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승격 보건차관 신설국립감염병연구소도 새로 만들어

코로나 극복 로드맵, 혈장·항체치료제, 약물재창출 3개 분야 중점 지원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올해 안에 개발하고 백신을 내년까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임상시험에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렘데시비르에 대해 특례수입을 결정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3회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지원단 회의 뒤 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3차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케이(K)-방역 역량 및 연구개발 투자 강화, 감염병 비대면 기반(인프라) 구축 등 한국판 뉴딜, 일자리 및 사회안전망 확충에 1542억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1404억원이 올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임상시험 지원과 방역장비 고도화, 국립바이러스·감염병연구소 구축 등에 투여된다.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로 혈장치료제, 항체치료제, 약물재창출 등 3개 분야를 중점 지원할 계획으로, 특히 혈장치료제는 임상시험 지원을 통해 올해 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채취·농축해 만드는 것으로, 적십자사와 함께 경기 안산시와 대구시 등에서 참여할 완치자를 모집 중이다.

백신의 경우 합성항원 백신 1건과 핵산(DNA) 백신 2건이 개발중인데 2021년 하반기까지 개발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다음달 백신실용화사업단을 출범시켜 10년 동안 6천억원을 투자하고, 올해 하반기에는 감염병의 상시 연구개발을 위한 국립바이러스·감염병연구소를 설립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에 발맞춰 동식물 모든 바이러스에 대한 기초연구를 위한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에 대한 특례수입도 이날 결정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식약처 등 관계부처와 수입자인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와 함께 이른 시일 안에 국내 수입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의약품 특례수입 제도는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수입하도록 하는 제도다. 식약처는 렘데시비르 사용에 따른 중증환자의 치료기간 단축은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고 선택 가능한 치료제의 추가적 확보가 필요하다미국과 일본, 영국에서 렘데시비르를 사용하도록 한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향후 감염병 위기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신속한 자금지원과 인허가 등을 위한 코로나19 특별법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복지부는 밝혔다. < 이근영 기자 >

질병관리청, 복지부서 독립해 인사-예산-조직 권한 독자 행사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롯해 포괄적인 감염병 대응 강화를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보건복지부에서 독립된 ''으로 승격하고 그 아래에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보건복지부에는 보건 분야 차관을 신설해 복지 분야와 이원화하는 복수차관제를 도입한다.

행정안전부는 3일 이러한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조직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직개편 방안은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질병관리본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

핵심 내용은 현재 보건복지부 소속 차관급 기관인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청으로 승격되면 독립된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예산·인사·조직 관련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을 계기로 20041월 국립보건원 조직이 확대 개편되면서 만들어졌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인 20161월 차관급으로 격상됐으나 독자적인 예산권과 인사권이 없어 감염병 연구와 전문인력 확충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

질병관리청이 되면 이런 문제가 해소되면서 보다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감염병 관련 정책 수립 및 집행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복지부의 위임을 받아 수행하는 질병관리 관련 각종 조사·연구·사업도 질병관리청이 고유 권한을 갖고 추진하게 된다.

질병관리청 아래 지방조직으로는 권역별로 '질병대응센터'(가칭)가 설치된다. 질병대응센터는 지역 단위로 현장 역학조사와 질병 조사·분석 등을 수행하면서 일선에서 지역사회 방역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같은 지역대응 체계는 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시··구 보건소 등 지방자치단체 기능 강화 방안과 함께 추진된다.

정부는 질병관리청 승격을 통해 감염병 관련 정책 결정의 전문성이 높아지고 의사결정도 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복지부 조직도 개편한다. 차관 직위 1개를 추가해 복지와 보건 분야에 1명씩 모두 2명의 차관을 두는 복수차관제를 도입한다.

1차관은 기획조정과 복지 분야를 담당하고 신설되는 2차관은 보건 분야를 맡는다. 1·2차관 편제 순서를 고려하면 '복지보건부'가 되어야 하지만 행정적 혼란을 고려해 보건복지부의 명칭은 그대로 유지된다.

아울러 현재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를 확대 개편해 '국립감염병연구소'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감염병 감시부터 치료제·백신 개발 및 상용화까지 전 과정에 걸친 대응 체계를 구축해 국가 차원의 감염병 연구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개편안에 따라 질병관리청이 독립하지만 코로나19처럼 전국적인 감염병 확산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역량을 모아야 하는 위기상황에서는 현 체제와 같이 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이 함께 대응하게 된다. 또한 일부 감염병 관련 기능은 효율적 업무 추진을 위해 복지부에 남는다.

감염병 예방·방역·치료에 필요한 물품의 수출금지, 감염병 대응으로 의료기관에 발생한 손실 보상 등 여러 부처의 협력이 필요하거나 보건의료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능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밖에 질병관리본부가 현재 맡고 있는 장기·조직·혈액 관리 기능은 보건의료자원 관리·보건사업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복지부로 이관한다.

정부는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데 이어 조만간 개원하는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정부입법 절차를 신속히 완료할 계획이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개정안이 조속히 심의·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각별한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코로나19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고 앞으로 닥칠 수 있는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보다 탄탄한 감염병 대응 체계를 갖춰나가겠다."고 밝혔다.

역학조사관 등 확충 기대감염병 재난 상황에선 기존처럼 범정부 대응

정부가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것은 조직에 독자적 위상을 부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신종 감염병 대응 컨트롤타워로서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질병관리본부는 그동안에도 국가 감염병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해왔지만,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이다 보니 인사권이나 예산권이 없어 전문인력 확충이나 예산 편성 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하지 못했다.

더욱이 복지부가 마련한 정책을 '집행'하는 데 역할이 집중돼 감염병이 터지면 사태를 수습하기 급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감염병에 대처할 장기적인 대응 체계 마련 등 정책을 수립할 정도의 독자적 위상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질병관리본부의 지위를 높여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나왔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계기로 이런 주장에 힘이 실렸지만, 질병관리본부장을 실장급에서 차관급으로 승격하는 내부 조직개편 선에서 논의가 마무리됐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질병관리본부의 승격 논의는 다시 급물살을 탔다.

3일 행정안전부는 복지부 소속 기관인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는 정부조직법을 입법예고하면서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조직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2004년 국립보건원에서 지금의 질병관리본부로 확대 개편된 이후 16년 만에 이뤄지는 조직개편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인사권과 예산권 확보해 조직 운영에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추게 된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조직 개편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4개 센터(긴급상황센터·감염병관리센터·감염병분석센터·질병예방센터) 20개과로 운영되는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 승격을 계기로 전문인력을 대폭 확충할 수 있게 되는 점은 가장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그동안 질병관리본부는 의사 출신 인력이나 역학조사관이 부족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종감염병 사태가 터질 때마다 전문인력 부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당장 정원을 늘려도 적합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애를 먹어왔다.

예컨대 역학조사관은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나가 어떤 병이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조사하는 핵심 인력인데도 올해 1월 기준 질병관리본부 소속 역학조사관은 43명 정원 중 32명만 채운 상태였다.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내부적으로도 이번 청 승격과 관련해 감염병 대응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