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고난주간, 상대방을 축복-공-격?

● 칼럼 2025. 4. 18. 12:31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목회칼럼- 기쁨과 소망]  고난주간, 상대방을 축복공격?

                                                                            생명나무교회  전상규 담임목사

 

고난주간, 뉴스를 켜니 어김없이 갈등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좌와 우의 끝없는 공방, 빈부 격차의 날카로운 대립, 심지어 교회마저 서로 다른 색깔로 갈라져 비판을 주고받습니다. 친구와의 대화는 어느새 “누가 더 옳으냐”로 흐르고, SNS는 비난의 화살로 뒤덮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해야 할 이 시기에, 세상도 교회도 깨진 조각처럼 흩어져 있습니다.

 

그 분열의 뿌리에는 두려움과 불안이 있습니다. 내 믿음과 자리를 잃을까 두려워 상대방을 적으로 만들고, 높은 담을 쌓습니다. 심리학자 피터 T. 콜먼은 그의 저서 ’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서 분열의 근원을 두려움과 분노로 봅니다. 우리 안에는 두려움과 증오의 늑대, 그리고 사랑과 희망의 늑대가 싸웁니다. 우리가 어떤 늑대에 먹이를 주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집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어떤 이는 정치적 입장으로, 어떤 이는 자기 신앙만 옳다며 서로를 멀리합니다. 같은 예배당 안에서도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집니다. 고난주간,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서 우리는 이 깨진 세상에 무엇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신약성경 에베소서 2장 12-22절에서 우리는 희망의 길을 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로 모든 막힌 담을 허무셨습니다. 유대인과 이방인, 서로 적대하던 이들을 화평의 복음으로 하나 되게 하셨습니다. 이는 단순한 화해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새롭게 태어나는 기적, 하나됨의 복음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죄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하나님 나라 안에서 하나됨을 선물하셨습니다. 옳고 참된 것을 찾는 열정은 소중하지만, 가장 옳고 참된 것은 예수님이 열어주신 사랑의 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우리 안에 친절과 희망의 늑대를 키워냅니다. 첫째, 상대방을 위해 기도합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이웃의 필요와 아픔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기도는 두려움의 늑대가 아닌 희망의 늑대에게 먹이를 주는 선택입니다. 둘째, 축복의 말을 건넵니다. 비난과 비판으로 상대방을 밀어내기보다, 그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전합니다. 셋째, 공감의 손을 내밉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들의 두려움을 마음으로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격려로 힘을 북돋웁니다. 넘어진 이웃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말과 행동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실천입니다. 이것이 바로 축복, 공감, 격려의 ‘축복·공·격’ 태도입니다.

 

고난주간,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에게 희망의 늑대를 선택하는 용기를 줍니다. 두려움으로 상대방을 밀어내기보다, 축복과 공감으로 그들을 끌어안는 길입니다. 오늘, 곁에 있는 한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축복의 말을 건네고,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격려해 줍시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우리를 하나로 묶는 힘이 될 것임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