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9차 대회 폐회
영공침범 거론하며 “현 정권 기만극”
미국엔 ‘핵보유 인정’ 전제 대화 여지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며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 영원한 적으로 다루어나가려는 우리의 결심과 의지는 강고하며 결론적”이라고 밝혔다고 26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25일 끝난 노동당 9차 대회에서 한 연설에서 “한국과의 연계 조건이 완전히 소거된 현 상태를 영구화하고 어떤 경우에도 오도된 과거를 되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총비서가 2023년 12월 노동당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처음 공개 언급한 ‘반통일 적대적 두 국가관계’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그는 “올해 초에도 한국은 공화국에 대한 영공침범 도발과 같은 엄중한 행위로 신뢰할 수 있고 공생할 수 있는 이웃이 아님을 명백히 보여줬다”며 “한국의 현 집권정권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장 신성시하는 존엄과 권익에 부합되는 노선상에서 한국을 배제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들은 앞으로 더 명백하고 실천성있게 강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핵보유국의 문전에서 실행되는 한국의 부잡스러운 행동이 우리의 안전환경을 다쳐놓는 행위로 인정되는 경우 우리는 임의의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며 “그 행동의 연장선에서 한국의 완전붕괴 가능성은 배제될 수 없다”라고 엄포를 놨다.
김 총비서는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며 대화의 여지를 배제한 반면에 미국을 향해선 대화의 여지를 뒀다. 그는 “조미관계의 전망성은 미국 측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며 “평화적 공존이든 영원한 대결이든 우리는 모든 것에 준비돼 있으며 그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의 대결에 만반으로 준비하며 초강경자세를 변함없는 대미정책기조로 확고히 견지할 것”이라며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핵보유’를 인정한다면 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기존 대미 기조의 재확인이다.
‘핵능력 강화’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가핵무력은 나라의 안전과 이익, 발전권을 보장하는 기본 담보이고 안전장치”라며 “국가 핵무력을 더욱 확대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철저히 행사하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무기가 존재하고 미 제국주의와 그 추종무리들의 반공화국 책동이 끝장나지 않는 한 우리의 핵무력 강화노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우리의 핵무력은 그 어떤 침략전쟁도 물리적으로 강력히 억제하는 자기 사명을 책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쟁 그 자체를 억제할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세력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즉시 보복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끝냈다”라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미국은 주권국가들에 대한 침략과 무력 사용을 서슴없이 일삼고 있다”며 “핵보유야 말로 제국주의적 침략 야망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것은 오늘의 세계가 방증하는 진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욱 강력해진 지상 및 수중 발사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종합체와 각이한 인공지능무인공격 종합체들, 유사시 적국의 위성을 공격하기 위한 특수자산과 적의 지휘중추를 마비시키기 위한 전자전 무기 채계들, 더욱 진화된 정찰위성들”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비서가 노동당 9차 대회에서 밝힌 대남·대미·핵 정책 기조는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밝힌 정책 기조의 반복에 가깝다.
다만 김 총비서는 대회 연설에서 자신이 직접 정상회담 등을 통해 대외관계 확대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그는 “대외활동을 주동적으로, 책락적으로 벌려나감으로써 우리 국가의 대외적 권위와 영향력을 보다 폭넓게 확대강화해나가야 한다”라며 “국가의 대외활동에 대한 당중앙의 직접적 관여는 필수적인 요구”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당대회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 이제훈 기자 >
‘한국 동족 배제’ 김정은에…청와대 “대결 언행 삼가고 상호 신뢰 만들어야”

청와대는 북한이 제9차 당 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관계’ 입장을 유지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번영하는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청와대는 조선노동당 9차 당 대회 결과가 나온 뒤 이날 오전 입장을 내어 “남북이 서로 적대와 대결의 언행을 삼가고, 상호 존중과 신뢰의 토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전날 당 대회 연설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통일 적대적 두 국가관계’ 기조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통일부도 이날 “북한이 제9차 당 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 입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노력에 호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반도에서의 평화공존은 남북 모든 구성원의 현재와 미래의 안전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며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통일부는 “정부는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대북 3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하면서, 북한의 태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장예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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