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을 받아놓고 집행도 못 한 공수처를 규탄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업무를 경찰에 넘기기로 하자 3박4일 밤샘 농성을 이어 온 시민들 사이에선 실망감과 분노가 쏟아졌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영장을 받아놓고 집행도 못 한 공수처를 규탄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비상행동은 6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아트홀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적법한 법원의 영장을 들고도 단 한 번의 체포 시도에 그쳤던 공수처의 무능함에 분노한다. 윤석열 체포가 끝나고 나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공수처는 지난달 31일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지난 3일 한 차례 관저 진입을 시도했으나 5시간여 만에 돌아섰다. 이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공수처는 결국 체포영장 기한이 만료되는 이날, 영장 집행 업무를 경찰에 넘기기로 했다.
비상행동 공동의장인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우리는 3박4일 폭설이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투쟁을 이어갔다. 고작 5시간 체포영장 집행 시늉만 하고 떠난 공수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영장 집행을 경찰에 떠넘긴 채 기한 만료만을 기다리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비상행동 공동대표인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도 “길을 터주지 않은 경호처에도 화가 났지만, 공수처의 무력한 대응과 아무런 성과도 없는 5시간짜리 체포영장 집행에 더욱 분노한다”고 말했다.
비상행동은 권한을 일임받은 경찰이 서둘러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비상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주권자가 주는 마지막 기회다. 경찰은 오늘 당장 강제집행을 통해 내란수괴 윤석열을 하루라도 빨리 끌어내야 한다. 관용 없는 체포영장 집행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선 “경호처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도록 명령하라”고 했다.
영장 기한 만료일인 이날 윤 대통령이 체포될 것으로 기대하며 밤샘 농성을 이어온 시민들은 크게 실망한 표정이었다. 3박4일 농성장을 지켰다는 김아무개(37)씨는 “공수처가 변명을 너무 많이 한다. 몸이 너무 안 좋은데 윤석열이 빨리 체포돼서 잠을 좀 자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아무개(65)씨는 “처음부터 경찰에게 맡기고 지원해줬어야 했는데 공수처가 자기들이 한다고 해서 시간만 낭비했다”며 체포영장 집행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을 비판했다. < 한겨레 김가윤 기자 >
‘인간 키세스’를 ‘윤석열 지지자’로 둔갑…‘가짜 뉴스’ 만든 국힘 의원
이상휘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며 밤샘 농성을 벌인 시민들의 사진을 윤 대통령 지지자로 둔갑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가짜뉴스 제조기’ 국민의힘 정신 차려라”라며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저희 의원실 사진을 불법으로 도용, 편집해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비판했다. “마치 함박눈이 오는 와중에도 윤석열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것처럼 도용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이 문제 삼은 글과 사진은 이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에 게재한 것이다. 이 의원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 집회를 연 강경 보수 성향 시민들을 추어올리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폭설이 오는 가운데 은박 담요를 뒤집어쓰고 바닥에 앉아 농성을 이어가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은 이렇게 버티고 있다. 29번의 탄핵과 내란과 반역이라는 겁박에도 이렇게 지켜내고 있었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올린 사진 속 시민들은 같은 날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쪽이 주최한 집회에 참여해 윤 대통령을 신속하게 체포, 구속할 것을 요구한 이들이었다. 폭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회를 하는 모습이 마치 은박지로 포장된 초콜릿 브랜드 ‘키세스’를 연상케 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화제가 됐는데, 이 의원은 이들을 ‘윤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게끔 글을 쓴 것이다. 친윤계인 이 의원은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장으로 ‘진짜뉴스 발굴단’이라는 가짜뉴스 대응 당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 의원은 논란이 일자 당초 첨부했던 사진을 다른 사진으로 바꿨다.
이 의원 쪽이 의도적으로 사진을 왜곡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당 사진의 원본에는 정 의원의 모습이 함께 담겨 있는데, 이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에는 정 의원의 모습만 잘려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민주노총 조합원에게 폭행당한 경찰이 의식불명 상태라는 글이 올라왔는데, 국민의힘 미디어특위가 이를 언급하며 관련 집회를 비판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진짜뉴스 발굴단’이 가짜뉴스를 재가공, 재생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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