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한덕수·지귀연 등 증인 채택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2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해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조 대법원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청문회는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이날 검찰개혁 입법청문회 도중 ‘조희대 대법원 대선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 실시계획서와 관련한 증인·참고인 출석의 건을 의결했다.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부승찬 의원은 올해 대선 전 조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만나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처리를 논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이날 “부승찬·서영교 의원이 제기한 조 대법원장과 한 전 총리 간 유착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했다. 박은정 혁신당 의원도 “조희대·한덕수 회동을 포함한 대선 개입 의혹은 국기문란 사안”이라며 “청문회를 통해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청문회 증인으로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오경미·이숙연·이흥구 대법관, 지귀연 부장판사, 한 전 총리 등을 채택했다. 오경미·이흥구 대법관은 이 대통령 상고심에서 무죄 의견을 썼고 박영재 대법관은 상고심의 주심이었다. 대법관들의 국회 출석 문제를 놓고는 여권과 사법부의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판사들은 3권분립 침해 우려를 이유로 국회에 나오지 않았고 법원행정처장이 대법원을 대표해 국회에 출석해왔다. 국회증언감정법에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국회 청문회 등에 증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규정돼있다.                            < 김가윤 기자 >

 

민주 “조희대 청문회, 국회법대로 하는 것…3권 분립 위반 아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민의힘을 제외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사위 검찰개혁 청문회 파행에 대해 국민의힘 위원들을 탓하며 국회 선진화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청문회를 30일 열기로 한 가운데, 이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23일 조 대법원장 청문회 개최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회 법사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용민 의원은 이날 비비에스(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대법원장을 국회로 부르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삼권분립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그것도 잘못됐다”며 “국회법(제121조5항)을 보면 본회의나 위원회는 특정한 사안에 질문하기 위해 대법원장을 출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시적으로 (법에) 돼 있기 때문에 이게 무슨 마치 큰 잘못이거나 삼권분립을 위반한 게 아니라 그냥 국회법에 있는 것을 이행하는 거다 이렇게 보시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조희대-한덕수 회동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방송 열린공감티브이(TV) 관계자 등은 증인·참고인 명단에 넣지 않은 데 대해 “야당이 필요하면 증인신청을 하면 됐는데 (하지 않고) 퇴장을 했다”고 답했다.

 

조 대법원장이 전날 대법원 국제행사에서 한 발언을 비판하며, ‘대선 개입 의혹’에 관해 청문회에 나와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성윤 의원은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조 대법원장 발언과 관련해 “말하자면 왜 법원을 건드려? 이런 느낌이 들었다”며 “지금 법원 왕국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를 세종대왕에 비유한 것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조 대법원장이 청문회에) 나오고 안 나오고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안 나오시면 처벌받는다”며 “청문회와 관련돼 (증·참고인으로 나올) 다른 법관들이 꽤 되는데 여러분들이 나오는 걸 봐서 청문회에 지장이 될 정도로 집단적으로 불출석했다 그러면 저희가 법적인 조치를 고려해야 된다”고 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전날 열린 대법원 국제행사에서 “세종대왕은 법을 왕권 강화를 위한 통치 수단으로 삼지 않았”고 “법 시행 전에는 민심을 수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기표 의원도 이날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대법원장이 그동안 청문회에 나온 적은 없어서 그런 가능성은 실제로 저는 개인적으로 높지 않다고 보지만 이번에는 사안이 다른 것 아닌가”라며 “본인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파기환송심 전에 의논했다든지 회동했다든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고 어제와 같은 경우도 세종대왕에 비유하면서 법이 국민을 위해 어떻고 이런 얘기를 했지 않는가.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나와 본인 입장을 밝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고한솔 기자 >

 

정청래, 또…“대법원장이 뭐라고? 청문회 나와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대선 후보를 바꿔치기할 수 있다는 오만과 자만이 부른 자업자득”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회에 출석해 입법부 권한 행사에 협조하시기 바란다. 그것이 삼권분립의 정신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짜 삼권분립을 망가뜨린 사람은 삼권분립 최후의 보루여야 할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은 헌법을 유린하고 삼권분립을 훼손한 국정농단·내란사태 등 대통령들을 다쫓아냈다”며 “대법원장이 뭐라고 이렇게 호들갑이냐”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제가 법제사법위원장이었던 5월7일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 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채택했고, 5월14일 오전 10시 청문회가 실시됐다”며 “당시 조희대 등 주요 증인들이 불출석했기 때문에 다시 조희대 청문회를 여는 것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언론들이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두고 삼권분립 사망 운운하는 것은 역사의 코미디”라며 “헌법유린과 ‘삼권분립 사망’의 장본인들인 이승만·박정희·노태우·박근혜·이명박·윤석열은 모두 국민의힘 귀당 쪽이 배출한 대통령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어디에다 대고 삼권분립 사망 운운하느냐”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3·15 부정선거로 이승만 대통령이 쫓겨났다. 이것이 삼권분립 사망”이라며 “가장 심하게 삼권분립을 사망시킨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헌법 유신독재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과 노태우 등의 신군부가 저지른 12·12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에서의 시민 학살은 삼권분립을 아예 사망시킨 것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 체계를 유린하고 국민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30일 청문회를 두고 법사위와 당 지도부 사이의 소통 부재에 대한 논란이 일자 “2~3일 동안 많은 언론에서 마치 당 지도부와 법사위가 이견이나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제가 얘기한 것은 일정을 공유하자는 차원이지 조 대법원장에 대해 공세를 하지 말라든가, 늦추자든가 그런 취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서 이간질하고 갈라치기 하는데 꿈 깨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하어영 기자 >

 

정청래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

조희대 사퇴 압박 수위 올리는 모양새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정 대표가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압박 수위를 올리는 모양새다.

 

정 대표는 23일 밤 페이스북에 “우리 국민은 이승만 대통령도 쫓아냈고 박정희 유신독재와 싸웠고 광주학살 전두환 노태우도 감옥 보냈고, 부정비리 이명박도 감옥에 보냈고, 국정농단 박근혜, 내란사태 윤석열도 탄핵했다”며 이렇게 썼다.

 

추미애 법사위원장 등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지난 22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의결한 바 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지난 5월 이재명 당시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유죄 취지 파기 환송한 것에 대해 의도적인 대선 개입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최하얀 기자 >

 

23일 오전 부산 동구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울경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정청래 대표가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