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글을 보니깐, 60이후의 실제 나이는 현재 나이에서 15를 빼야 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65세를 시니어(senior, 노인)로 정할 당시의 평균수명 보다 지금의 평균 수명이 최소한 15년 이상 높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의 자기 나이에서 15를 빼야 실제의 자기 나이가 된다는 것이다. 지금 65세는 실제로 50세라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지난 50년 사이에 사람들의 건강상태는 급격하게 향상되어서 선진국에서는 평균 수명이 80세를 이미 넘었고, 건강 수명도 70세를 상회한다.
내가 어렸을 때에 내가 살던 동네에서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환갑잔치를 아주 성대하게 했다. 나도 엄마 쫓아가서 오랜 만에 맛난 음식을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때에 내 기억에는 잔치의 주인공인 어르신들이 나이가 많이 드신 할아버지로 보였고, 그 잔치는 죽기 전에 하는 마지막 파티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환갑(회갑)은 만 60년 만에 태어난 간지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인생의 한 바퀴를 다 돌았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60세 미만이었기에, 환갑은 장수를 축하하는 의미도 있었다. 그래서 일가친척 동네 사람들을 다 모아놓고 풍성하게 음식을 차려놓고 성대하게 잔치를 했다.
지금 내 주변에 60을 전후한 분들이 많이 계시다. 그런데 지금 나는 똑같은 나이의 이 분들을 보면서 노인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육체적, 정신적, 감성적 능력이 아직도 팔팔하시다. 노인의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똑같은 나이인데 왜 40년 전에는 인생을 다 산 노인처럼 느꼈는데, 지금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예전 보다 훨씬 건강해졌기 때문이다. 수명이 훨씬 길어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노인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바뀌어가고 있다.
2015년 연초에 교회에서 목장(구역) 편성을 하면서, 75세 이상의 분들을 ‘상록 목장’ (어르신 목장)에 편성했다. 10년 전 내가 우리 교회에 부임했을 때에 어르신 목장은 기준 65세였다. 그러다가 70세, 지금은 75세가 되었다. 이렇게 자꾸 올라가다 보면, 90세 넘는 분들만 어르신 목장으로 올라가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렇게 가다보면 모세의 시편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인생이 90이요, 강건하면 100이로다’
오래 전에 로버트 레인즈(Robert Raines)가 쓴 ‘A Time to Live’(의미를 살려서 한국어로 굳이 번역하면 ‘지금부터 제대로 살 때이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은 저자가 60세를 넘어가면서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쓴 책이다.
저자가 60이 넘어가면서,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을 했다고 한다. 60이 넘어가면서 정신적 방황, 내면의 요동침, 불안, 우울, 이런 감정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때를 사춘기(adolescence)에 비교하여서 육춘기(elderescence, 이것은 나의 번역이다.)라고 이름을 붙였다. 특히 61세에 자신의 첫 딸이 딸을 낳아서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를 회상하면서, 첫 손녀딸이 태어나면서 자신도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자신의 인생의 새로운 1막 1장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이 들어간다고 인생 다 산 사람처럼 잠자지 말고 깨어나라. 유효기간 지난 채소처럼 축 늘어져 있지 마라. 인생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일어나라. 지금이야말로 진짜 살 때이다.” (Now is Time to Live!)
그렇다. 당신이 몇 살이든 바로 지금이 살 때이다. 자기 나이에서 과감하게 15를 빼고 오늘도 힘차게 살아보자! 다시 운동화 끈을 매고 달려가 보자!
< 고영민 목사 - 이글스필드한인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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