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수 재선거 지원유세

"참혹한 살육전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떠올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오전 전남 담양군 중앙공원 사거리에서 이재종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음달 2일 군수 재선거가 치러지는 전남 담양군을 찾아 ‘12·3 내란 극복을 위한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후보 공천 후유증을 가라앉히고, 조기대선에 앞서 전통 강세지역인 호남의 지지세를 확실히 다지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담양읍 담양시장에서 진행된 이재종 담양군수 후보 지원유세에서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참혹한 살육전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떠올린 게 5·18 광주였다”며 “집을 나서 (국회가 있는) 서울로 가면서 5·18 당시 ‘광주시민 여러분, 계엄군이 쳐들어옵니다. 도청을 사수합시다’라고 방송한 분들 생각이 나서 (유튜브) 방송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데타를 막는 유일한 길은 시민들이 나서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밤 정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시민이 나서주지 않았다면 내란을 막지 못했을 것”이라고 돌이켰다.

 

이 대표는 이어 “(5월 광주와) 12·3 내란 극복을 위한 국민들의 투쟁 속에서 한가지 공통점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빛이었다”며 “지금 진행되는 이 과정도 결국 빛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그 중심에 바로 호남이 있다. 이 나라 민주주의는 호남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오늘 담양에 온 것에 대해 ‘나라가 흥하느냐 망하느냐 갈림길에 서 있는데, 지금이 담양 군수 선거 쫓아다닐 때냐’는 의견도 있다”며 “(선거 기간에) 다시 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만약에 탄핵이 기각돼 (내란 세력이) 되돌아온다면, 대통령은 법적 요건이 있든 없든 국회를 침탈해서라도 시도 때도 없이 계엄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며 “무법천지가 되고 나라가 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호남이 민주당을 버린 자식 취급하는 거 아니냐, 하는 얘기가 나오는 순간 전열이 흐트러진다. 지금 서울로 올라가 야5당 집회에 참석해 밤늦게까지 싸우겠다. 군수 선거도 선거지만 지역에서 친위쿠데타를 이겨내고 나라가 정상적으로 설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꼭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열리는 ‘야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 참석한다.  < 한겨레  이세영  고경주 기자 >

 

광주 5·18민주 광장서 윤석열 탄핵 선고 생중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단식 농성에 나선 광주광역시·구의원들이 18일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명진 광주시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가까워지면서 윤 대통령 파면을 바라는 광주시민의 염원이 커지고 있다.

 

윤석열정권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탄핵 심판 선고일 5·18민주광장에 모여 생중계로 함께 지켜보자”며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시민에게 알렸다. 광주비상행동은 이번 주 내 선고를 하지 않으면 22일 5·18민주광장에서 19차 시민총궐기대회를 열어 국민의 분노를 전달하자고 전했다.

 

탄핵 선고 때까지 매일 저녁 7시 같은 장소에서 시민대회를 이어간다. 10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천막농성 참가자도 모집하고 있다. 주최 쪽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1일부터 8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광주시·구의원 10명은 이날 저녁 집회 참석을 끝으로 단식 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 김나윤 광주시의원과 김명수 광산구의회 의장, 황예원 북구의원 등이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되며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은 농성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광주를 찾아 전날 출근길 시위를 하다 숨진 민주당 당원을 조문한 뒤 5·18광장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광주비상행동은 이날 저녁 7시 5·18광장에서 광주지검 앞까지 2㎞ 구간을 행진하며 윤 대통령 구속을 취소하고 석방을 결정한 법원과 검찰을 비판할 방침이다.

 

40여개 단체가 모인 ‘광주마을공동체’와 민족문제연구소광주지역위원회·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 광주지역 항일독립운동단체는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 탄핵으로 민주주의와 정의를 지키자고 촉구했다.   < 한겨레 김용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