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요건 대폭 줄여 판검사 변호사로 한정
임기도 2년으로 박아…"내부임용 땐 2년" 규정
'윤석열 라인' 이영림 지검장 내정설 돌아
김용민 "검찰 감찰 시스템 사전에 무력화시키기"

법무부 감찰관과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뽑는 공고문이 느닷없이 올라오자 '윤석열 식 알박기 인사'라는 의문의 제기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으로 이완규 법제처장을 임명하려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법무부에는 이미 '친윤 인사'가 내정돼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법무부가 21일 '감찰 담당 대검찰청 검사 공개 모집' 공고문을 올렸다. 해당 공고문은 '법무부 감찰관'과 '대검찰청 감찰부장'을 뽑는 공고문이다. 공고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다. 두 보직은 모두 검찰청의 감사 업무를 맡는다. 공모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6월 3일 이전에 인사가 결정된다.
법무부 감찰관은 법무부 장관을 직속으로 보좌하며 법무부 소속기관·산하단체를 감시하는 역할 등의 업무를 한다. 지난해 12월 11일 류혁 법무부 전 감찰관이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항의해 사퇴한 뒤 현재까지 공석이다.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검찰청 소속 공무원의 비위 조사, 진정서 조사, 수시 직무감사 등 감찰 관련 업무를 총괄 지휘한다. 해당 자리는 이성희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2022년 11월 취임해 지난해 11월에 임기가 끝났다.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한 차례 모집 공고를 냈지만, 적임자가 없어 이번에 재공고를 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5개월 동안 공석인 상태였다.
공석인 자리에 채용 공고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해당 공고문의 채용 시기와 채용 경력 요건에 있다. 이 두 가지를 두고 법무부에서는 윤석열 라인을 알박기하려는 시도라는 말이 나온다.
먼저 지금 올라온 채용 공고문은 지원 조건이 단순하다. 감찰관, 대검 감찰부장 지원 요건은 '10년 이상 판사, 검사 또는 변호사'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국·공영기업체 등 법인에서 법률에 관한 사무에 종사한 사람'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으로 재직하였던 사람'이다. 법조인으로 자격요건을 제한한 것이다.

반면 2020년 4월 1일 '법무부 감찰관 공모'는 개방형으로 법조 외 인사도 응모가 가능했다. 당시 지원 가능 요건은 '공인회계사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 '중앙행정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감사·수사·법무, 예산·회계, 조사·기획·평가 등의 업무를 3년 이상한 사람으로 5급 이상 공무원' '학교에서 감사 관련 업무와 직접 관련이 있는 분야에서 조교수 이상으로 3년 이상 재직한 사람' '주권상장 법인에서 감사 관련 업무를 3년 이상 담당한 사람' '법무부의 관장 사무에 따라 기술·보건·세무 또는 환경 등의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 등이다.
게다가 2020년 4월 공고문은 임기가 3년인데, 이번 공모문은 감찰관 임기를 2년으로 못박았다. 법무부는 내부에서 임용할 때는 임기를 2년으로 하는 규칙이 있다. 결국 이번 공모는 내부 인사를 임용하겠다는 의미다.
법무부 내에서는 이미 '윤석열 라인'으로 내부 인사가 정해져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무부 관계자는 "춘천지검 이영림 검사장이 법무부에 다녀온 뒤 채용 공고가 나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검사장은 대표적인 윤석열 라인으로 '내란 옹호'를 해서 비판받고 있다. 지난 2월 12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헌법재판소가 일제 재판부보다 못하다'는 취지의 글을 쓰기도 했다. 고위공직자로서 엄격한 정치적 중립의무가 요구됨에도 스스로 친윤 검사임을 자임한 것이다.
이는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됐지만 여전히 내란 척결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법무부에서 일했던 관계자는 "알박기 인사는 법무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완규 법제처장을 헌법재판소에 알박기하려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1일 올라온 공모문에 대해 "100% 알박기 인사"라며 "지금 채용 공고를 낼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가 한달 반 남은 시점에 채용 공고를 낸 것 자체도 수상하다는 의견이 있다. 법무부 감찰관과 대검 감찰부장이 공고 기준대로 순조롭게 뽑힌다 하더라도 다음 달 1일이 지나야 근무를 시작할 수 있다. 전체 임기가 24개월인데 23개월을 다음 정권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래도 4개월 이상 공석인 상태가 있었던 터라 급하게 뽑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선이 두 달도 안 남았는데 이걸 못 참는 게 말이 안 된다"며 "감찰관 자리는 넉 달 넘게 공석인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은 '내란 공모에 대한 감찰을 막는 사전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다. 김용민 의원실은 게시글에 "법무부가 감찰관·대검 감찰부장을 동시에 공모했다"며 "정권이 교체되기 직전, 퇴진을 앞둔 권력이 검찰 감찰 시스템을 사전에 무력화하기 위한 알박기 인사"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실은 또 "한덕수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도 헌재가 '헌법 위반'이라며 전원일치로 제동을 걸었다"며 "이번 법무부 감찰관·대검 감찰부장 인사는 그보다 더 노골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란 공모에 대해 수사받아야 하는 자들이 감찰관을 미리 뽑아 놓고, 감찰을 무력화시키는 사전작업으로 헌정질서를 훼손하고, 사법 시스템을 파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원실은 "윤석열과 내란 동조 세력에게 경고한다"며 "내란 동조 세력의 헌정질서 훼손하는 행위, 감찰받아야 할 자들이 감찰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 Hot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희대 대법원이 왜? 이재명 재판 속도… 전원합의체, 내일 두 번째 심리 (0) | 2025.04.23 |
---|---|
“사람에 충성 않는다” 역공당한 윤석열…“참군인” 증언 칭찬 물결 (0) | 2025.04.22 |
대법, 이재명 ‘ 공직선거법 상고심’ 전원합의체 회부 (0) | 2025.04.22 |
법정서 피식 웃은 윤석열…지귀연 판사 얼굴도 공개 (0) | 2025.04.21 |
피고인 윤석열 모습 첫 공개…시선은 ‘카메라 회피’ (1) | 2025.04.21 |
미일, 대중국 ‘원 시어터’ 구상, 신 가쓰라-태프트 밀약? (0) | 2025.04.20 |
보수교단의 친미 · 친독재 성향이 변종 괴물 낳아 (1) | 2025.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