이 약품 구매비로 200만 달러(약 24억5천만원)를 썼으며, 유타주와 오하이오주도 각각 수십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확보한 나머지 주와 도시는 지난 한 달간 미 연방정부나 제약회사로부터 무료로 약품을 지원받았다.
뉴욕주, 코네티컷주, 오리건주 등은 뉴저지에 기반한 민간 제약업체 '암닐 파마슈티컬스'로부터 약품을 기증받았으며, 워싱턴DC,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등 14개 도시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으로부터 총 1천440만회 복용량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받았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의 선물", "게임 체인저" 등으로 부르며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라고 홍보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공식 석상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총 17차례나 언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약물의 실제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으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4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관련해 심장 박동 불규칙 증상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병원이나 임상시험에서만 처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은 코로나19의 치료나 예방에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관련 공포가 확산한 상황에서 이 약물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다면 오남용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코로나19 최전선' 뉴욕 응급의사, 감염 뒤 극단적 선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전선에서 환자들을 돌보던 미국 뉴욕의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8일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 '뉴욕 프레스비테리언 앨런 병원'의 응급실장 로나 브린(49) 박사는 지난 26일 자해로 인한 부상으로 숨졌다.
브린 박사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다가 감염됐다. 열흘간 회복기를 거쳐 일터로 복귀했지만 상태가 다시 악화하자, 가족들과 함께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요양해왔다.
아버지 필립 브린은 NYT에 "딸은 최전선의 참호에 있었다. 코로나19 환자가 응급 차량에서 내리기도 전에 죽어가고 있었다면서 비통해했다"고 말했다.
어떤 정신질환 병력도 없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에는 마치 넋이 나간 듯 코로나19 환자들이 어떻게 죽어갔는지를 얘기했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병원은 200명의 환자를 수용하는 규모로, 지난 7일 기준으로만 60명에 가까운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병원 측은 성명을 내고 "브린 박사는 응급실에서 위기에 빠진 환자들에게 최고의 희망을 전해준 영웅이었다"고 추모했다.
브린 박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구체적인 배경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을 맡은 의료진들이 상당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코로나19에 갈 데가 없다…뉴욕 지하철 노숙자 천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미국 뉴욕시의 지하철이 노숙자들의 천국이 되고 있다고 현지 지역 언론이 전했다.
28일 뉴욕에서 발간되는 타블로이드 일간지인 '데일리뉴스'는 코로나19 사태 속 뉴욕 지하철 상황을 이같이 지적했다. 데일리뉴스가 올린 영상과 사진에는 지하철 객차 곳곳에서 노숙자들이 좌석에 누워 자는 모습이 등장했다. 일부는 이불을 덮고 있었고, 아예 지하철 바닥에 누워있는 사람도 있었다. 쓰레기도 곳곳에 널려있었다. 한 사진에는 짐을 가득 실은 카트로 지하철 통로를 가로막은 채 노숙자로 보이는 사람이 좌석에 앉아서 자는 모습이 담겼다.
데일리뉴스는 27일 오후 브루클린에 있는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마지막 역인 프랫부시 애비뉴 역의 지하철 객차에서는 수십명의 노숙자들이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브루클린에 거주하는 파로마 마르티네스(43)는 '데일리뉴스'에 "지하철이 더럽고 노숙자로 가득 차 있다"면서 "그래도 (지하철을 타고) 일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숙자들 가운데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안전한 거처를 찾지 못해 지하철에서 전전긍긍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50대의 한 노숙자는 "지하철에 있다가 쫓겨나면 다시 돌아온다. 여기는 지옥 같다"면서도 "노숙자 보호소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지옥이다. 달리 갈 데가 없다"고 말했다.
미, 돼지 대량살처분 위기…가공공장 코로나19 폐쇄에 판로 막혀
미국의 돼지고기 가공·처리공장에서 잇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발병하며 그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돼지고기 공급이 끊기며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 식량 위기까지 겹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은 물론 판로가 막힌 돼지 농가는 사육한 돼지를 대량 살처분해야 할 처지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CNN 방송은 28일 미국돈육협회(NPB)가 고용한 시장조사업체 컨스앤드어소시이트가 앞으로 수주 내에 돼지 150만여마리를 살처분해야만 할 것으로 추산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집단 발병에 따른 돼지고기 가공공장의 연쇄 폐쇄로 공급로가 막히면서 사육한 돼지를 놔둘 공간이 없기 때문에 이를 살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컨스앤드어소시이트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브 마이어 박사는 지난주 돼지 약 60만마리가 도축장으로 가지 않았고, 이번 주에도 약 90만마리가 그렇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어 박사는 돼지가 고기로 가공되지 않을 경우 농가의 손실이 돼지 한 마리당 약 140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100년에 한 번 일어날 만한 사태에 대비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돈육생산자협의회 회장 당선자 젠 소렌슨은 "우리는 완전한 위기에 빠졌다. 대규모의 돼지를 안락사해야 할 상황을 맞이해 우리는 도움과 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렌슨은 돼지 농가들이 파산 직전이라며 "빨리 뭔가 하지 않으면 수천개의 가족 농장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돼지고기 가공공장 3곳이 직원들의 코로나19 감염으로 무기한 폐쇄되는 등 미국 내 돼지고기 공급의 33%를 차지하는 공장이 문을 닫은 상황이다.
가장 규모가 큰 3곳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의 스미스필드 푸드, 미네소타주 워딩턴의 JBS, 아이오와주 워털루의 타이슨 프레시 푸드로 이들 3개 공장이 미 돼지고기 생산량의 15%를 생산한다.
스미스필드 푸드의 최고경영자(CEO) 켄 설리번은 수폴스 공장에 폐쇄 조치가 내려지자 미국의 고기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설리번은 "우리 공장이 돌아가지 않으면 식료품점에 (돼지고기) 재고를 유지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 해공군 특수비행팀, 코로나19 최전선 일꾼에 '땡큐' 비행
뉴욕을 비롯한 미국 동부 일대에서 28일(현지시간) 미 해군과 공군 특수비행팀의 이른바 '땡큐'(Thank You) 비행이 펼쳐졌다.
미 해군과 공군의 특수비행팀인 '블루 앤젤스'(Blue Angels)와 '썬더버드'(Thunderbirds)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최일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비롯해 신속대응팀 등에 대해 특별히 감사와 위로를 표시하기 위해 비행을 선보인 것이다. 미 NBC 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비행에는 블루 앤젤스의 F-18C/D 호넷 전투기 6대와 썬더버드의 F-16C/D 팰콘 전투기 6대가 각각 동원됐다.
이들 특수비행팀은 6대씩 편대를 이뤄 정오부터 뉴욕과 뉴저지 뉴어크 일대 상공을 약 40분간 1차로 비행했다. 비행은 지상에서 식별이 가능한 고도에서 이뤄졌다. 이어 오후 1시 45분께부터는 뉴저지주 트렌턴에서 시작해 필라델피아 일대에 걸쳐 약 30분간 비행이 펼쳐졌다.
미 공군의 존 콜드웰 대령은 "우리는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인사들에 경의를 표하는 미국의 결의를 감동적으로 보여주기를 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