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차린 검찰 '간첩조작' 검사들 몰래 불기소

● COREA 2020. 6. 2. 02:2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가 201417일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경을 밝히던 중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고 있다.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수사검사들 지난 4월 무혐의 처분

 서울중앙지검 증거 불충분” ‘검찰 자기식구 봐주기비판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증거 조작 등에 가담한 혐의로 고소당한 수사팀 검사들을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앞서 이 사건에 연루된 국가정보원 수사관 두명은 불구속 기소돼, 검찰이 자기 식구에게 관대한 처분을 내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정진웅)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씨가 국가보안법 위반(무고·날조)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고소한 이아무개 수원고검 검사와 이아무개 전 검사(현 변호사)를 지난 4증거 불충분사유로 불기소 처분한 것이 1일 드러났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20132월 유씨를 구속 기소했다. 화교 출신 탈북민으로 서울시 공무원으로 정착한 뒤에도 여러 차례 밀입북하며 탈북자 200여명의 신원 정보를 동생인 유가려씨를 통해 북한 보위부에 넘긴 혐의였다. 하지만 유우성씨의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국정원이 중앙합동신문센터 조사 때, 유가려씨의 인권을 침해하고 관련 증거 서류를 위조해 재판부에 제출한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2월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도 검찰이 국정원의 위조된 증거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고, 이를 의도적으로 방치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검찰총장의 사과를 권고했다. 유우성씨는 같은 달 자신의 사건을 수사한 국정원 수사관 4명과 검사 2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근거로 검사들이 국정원 직원과 공모해 유가려씨를 불법 구금하고 변호인 접견을 차단했고 유우성씨가 북한에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와 참고인 진술을 숨겼으며 거짓으로 작성된 유우성씨의 중국-북한 출입경 기록과 의견서를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며 무고·날조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고소한 것이다. 국가보안법의 무고·날조죄는 사형·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간첩죄와 형량이 같은 중범죄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두 전·현직 검사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면죄부를 제공했다. <한겨레>가 확보한 이 검사 등의 불기소 결정서를 보면, 검찰은 이 전 검사가 유가려씨의 변호인 접견 차단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정원과 협의한 내부 문건까지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변호인 접견 허용과 관련 국정원이 먼저 빗장을 푸는 일이 없어야 한다. (유가려씨가) 참고인 신분이라는 점을 들어 법적 허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 고수 필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 전 검사가 유가려씨를 불법 구금하고 변호인 접견을 차단하려는 범행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혐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또 유우성씨에게 유리한 자료와 진술 등 증거를 은닉한 혐의와 관련해선 기소 과정에서 증거나 진술이 누락된 사실을 몰랐다”, “수사 과정에 관여하지 않고 공판 과정에만 관여했다는 이 전 검사와 이 검사의 각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들 검사는 국정원의 유우성씨 출입경 기록 위조와 관련해서도 사실을 알지 못했다”, “변호인이 법정에서 지적한 뒤 알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검사가 허위로 발급된 사실을 알았거나 의심했다면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반면 검찰은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폭력을 행사하며 유가려씨에게 진술을 강요한 혐의(국정원법 위반, 위증)로 국정원 조사관 박아무개씨와 유아무개씨를 지난 3월 불구속 기소했다.

유우성씨 변호인단의 양승봉 변호사는 수사검사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등의 강제수사 없이 이뤄진 부실 조사의 결과라며 애초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 김정필 임재우 기자 >

 


코로나19와 경기침체에 전국적 시위까지

스페인독감·대공황·1968년 인종폭동 3대위기 겹친 셈

                    

미국이 전례없는 삼중 위기로 빨려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보건위기, 이로 인한 경제위기에 인종 갈등으로 촉발된 폭동으로 인한 사회위기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1918년 스페인 독감, 1930년대 대공황, 1968년 인종폭동 등 20세기 이후 미국을 강타했던 세 가지 위기가 동시에 몰려들고 있는 셈인데, 삼중 위기에 대처할 지도력마저 실종돼 사중 위기로 심화되고 있다.

첫째, 미국은 현재 1918년 스페인 독감에 준하는 보건위기를 맞고 있다. 스페인 독감 당시 미국은 당시 1500만 인구 중 28%가 감염돼, 50~85만명이 사망했다. 현재 코로나19로 미국은 183만명이 감염돼, 108천명이 사망했다. 531일 신규 확진자 수가 2350명이다. 두 달째 매일 확진자가 2만명을 넘으며 여전히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둘째, 1930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경제위기다. 코로나19 만연에 따른 사회·경제활동 중단으로 지난 10주 동안 신규 실업자가 4천만명이나 발생했다. 4월 기준 전체 노동력 약 15648만명의 약 4분의 1이다. 4월 실업률은 지난 3월보다 4.4%포인트가 오른 14.7%이다.

이 실업 수치는 실업수당을 신청한 이들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포브스>는 통계에 잡히지 않거나, 곧 실직 위기에 처하거나 정규직을 찾으려는 임시직 등 한계 상황에 몰린 노동자들을 합친 조정 실업률27.6%에 이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1930년대 대공황 때 최대 실업률은 193324.9%이다. 현재의 경제위기가 대공황 때 상황과 다름없다는 뜻이다.

셋째, 1968년 베트남전과 인종갈등으로 촉발된 사회 소요 위기이다. 지난 25일 경찰의 연행 과정에서 목이 짓눌려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적어도 미국 전역 140개 도시에서 시위와 폭동이 일어났다. 주요 도시에서 주방위군이 투입되고 통금이 실시됐다. 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로 촉발된 인종폭동 사태 이후 최악이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로 쌓인 불만이 이 사건을 계기로 인종갈등으로 폭발한 것이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31일 열린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 도중 성난 시위대가 성조기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29일 밤에는 백악관마저 폭력적인 시위에 노출됐다. 백악으로 이어지는 재무부를 막는 바리케이드가 뚫렸고, 대통령 경호인력인 비밀수사국까지 출동해 시위대를 직접 봉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막내 아들 배런이 백악관 내 비밀 지하벙커인 대통령비상작전센터에 1시간 가량 머물렀다고 <CNN>이 보도했다. 9·11테러 때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이 은거했던 곳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댄 볼즈는 1미국은 이런 종류의 혼란들을 동시에 겪은 적이 없다고 개탄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삼중 위기 앞에서 미국의 지도력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일축하면서 미국을 세계 최대 확진국으로 만들고, 그로 인해 대공황에 준하는 경제위기를 야기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했다.

이번 플로이드 사건에서도 트럼프는 특유의 책임전가와 분열적 언사로 기름을 부었다. 그는 일련의 트위터 메시지들을 통해 플로이드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의 민주당 시장을 공격하고 안티파(극좌파) 운동을 테러단체로 지정한다고 발표하고 언론이 증오와 무정부를 퍼뜨린다고 비난하고 자신이 주방위군을 출동한 것을 자찬하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조롱했다.

그는 민주당 시장과 주지사들은 강경해져라. 그 사람들은 무정부주의자들이다. 지금 우리 주방위군을 불러라. 세계가 지켜보고 있고, 당신 졸린 조를 비웃고 있다. 이게 미국이 원하는 것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티파 운동은 실정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명확한 조직을 갖춘 단체가 아닌데도, 외국 단체에 적용하는 테러지정법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국가적 삼중 위기 속에서도 희생양을 찾아 지지층을 결집하는 평소의 화법을 앞세웠다. 그의 일부 백악관 및 선거운동 참모들은 31일 이번 사태에서 미국 국민들을 위무하는 공식적인 연설을 해야한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집무실 연설이 역효과만을 불렀다는 이유로 결국 실현되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미국은 트럼프의 대통령 재직 1227일 동안 오늘처럼 지도력을 간절히 간구했지만, 트럼프는 그런 것을 제시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난을 넘어선 체념을 드러냈다.

애틀랜타 시장인 케이샤 랜스 보텀스는 1<시엔엔>과의 회견에서 그는 당장 입을 닥쳐야 한다. 이번 사태는 미국 전역에서 샬러츠빌 사태가 재연된 것이라며 그가 말하면, 사태를 악화시킨다. 그가 당장 침묵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2017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유혈 폭력 사태에서 그들에 맞선 시위대를 양비론으로 비판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했었다.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소요사태는 미국의 위기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거리로 나선 인파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종, 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확산은 경제적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 정의길 기자 >

그 입 다물라!’ 트럼프에 직격탄 날린 애틀랜타 시장

사태 더 악화시킬 뿐그저 침묵하라일침, 바이든 러닝메이트 부상

그 입 다물라!’

키샤 랜스 보텀스(50)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매서운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애도하는 항의시위를 급진 좌파가 주도하고 있다고 갈라치기 하자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보텀스 시장은 때로 그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때가 있는 법이라며 만일 대통령이 침묵하지 못할 것 같으면, 백악관 내 양식 있고 양심 있는 이들이 대통령 앞에 텔레프롬프터를 갖다 놓고 그저 최소 바른말만 할 수 있게 써진 대로 읽을 수 있기를 빌라고 말했다.

보텀스 시장의 31<CNN> 인터뷰 방송은 미 전역 시민들의 주목을 이끌어냈다. 1960년대 R&B 가수 메이저 랜스의 딸, 변호사와 시의원을 거쳐 2017년 애틀랜타 시장이 된 정치 신인, 인구 50여만명의 도시를 이끄는 50대 흑인 여성 시장의 입에 미국 사회가 주목한 것이다.

보텀스 시장은 지난 29일 과격 시위대를 향한 진정성 어린 기자회견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전국적 정치인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플로이드 사망을 추모하는 평화로운 시위가 방화·약탈로 물든 유혈 폭동 사태로 비화되자, 그는 한밤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건 시위가 아니라 혼란일 뿐이라고 질타하며 이 도시를 아낀다면 집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흑인인 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이 내 일처럼 아팠지만 “18살 아들에겐 흑인들은 오늘 밖에 나가면 안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착잡한 심정을 고백했다. 이어 “(이런 폭력시위는, 이 도시 출신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정신이 깃든 도시의 모습이 아니라고 질타하며 미국을 바꾸고 싶으면 투표 등록을 하고, 투표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시위 대처 과정에서 보여준 단호한 리더십이 주목을 받으며,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유력한 러닝메이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시엔엔> 방송이 전했다. 바이든이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여성을 선택하겠다고 공언한 뒤 보텀스 시장은 ‘70대 후반의 백인 남성이라는 말로 압축되는 바이든의 약점을 상쇄해줄 수 있는 10여명의 후보 중 하나로 거론돼왔던 터다.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초반,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흑백 인종통합을 위한 스쿨버스 통학 정책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바이든을 저격했을 때도 보텀스는 일찌감치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 이정애 기자 >

 


홍콩, 천안문 추모집회 30년 만에 불허…시위차단 속셈

● WORLD 2020. 6. 2. 02:1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지난해 64,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 30주년 기념 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당시 희생자들을 추도하고 있다. 열고 있다.

홍콩보안법·국가법 반대 시위 차단 포석 분석

민주화 진영 홍콩 전역서 촛불켤 것불복 뜻

       

홍콩 경찰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4일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시위 31주기 촛불 집회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홍콩에서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 추모를 위한 촛불 집회가 금지된 건 30년 만에 처음이다. 홍콩 경찰은 1“(코로나19 위기 중)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협을 가할 것이라며 ‘6·4 톈안먼 시위희생자 추모 집회를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들었지만 이번 집회 금지가 홍콩 보안법과 국가법에 대한 홍콩 시민의 반발 시위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비난이 나온다고 통신은 전했다. 홍콩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염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8명 이상의 모임을 금지해왔으나,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데 상당히 성공해 최근 술집과 식당, 체육관, 영화관 등의 문을 연 상태다.

경찰의 추모 집회 불허 결정에도, 주최 쪽인 홍콩시민지원애국 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는 각자 자신이 있는 곳에서 밤 8시에 맞춰 촛불을 켜고 1분간 침묵하는 추도를 하자고 제안하며 사실상 집회 금지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리척얀 지련회 회장은 정부가 이미 학교와 술집 같은 서비스 업종의 재개까지 허락해놓고 정치적 집회 개최를 금지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만일 우리가 집회 장소에서 촛불을 켤 수 없다면 우리는 홍콩 전역에서 촛불을 켤 것이라고 밝혔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건 이듬해부터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수만명의 홍콩 시민이 모여 톈안먼 희생자를 추도하는 행사를 진행해왔다. 이 추도 행사는 대개 홍콩 민주화 세력이 결집하는 자리가 됐고, 특히 지난해엔 이날을 전후해 범죄인 송환 조례’(송환법) 반대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홍콩 범민주화 진영은 이번에도 추도 행사를 기점으로 홍콩 보안법 반대 시위를 본격화할 조짐을 보여왔다. < 이정애 기자 >


진실을 밝혀내야 할 언론과 검찰 모두 휴대폰만 확보하면 금방 드러날 진실이 두려워 뻔한 지름길을 두고 애먼 길을 빙빙 돌았다.

이들이 감추려 했던 검사장의 행적은 기자와 후배 기자의 통화녹취록, 또다른 녹취록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런데도 국민한테 위임받은 적 없는 사이비 권력들이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진실을 파묻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

                 

진실을 드러내는 건 힘겨운 싸움이다. 힘 있는 자들은 법을 앞세우고 제도의 틈을 파고들어 쉽게 감춘다. 그러나 감추려는 권력자들 못지않게 진실역시 힘이 세다. 감춘다고 해서 흔적까지 말끔하게 지울 수는 없다.

종합편성채널 채널에이(A) 사건에서도 권력자들은 진실을 감추려 부단히 애썼으나 흔적까지 없애진 못한 것 같다. 이아무개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전 대표를 회유하려 보냈다는 편지에 이미 이 사건의 전모가 들어 있다. 검찰에 말해 가족들의 선처를 위해 힘써줄 테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유력 인사들 비리를 넘겨달라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기자가 상대를 너무 쉽게 봤던 것 같다. 이씨 대리인으로 나선 지아무개씨의 호주머니까지 뒤졌지만 녹음을 막진 못했다. <채널에이> 보도본부장이 카카오톡 문자에 남겼듯이 이씨의 이중플레이녹아났다’.

지난달 21일 채널에이는 진상조사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편지나 지씨와의 대화 및 통화 녹취록뿐 아니라 채널에이 보고서와 두 대표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밝힌 속기록에도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단서들은 많다.

지씨가 대화를 몰래 녹음해 <문화방송>과 접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날(323) 아침 채널에이 보도본부 수뇌부는 가장 먼저 외부인, 그것도 검언 유착의혹의 당사자로 주목받는 검사장에게 연락하도록 했다. 오전 10시 검사장에게 전화해 전달한 내용도 녹음파일은 없다였다(보고서 46). 문화방송 보도 8일 전이다. ‘그 일주일(32331) 동안 누구도 검사장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한 사람이 없었고’(보고서 42), 결국 기자는 문화방송 보도(31) 직후 휴대폰 2대를 초기화하고 노트북피시를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해 흔적을 지웠다. 채널에이는 보도 다음날에야 진상조사위를 띄웠다. 그사이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지 굳이 따질 필요까진 없겠다.

방송통신위 의견청취 과정에서도 채널에이 두 대표가 극구 감추려 했던 것은 검사장의 존재였다. 속기록을 보면 이 기자가 통화한 상대가 검사장맞느냐는 위원들의 거듭된 추궁에 결국 고개를 끄덕여 시인했다. 그러나 의견청취가 끝나 퇴장했던 두 대표는 다시 정정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시간 관계로 거절당한 뒤 채널에이 대표 명의로 낸 의견 제출서면의 요지도 결국 검사장인지 확인되지 않았다였다.

그러나 이들이 극구 감추려 했던 검사장의 행적은 미처 없애지 못한 이 기자와 후배 기자의 통화녹취록과 지씨에게 읽어줬다는 통화녹취록에 고스란히 담겼다. 검사장이 수사팀에 얘기해줄 수도 있으니 만나보고 나에게 알려달라. 나를 팔아라고 했다는 것이다. 두 녹취록 내용이 거의 일치하니 조작이라 보기도 어렵다.

검사장이 바로 핵심 측근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윤석열 검찰총장의 움직임은 이례적으로 굼떴다. 47일 문자로 감찰 착수 의사를 밝혀온 대검 감찰본부장을 제지했다. 이틀간 휴가를 마치고 8일 출근한 뒤엔 굳이 대검 인권부에 조사를 맡겼다. 결국 감찰본부는 검사장휴대폰조차 확보할 수 없었다. 민언련의 고발장이 접수된 지 10일 만인 17일에야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지시했다. 문화방송 보도 이후 무려 17일 만이다. 물증을 없애고 진실을 묻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이미 기자 휴대폰의 흔적은 삭제된 뒤였지만. 수사 착수 뒤에도 균형 수사를 공개 지시해 적극 수사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런 이례적 행보가 오히려 검찰 안팎에 측근 관련설의 심증을 굳혀주었다.

종편보유 언론들도 거들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편지와 녹취록에 나오는 검언 유착대신 친여 브로커라며 지씨를 공격하는 데 몰두했다. ‘여권의 윤석열 때리기프레임으로 사건의 본말을 뒤집으려 했다.

진실규명을 사명으로 하는 언론과 검찰 모두 기자와 검사장의 휴대폰만 확보하면 금방 드러날 진실이 두려워 뻔한 지름길을 두고 애먼 길을 빙빙 돌았다. 국민한테 위임받은 적 없는 사이비 권력들이 이렇게 권한을 남용하고 야합했다.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진실을 파묻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다.

검찰이 끝내 진실을 덮는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나설 수밖에 없다. 채널에이나 <티브이조선>에 대해서도 재허가 최종심판을 앞둔 방통위 책임이 무겁다.

< 김이택 한겨레신문 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