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투병존슨 총리, 의료진 비상계획으로 구사일생

 

존슨, 치료 도중에 생명 유지 위해 수십리터 산소 공급받아

치료 의사들, 상황 악화되자 비상 계획도 수립

퇴원 뒤 태어난 존슨의 아들, 치료 의사들 이름 따서 명명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보리스 존슨(사진) 영국 총리가 치료 도중 비상계획을 세울 정도로 위중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치료를 받고 복귀한 존슨 총리는 3일자 일간 <>과의 회견에서 치료 도중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수십 리터의 산소를공급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단 며칠 동안 나의 건강이 이 정도로 악화됐는지를 믿기 힘들었다의사들은 사태가 잘못될 경우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든 종류의 조처를 취했다비상계획이 만들어졌음을 시사했다.

존슨 총리는 치료 도중에 자신의 상태를 보여주는 모니터에 매달려 있으면서 수치가 계속 나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봤다며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아직도 고통받는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면,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도 고통이 끝나기를 바라는 열망을 가졌냐고 묻는다면, 절대로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며 영국도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열망한다고 기원했다. 존슨 총리는 자신의 회복은 훌륭한 치료덕분이라고 치하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 326일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진단을 받고는 열흘이 지나서 입원했다. 다음날 그는 집중치료실에 옮겨질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존슨 총리는 집중치료실에서 나온 뒤인 지난 6일 약혼자 캐리 사이먼즈와의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 이들 부부는 아들의 이름을 윌프레드 로리 니컬러스 존슨이라고 지었는데, 이는 부부의 할아버지와 존슨을 치료한 의사들의 이름을 딴 것이다. 존슨이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의사들에게 감사를 표한 것이다. 존슨의 약혼자 사이먼즈는 아들의 이름 중 니컬러스는 존슨을 치료한 닉 프라이스와 닉 하트 박사의 이름인 닉(니컬러스)를 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영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28131명이다. 지난 8일 하루에만 621명의 사망자가 늘었다. < 정의길 기자 >


미국 50개 이상 대학 피소"온라인 강의, 현장 강의와 가치 달라"

전문가 "집단소송 인정되면 보상금 수조원에 달할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가 막힌 미국 대학생들이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환불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1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대학 학부생들이 50곳이 넘는 대학에 대해 등록금과 기숙사비 일부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전했다. 소송이 제기된 대학 중에는 캘리포니아대, 컬럼비아대, 코넬대 등 소위 '명문대'도 상당수 포함된다.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와 현장 강의가 주는 경험의 가치가 서로 다르다고 주로 주장한다.

미국 대학들은 연간 최고 7만 달러(8500만원)에 달하는 '고액 등록금'을 정당화하기 위해 교수 및 동기생과 형성할 수 있는 인간관계, 각종 시설 이용료 등 '캠퍼스 경험'을 내세워왔다. 하지만 온라인 강의로는 이를 누릴 수 없으니 마땅히 보상받아야 한다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이다.

모교인 펜실베이니아주 드렉셀대학교에 소송을 건 그레인저 리켄베이커(21)는 블룸버그에 "도서관, 체육관, 컴퓨터실, 자습실, 식당 등 학교 캠퍼스가 제공해야 할 모든 시설의 이용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미국대학교육사업자연합회(NACUBO) 부회장인 짐 훈드리저는 학생 수가 수천 명에 달하는 대형 대학의 경우 많게는 2천만 달러(245억원)를 환불하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버드대, 컬럼비아대 등 일부 학교는 미사용 기숙사 비용을 환불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대학생 측 변호인들은 학생 개인 단위가 아니라 수십만 명에 달하는 전국의 대학생들을 대리하는 집단소송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집단소송이 성립되면 총 보상금 규모가 수십억 달러(수조원)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다만 대학 측은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원격 강의를 지원하고 교수들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미국교육위원회(ACE)의 법률 자문위원인 피터 맥도너는 "대학 교직원들이 쉴 새 없이 일하고 있다""지금은 재난 상황이다. 학교 측은 이를 헤쳐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대학들이 가을 학기에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면 등록금 및 기숙사비 환불 요구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로 재정 상황이 안 좋은 일부 대학은 폐교될 위험에 놓였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뉴욕시 요양시설 239곳 발병 보고6곳은 사망자 40명 이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한 미국 뉴욕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100명에 가까운 입소자가 숨지는 참상이 벌어졌다.

1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맨해튼에 있는 이저벨라 노인센터에서 현재까지 98명이 코로나19에 걸려 숨진 것으로 뒤늦게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사망자 46명은 확진 판정을 받았고 52명은 코로나19 사망자로 추정됐다. 그러나 1일 현재 뉴욕시 당국의 공식 통계상 이저벨라 요양원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는 13명뿐이다.

이저벨라 요양원의 비극은 지역 매체의 보도로 외부에 알려졌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저벨라 요양원의 무더기 사망 소식에 "정말로 몸서리쳐지는 일"이라며 "한 곳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잃었다는 걸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저벨라 요양원은 정원 705명 규모의 노인 요양시설이다.

요양원 측은 인력 부족과 진단검사 부족으로 이같은 비극이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오드리 워터스 대변인은 이메일 답변서에서 "뉴욕에 있는 다른 모든 요양원과 마찬가지로 이저벨라 요양원은 초기에 입소자와 직원을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검사할 여건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사가 부족해 감염자를 제때 격리하지 못했다고 워터스 대변인은 주장했다.

당국의 사망자 집계와 실제 사망자수가 왜 큰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 이저벨라 측은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코로나19가 맹렬히 퍼지는 뉴욕주에서는 요양원 집단 발병·사망이 속출하는 실정이다.

뉴욕주 보건부는 노인 요양시설 239곳으로부터 코로나19 발병 보고를 접수했다. 그 가운데 6개 시설은 코로나19 사망자가 40명 이상 발생했다고 당국에 알렸다.

그러나 이저벨라 요양원처럼 실제 사망자가 더 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욕주 밖에서도 노인 요양시설 집단 발병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보훈요양원에서도 68명이 코로나19로 숨진 것으로 지난달 28일 알려졌다.

드 블라지오 시장은 "요양시설에 대해 이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한치의 과장 없이 말해, 현재 상태가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완전히 다른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봉쇄와 고립' 벗고 아프리카·이란·가자지구 긴급 구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국제적 존재감을 높이는 외교의 '기회'로 삼는 카타르의 행보가 사뭇 적극적이다.

3년 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카타르의 이웃 중동 국가가 단교를 선언하고 교류를 봉쇄한 탓에 고립 위기에 처했지만 오히려 여느 중동 국가보다 활기찬 외교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인도주의라는 대의와 맞물려 추진되는 카타르 정부의 '코로나 외교'는 한국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카타르개발펀드(QFFD)가 주도한다.

QFFD는 코로나19 피해가 크지만 의료·방역 체계가 열악한 국가를 중심으로 의약품, 방역 도구, 위생용품, 임시 진료소를 기부했다.

지금까지 튀니지, 알제리, 르완다, 네팔 등에 45t의 지원 물품을 보냈고 이탈리아, 레바논도 지원 대상국에 포함됐다. 이란에는 모두 4차례 코로나19 구호 물품을 기부했다.

사우디, UAE가 카타르와 단교한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카타르의 이란 우호 정책이었던 점을 돌이켜보면 카타르 정부의 이란 지원은 상당히 독자적이고 과감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카타르는 친미 진영이지만 이스라엘과 적대적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도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 대규모로 지원했다.

2일부터 가자지구의 우체국을 통해 10만 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당 100달러의 현금 지원이 시작되는 데 이 자금을 모두 카타르가 댔다.

카타르 정부는 이 현금 지원을 포함해 9월까지 모두 15천만 달러를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자지구에 지원하기로 했다.

중동 아랍권이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종교·인도주의적 연대를 표시하지만 미국과 관계를 고려해 금품을 선뜻 공개로 지원하려 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카타르의 대담하고 공격적인 외교 노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구 300만이 되지 않는 걸프의 소국 카타르가 이런 '기부 외교'를 활발히 추진할 수 있는 바탕은 천연가스 수출 세계 1위의 에너지 부국으로서 보유한 자금력이다.

전세계 주요 항공사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운항을 중단했지만 카타르 국영 카타르항공은 적자를 감수하고 '세계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지만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을 경유는 허용했고, 이 때문에 코로나19 봉쇄 속에 도하가 여객 이동의 중심이 됐다.

현재 카타르항공은 인천을 비롯해 시카고 워싱턴, 상파울루, 몬트리올, 방콕, 자카르타, 싱가포르, 시드니, 도쿄, 암스테르담,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모두 35개 도시와 도하를 오가는 노선을 유지한다.

아크바르 알바케르 카타르항공 최고경영자(CEO)3월 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위기로 보유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어 결국 정부에 의지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처럼 어려울 때 사랑하는 이를 만나려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타르항공은 전세계인에게 인도주의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항공사로 자리 잡았다"라며 "전염병에 크게 타격받은 나라에 약을 기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