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두 분의 목사 선배님들이 있습니다. 아버님과 작은아버님입니다. 아버님은 지난 십여 년 전 40여년의 목회사역을 뒤로하고 이미 ‘은퇴’하셨고 또 한분의 선배님이신 작은 아버님은 금년 유월에 지난 35년의 목회사역을 정리하시고 현직에서 물러나신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큰 기둥 같았던 두 분… 그 누구도 알만한 화려한 목회현장은 아니었지만…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성실하게 마치시고 이제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을 준비하고 또 살아가고 계시는 모습을 볼 때 참으로 ‘존경’이라는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따라… 나이 지긋하신 ‘노부부’의 평범한 일상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이전 보다 조금 철이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누구와 똑 같이 삶의 현장에서 맡겨진 직분을 치열하게 그리고 성실하게 감당하시다 평범하게 은퇴하신 그들의 ‘평범함’이 한 없이 높아만 보입니다.
‘평범함‘ 참 쉽고도 어려운 말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누구나 다 그렇게 사는 것 같지만, 결코 누구나 다 그렇게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자리에서 주어진 역할을 감당하며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너무도 당연한 삶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꿈이 되어버린 현실이기에 ’평범함‘이라는 말이 더욱 더 간절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 한국 사회를 충격으로 몰고 갔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고린도교회에 『세상에도 없는 일이 교회 가운데 있음을 보고』(고전5:1) 절규했던 바울의 외침을 다시 들으며 가슴 깊이 회개하며 나를 돌아보는 한 주였습니다. 그도 평범한 아버지, 평범한 목회자가 되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렇게 평범하게 살 것 같던 자신의 삶이 ‘목사와 박사’의 타이틀이 지켜줄 줄 알았던 삶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돌이키려 했지만 이미 늦어 버렸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누구도 평안하고 평범한 삶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평범한 삶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평범함’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침에 출근하고 오후에 퇴근하는, 이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남편 그리고 자녀들이 서로 사랑하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이 평범함을 지키기 위해 수고와 헌신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도 기도할 수 있고 찬양할 수 있는 교회와 또 나눌 수 있는 형제와 자매… 이 평범함을 지키기 위해 이전 보다 더 내 자신을 내려놓아야만, 오늘의 평범함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지난 주 우연히 마주친 평범한 노부부의 뒷모습의 진실이 여기에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지난 40년 35년 한 길을 걸으며 이제는 ‘은퇴’라는 평범한 경험을 자녀들과 그리고 이웃과 함께 할 수 있었던 비밀이 여기에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부족한 자 간절히 기도해 봅니다. “하나님 평범한 목회자 되게 하옵소서...!!”
< 민경석 목사 - 한울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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