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창문과 외벽을 깨고 난입 “판사 나오라” 욕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흥분한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해 법원 청사를 부수는 등 큰 소동을 벌였다. 법원에 난입한 지지자 수백명은 영장발부 판사를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법원 창문과 외벽을 깨부수고 법원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19일 새벽 3시께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서울서부지법 앞에 모여있던 지지자들은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에 대한 거친 욕설을 시작했다. 뒤이어 “후문이 뚫렸다”는 외침이 지지자들 사이에 전해졌고, 지지자들은 서부지법으로 난입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지지자 수백명이 서부지법에 들어서며 법원은 아수라장이 됐다. 지지자들은 “영장기각”을 연호하며 법원 창문을 깨부수고 외벽을 부수기 시작했다. 일부는 1층에 있는 법원 민원실 창문을 깨고 법원 청사 안으로까지 진입했다.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겠다”는 등 흥분한 모습으로 법원 안을 돌아다닌 것이다. 법원 청사 앞은 소화기가 뿌려진 듯 흰 연기가 가득 차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피를 흘리거나 쓰러진 지지자들도 보였다.
새벽 3시40분 현재 경찰도 대거 투입되며 난입한 지지자들을 끌어내는 등 진압이 시작돼 지지자들은 서부지법 밖으로 나오고 있는 상태다. 다만 일부 지지자들은 법원 후문 쪽으로 진입하며 여전히 법원에 들어섰다. 경찰은 건조물 침입과 불법집회 등을 경고하며 이들을 해산하고 있다.
이날 내란죄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구속됐다.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한 서울서부지법은 이날 새벽 3시께 윤 대통령에 대해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 김가윤 기자 >
윤석열 지지자 17명 현장 체포…서부지법 담 넘어 난입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는 동안, 흥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담을 넘어 서부지법에 진입하려다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7일 오후 5시24분께 서부지법 후문 쪽 담장을 넘은 남성 1명과 저녁 6시5분께 같은 자리서 담장을 넘은 16명 등 17명을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날 서부지법 주변으로 몰려든 지지자들은 흥분 상태에서 서부지법 통행을 제한하고 있는 경찰을 향해 욕설과 과격 행동을 이어갔다. 저녁 5시20분께가 되자 이 가운데 일부는 서부지법 뒷편 담을 넘어 진입을 시도했다. 한 지지자는 담을 넘은 뒤 “빨갱이가 죽던지 내가 죽던지 끝장을 보겠다”고 외쳤다. 이어 저녁 6시께 같은 담장에서 지지자 여러명이 담을 넘었고 16명이 한번에 붙잡혔다. 대부분 20~30대 청년으로 보였다.
이들이 체포당하는 모습을 보며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실랑이가 벌어졌다. 한 중년남성이 “기각되면 청년들이 바로 담을 넘어가야 한다”고 외치자, 주위의 다른 지지자들은 “왜 어린애를 이용하려 하느냐”며 다투기도 했다.
법원 청사와 가장 가까운 뒷편 골목은 이날 발 디딜틈 없이 지지자들이 몰렸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건물 3층에 대통령님이 있습니다”라며 환호성을 질렀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불법영장 기각하라”,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담장을 지키는 경찰들에게는 “빨갱이 경찰”이라며 소리를 지르고 욕설하는 등 과격 행동을 이어갔다. < 한겨레 김가윤 고나린 정봉비 기자 >
공수처 차량 파손하고 ‘난동’…윤석열 지지자들 ‘무법천지’
윤석열 대통령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계자들이 탄 차량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법원 앞에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위협을 받았다. 지지자들은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마저 밀치고 나서며 위험천만한 상황이 이어졌다.
18일 경찰과 공수처 설명을 들어보면, 이날 저녁 공수처 검사를 비롯해 관계자들이 탄 차량은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빠져나오던 길에 삽시간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크게 파손됐다. 앞서 이날 저녁 6시56분께 법원 청사를 나온 공수처 관계자들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결한 정문 앞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30분가량을 차 안에서 대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탄 법무부 호송차량이 저녁 7시33분 출발하면서 공수처 차량 2대도 뒤따라 나갔다.
하지만 차량이 공덕역을 지나가던 중 지지자들이 길을 가로막으며 사달이 났다. “공수처 차량”이라는 외침이 전파되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순식간에 차 주변으로 몰려들어 차를 흔들어대기 시작한 것이다. 차 앞유리에는 ‘탄핵무효 이재명 구속’, '위조공문 불법침탈' 등 손팻말을 붙였다. 선팅된 창문에 플래시를 비추며 타고 있는 사람을 확인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곳곳에서 “오동운(공수처장)이 타고 있다”는 외침이 일며 지지자들은 한층 거세게 차량을 밀치기 시작했다. 이날 오동운 처장은 서부지법에 오지 않았다.
경찰 기동대가 투입돼 상황을 정리하려고 하자 지지자들은 “팔짱 끼자. 같이 밀자”며 수십명이 밀려들었고, 경찰을 폭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밀집되며 여기저기 비명이 터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런 상황은 1시간 가까이 이어지다가 저녁 8시30분께 경찰 장비와 인력이 투입돼 공수처 차량이 빠져나가며 상황은 정리됐다. 다만 공수처 차량은 유리가 깨지고 타이어에 구멍이 났으며 차체에 금이 가는 등 크게 파손됐다고 한다. 경찰은 공수처 차량에 위협을 가한 윤 대통령 지지자 중 일부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하기로 하면서 서부지법 주변에는 지지자 4만4천여명(경찰 비공식추산, 오후 4시40분 기준)이 모여들었다. 법원과 공수처를 향해 욕설을 했고, 법원 담장을 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 한겨레 김가윤 고나 배지현 기자 >
전광훈 “탄핵 반대 집회에 사람 데려오면 1인당 5만원 주겠다” 선동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자를 데려오는 교인에게 활동비를 지급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수도권 자유마을 대회’를 열고 유튜브 채널로 이를 생중계했다.
전 목사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1000만명을 동원해야 한다. 사람들을 모집해 오는 교인들에게 인당 5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50만원씩 주고 싶은데, 내가 돈이 떨어져 5만원씩 주겠다. 여러분 전화비도 내가 주겠다. 빨리빨리 휴대전화로 전파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잘 데리고 나오기만 하면 3500만명도 모일 수 있다. 제2의 건국을 해야 한다. 이 나라는 수리해서 쓸 수 없게 됐다. 나라가 다 망가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에 참석한 다른 목사는 “언론이 또 애국 세력이 돈을 받는다고 사진을 찍는다. 바깥에서 돈 세지 말고 그냥 집어넣으라”고 말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는 “활동비를 지원하겠다”는 전광훈 목사의 발언은 모두 편집된 상태이다. < 한겨레 최상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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