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하던 민간인 잠수사 한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다. 민간구난업체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에 임시 고용된 이광욱씨가 6일 작업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헬기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충격에 빠진 온 국민에게 실종자 구조 소식 대신 수색대원의 사망이라는 슬픈 소식이 날아든 것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가 더 이뤄져야 알 수 있겠지만, 수색작업에서도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임이 여러 정황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씨는 언딘에 임시 고용된 뒤 첫 입수 작업, 그것도 잠수한 지 불과 10분 만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그는 현장 적응 과정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사고 해역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2명이 한 조를 이뤄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는 해경의 발표와는 달리 2인1조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공기공급선이 다른 줄과 얽힌 것을 이씨가 직접 수습하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해경의 설명을 고려할 때, 파트너만 있었더라도 사망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게다가 구조팀 본부가 있는 바지선에는 응급구조사 외에는 의료진마저 없었다고 하니 혀를 찰 노릇이다.
 
민간잠수사 운용 방식이 완전히 주먹구구식이라는 사실도 이번 사고를 통해 극명히 드러났다. 숨진 이씨의 ‘소속’이 정확히 어딘지 불분명한 것부터가 그렇다. 해경 관계자는 이씨에 대해 “언딘이 임시 채용한 민간잠수사”라며 “정식 계약을 한 것이 아니라 구두계약을 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과 독점 계약한 언딘 쪽은 정규직원은 극소수이고 나머지 인원은 대부분 숨진 이씨처럼 임시로 채용된 사람들로 알려졌다. 하지만 언딘 쪽은 “해경의 민간잠수사 동원령에 따라 팽목항에 와서 언딘 쪽에 배속된 잠수사”라고 다른 말을 했다. 아무리 재난 수습으로 경황이 없다고는 하지만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다. 특히 수색·구조 작업을 총괄 지휘하는 해경은 언딘 쪽에 잠수인력 관리를 맡긴 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가 사고가 나자 책임 회피에 급급하고 있다.
문제는 잠수사가 숨지는 비극이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후진국형 참사의 전형인 세월호 침몰 사고의 수습 과정마저도 후진국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