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이진우, 문상호 등 모두 항고 ... 곽종근만 포기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튿날인 2024년 12월4일 계엄군이 국회의사당 본청 앞을 점거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12·3 불법계엄에 연루돼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군 장성 등 23명이 최근 국방부 징계위 결정에 불복해 국방부에 항고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군인사법상 항고란 징계위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하는 절차를 뜻한다.

 

이날 경향신문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계엄에 연루돼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군 장성 등 31명 가운데 23명이 징계위 결정에 불복해 항고했다. 나머지 8명 중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만 항고를 포기했고, 7명은 해당 날짜까지 항고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2차 계엄 준비 의혹과 관련한 이른바 ‘계엄버스’ 구성에 관여했거나 버스에 탑승했다가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육군 장성들은 대부분 항고를 제기했다. 계엄버스 탑승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고현석 전 육군본부 참모차장(파면), 계엄버스에 탑승했던 김상환 전 육군본부 법무실장(강등) 등이다. 계엄버스에 탑승해 정직 처분을 받은 장성 9명도 항고했다.

 

계엄사령부 편성 및 운영에 관여해 징계 처분을 받은 이들도 항고를 제기했다. 계엄 당시 계엄사령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이재식 전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차장(파면)을 비롯해 김흥준 전 육군 정책실장(파면), 조종래 전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파면)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동원된 군 지휘부. 왼쪽부터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국회 국방위 긴급현안질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는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 연합·성동훈 기자·박민규 선임기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도 징계위 파면 처분에 불복하고 지난달 중하순 무렵 전원 항고했다. 계엄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봉쇄 계획에 가담한 의혹을 받는 고동희 전 정보사 계획처장, 김봉규 전 정보사 중앙신문단장, 정성욱 전 정보사 100여단 2사업단장도 지난달 말 파면 처분을 받고서 모두 항고했다.

 

항고를 포기한 것은 지난 3일 기준 곽종근 전 사령관 한 명뿐이다. 곽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서 증언한 내용 등이 참작돼 파면 처분보다 한 단계 낮은 해임 처분을 받았다.

지난 3일 기준 항고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것은 총 7명이다. 최근 파면 처분을 받은 김현태 전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과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 이상현 전 특전사 제1공수여단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 또한 항고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군인사법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이 징계권자인 경우 이를 심사하기 위한 항고심사위원회를 국방부에 둘 수 있다. 계엄 연루자 징계를 국방부가 주관해온 만큼 항고 심사 역시 국방부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 항고를 제기한 23명의 심사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징계위 결정에 항고한 군 장성 상당수는 앞으로 법원에 행정소송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군 간부 출신 변호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항고를 제기해 징계 수위가 한두 단계 정도 감경되는 경우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무혐의까지 나올 가능성은 낮다”며 “항고를 통해 감경 처분을 받을 경우 장기적으로 행정소송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