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찾은 권영세·권성동에 시민 일부 “이미 끝났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지도부가 설 연휴를 앞두고 고향길에 오른 시민 배웅 길에서 12·3 내란사태 이후 싸늘해진 민심을 제대로 확인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역을 찾아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즐거운 설 명절 보내라”며 배웅 인사를 건넸다. 서울역은 대구와 경북, 부산, 울산 등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향하는 경부선이 출발하는 곳이다. 국민의힘은 명절마다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했다.

 

권 비대위원장 등은 시민들에게 팸플릿을 전달하며 “어려운 민생을 더욱 꼼꼼히 챙기고 국제정세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우리 경제가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함께한 의원들 역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국민을 힘차게, 경제를 힘차게’라는 문구가 쓰인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을 배웅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민 일부는 “이미 끝났다” “부끄러운 줄 알라. 당신이 국회의원이냐”고 비판했다. 의원들의 인사를 받지 않고 지나치는 시민도 있었다. 한 상인은 “나라가 이렇게 힘든데 왜 남의 가게 앞에서 이러느냐”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시민은 “대통령이나 지키지 여기와서 뭐하느냐. 대통령이나 지키라”며 “민주당보다 더 나쁜 놈들”이라고 소리쳤다.

 

이날 서울역에선 해병대예비역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 등이 국민의힘을 겨냥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 10여명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을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내란세력 몰아내야 한다” “폭동 옹호세력 해체하라” “내란 빨갱이” 등의 구호가 터져나왔다. 이 과정에서 해병대 예비역으로 보이는 한 시민은 “국민의힘이 대한민국을 죽이려 했다. 대한민국을 엎고 시민들을 억압하려 했다. 폭동을 일으켰다”고 외치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자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XXXX들”이라고 혼잣말 하는 듯한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 등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김 의장은 한겨레에 “역사 안에 다른 시민들도 많은데 진보 당원들이 소리를 지르길래, ‘시끄럽다’고 이야기 한 것이지 욕설을 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소란이 커지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귀성 인사를 시작한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아 서둘러 서울역을 떠났다.  < 한겨레 손현수 기자 >

 

국힘은 서울역, 민주는 고속터미널…설 연휴 ‘민심 잡기’

 

 
 
설 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왼쪽 사진), 국민의힘은 서울역을 찾아 각각 설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연합
 

설 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24일 여야 지도부가 시민들에게 귀성 인사를 하기 위해 각각 서울역과 고속터미널을 찾았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을 만났다. 권 비대위원장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경제를 힘차게 국민을 힘나게’ 등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한 채 당 홍보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준 뒤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함께 서울역 쪽방촌 ‘온기창고’와 ‘동행식당’을 찾았다. 20여분 동안 명절 인사가 끝난 뒤 시위대가 권 원내대표에게 달려들어 잠시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시위대가 “(국민의힘이) 시민들을 억압하려 했다. 폭동을 일으키려 했다. 내란수괴다”라며 난동을 피우자 경찰이 제지했다.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호남선과 경부선 탑승 대합실에서 설 귀성 인사를 했다. 이 대표는 ‘다시 뛰는 대한민국’, '희망 가득한 새해' 등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한 채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김민석·김병주·한준호·주철현·송순호 최고위원, 임호선 수석사무부총장, 황명선·박지혜 사무부총장, 이용우 법률위원장, 김성회 대변인,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당대표 수행실장 등도 참석했다.

 

민주당은 명절 때마다 호남선이 다니는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장소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 한겨레 신소영 기자 >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 등이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설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 둘째부터)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설 연휴를 앞둔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시민들에게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시민들에게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설 귀성 인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찾아 한 시민과 셀카 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