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커피가 어떤 커피인지 아시나요? 루왁 커피라고 하는데, 인터넷으로 가격을 조사해 보았더니 25g에 30불 정도 하더군요. 이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 피부에 와 닿지 않아서 한국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스타벅스 원두 커피 가격을 알아보았고, 인터넷에서 340g 사이즈가 12불에 판매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단순 비교해 보면, 루왁 커피가 스타벅스 커피보다 37배 정도 비싸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스타벅스 커피도 비싸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텐데, 스타벅스 커피에 비해 37배나 비싸니 서민들에겐 루왁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루왁 커피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커피이길래 이렇게 비싼 것일까요? 참으로 어이 없게도 야생에서 서식하는 사향 고양이의 똥에서 분리 수거한 커피입니다. 사향 고양이가 커피 열매를 따먹으면 소화기관을 거치면서 껍질과 과육이 제거된 채 원두만 온전한 상태로 변과 함께 배출되는데, 소화기관에서 효소 작용으로 원두가 발효되는 바람에 특유의 떫고 구수한 풍미가 만들어진다고 하네요. 그렇게 똥에 섞여 나온 원두를 씻어서 살짝 구운 뒤 갈아서 뜨거운 물로 내리면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커피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참으로 못 먹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똥에 섞여 나온 것이라고 표현은 하지만 실제로는 그 자체가 똥이나 다름없는데, 그것을 맛있다고 마시고 있으니….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똥에서 나왔든 아니든,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무슨 큰 문제가 되겠어요. 하지만 사향 고양이의 똥에서 얻어야 하기 때문에 그 수량이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것, 그래서 상품 가치는 엄청 뛰어나지만 생산량은 매우 적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야생에서 마음껏 뛰어다녀야 할 사향 고양이를 잡아다 닭장만큼 비좁고 지저분한 우리에 집어넣고 주구장창 커피 열매만 먹여서 루왁 커피를 생산하는 기계로 만들어 버리는 인간의 욕심이 문제인 거죠. 이와 같이 루왁 커피에는 인간의 탐욕, 자본의 탐욕이 어디까지일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천지와 만물,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그리고 그 좋은 것들을 정복하고 다스리는 권세를 인간에게 주셨다고 성경은 증언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것들을 인간에게 맡기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먼저는 좋은 것들을 누리라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좋은 것들을 누리면서 누가 만들었는지를 생각해 보며 그 원작자에게 영광을 돌리라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타락한 인간은 누림의 축복을 탐욕을 위한 도구로 변질시켜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인간 자신뿐만 아니라 자연 만물까지도 신음하게끔 만들어 버렸지요.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죄악에서 건져냄을 받았다고 믿는 주님의 백성들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입니다. 요즈음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이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며 살아가야 할 믿는 자들이 탐욕의 노예가 되어서 똥 냄새나 풍기고 있으니까요.
갑작스럽게 걱정거리 하나가 마음 안으로 밀려 듭니다. 탐욕에 눈이 멀어서 나에게서도 똥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것을 모른채 거룩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 송만빈 목사 - 노스욕 한인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