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빛교회, 고 박재훈 목사 천국환송

● 교회소식 2021. 8. 16. 15:09 Posted by 시사 한겨레 ⓘ한마당 시사한매니져

찬송가 · 동요 · 오페라 등 작곡한 한국 교회음악 산증인

7일 조문-천국환송 예배, 이어 큰빛동산서 하관예배 드려

 

평생 찬양의 삶  "이젠 천국에서..". 

 

 

한국 교회음악의 산증인이며 음악계 거장인 토론토 큰빛교회 박재훈 원로목사가 8월2일 오전 10시 5분 입원 중인 미시사가 트릴리움 병원에서 향년 99세로 소천했다.

고 박 목사는 투병 중이던 암 병세가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한지 나흘 만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박 목사의 유족은 황영숙 사모와 (화가인 장남 은성) LA에서 목회 중인 아들 기성, 딸 순혜 씨 (등 2남 1녀)와 손자들이 있다.

 

큰빛교회장으로 7일 천국환송예배 드려…문 대통령도 조화

 

고 박 목사의 장례는 큰빛교회(담임 노희송 목사) 장으로 8월7일(토) 진행됐다. 이날 장례는 오전 10시부터 큰빛교회 임마누엘 채플에서 조문을 가진 뒤 11시부터 천국 환송예배를 드렸다. 이어 하관예배는 오후 2시에 브램튼의 큰빛동산(Meadowvale cemetery: 7732 Mavis Rd. Brampton)에서 드려졌다. 이날 장례식에는 방역지침으로 제한된 가운데 교계 목회자들은 물론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과 성도들이 참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별히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예배에서 노희송 목사는 “박 목사님은 예배에는 호랑이 같으셨으나, 항상 자상하게 응원하고 이끌어 주신 아버지 같으신 분이셨다”고 회고하고 “교회 가장 큰 어른이 하나님 품에 가셔서 슬픔은 크고, 빈 자리가 그리워지겠지만, 일평생 천국을 바라보고 믿음의 길을 걸으며 충성되게 사명을 완수하셨기에, 목사님을 본을 삼아 끝까지 사명을 잘 감당해 나가는 큰빛교회와 성도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소망했다.

 

박 목사 애창 찬송과 작곡한 찬송가들 예배당에 울려퍼져

 

천국환송예배는 노희송 목사 집례로 드렸다. 고 박 목사가 즐겨 부르던 ‘구주를 생각만 해도’찬송(85장)에 이어 송민호 목사(토론토 영락교회 담임)가 기도하고, 딸 순혜 사모와 아들 박기성 목사가 부친을 추도하는 조사를 했다. 이어 생전 영상과 육성, 사진 등을 배경으로 큰빛교회 찬양대가 박 목사가 생전 작곡한 찬송가들 가운데 선곡한 ‘눈을 들어 하늘 보라’(515장) ‘어서 돌아 오오’(527장) 등 찬송들이 메들리로 예배당에 울려 퍼졌다. 설교는 박 목사가 청빙했던 큰빛교회 2대 담임 임현수 원로목사가 ‘백년 찬송의 열매’(사 43:21, 시 33:1)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임 목사는 고 박 목사의 생전 발자취를 돌아보며 “목사님의 생애는 의롭고 열매를 많이 맺는 종려나무 같고, 단단하고 향기로운 백향목 같은 모습이셨다. 흑암에 있던 우리 민족에게 소망을 준 한국 교회음악계의 큰 별이셨다”고 추모하며 평생을 하나님 찬양으로 살으신 귀한 믿음을 본받자고 전했다. 예배는 고인의 애창 찬송인 ‘나의 갈 길 다가도록’(384장) 합창에 이어 이동원·홍정길·문성모 목사·국영순 교수·조성준 장관 등 국내외에서 보내온 추모영상이 상영됐다. 축도는 온주교회협 회장 이요환 목사(소금과 빛 염광교회 담임)가 하고 예배를 마쳤다.

 

한국전쟁 와중에 찬송가와 동요 작곡, 희망과 용기 전해

 

고 박재훈 목사는 1922년 강원도 김화군 김성(金城)에서 출생, 감리교 John Moore선교사가 세운 Bible College인 평양 요한학교와 서울 중앙신학교를 마쳤고, 동경제국음악학교에서 공부한 후 평양에서 교사로 봉직하며 동요와 찬송가 작곡을 시작했다고 생전 밝힌 바 있다.

박 목사는 6.25 와중에 동요와 찬송가를 작곡해 전란에 고초를 겪는 어린이들과 성도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 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의 크리스천 신학교, 프린스턴대 웨스트민스터 Choir College (석사) 등을 나왔다. 나중 캘리포니아 아주사 퍼시픽대학에서 명예 인문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1979년 토론토에, 성가대 지휘 · 한인합창단 창단…60대 목사 안수

박 목사는 프린스턴대를 마친 뒤 한경직 목사의 부름으로 63년부터 73년 미국 이민까지 서울 영락교회 지휘자, 한양대 음대교수 등을 역임했고, 캐나다 토론토에는 79년에 이민 와 정착, 한인 연합교회 성가대 지휘를 맡았다. 박 목사는 그 해에 토론토 한인합창단을 창단, 한인동포들의 합창문화 발전을 선도하며 이민사회 음악예술과 공연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작곡가와 지휘자로 명성이 난 고 박 목사는 60대 장로였던 당시 토론토 영락교회 김재광 담임목사의 권유로 목사고시에 응시해 1982년 11월25일 목사안수를 받았다. 이후 ‘대한교회’의 청빙을 받아 담임목사로 부임하여 교회이름을 ‘큰빛교회’로 바꾸고 사실상 개척교회로 1984년 7월15일부터 목회를 시작해 설교와 지휘를 겸한 사역을 하다 후임 임현수 목사를 청빙한 후 1990년 은퇴했다.

 

평생 작곡에 헌신…찬송가 500여곡 · 동요 150여곡, 오페라도

 

고 박 목사는 평생 작곡에 열정을 쏟아오며 5백여 곡의 찬송가와 어린이 찬송가, 칸타타 등 교회음악과 150여 곡의 동요 등을 남긴 한국음악계의 산 증인이다. 국민적 애창 동요 ‘시냇물은 졸졸졸졸’ ‘엄마 엄마 이리와’ ‘산골짝의 다람쥐’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오페라 작곡에도 심혈을 기울여 2000년 ‘오페라 에스더’와 ‘유관순’에 이어 2012년 ‘손양원’을 작곡, 제6회 대한민국 창작 오페라 최우수상을 받았다. 앞서 2011년에는 한국정부가 주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그는 백수를 바라보는 고령과 갑상선암 등 질환에도 굴하지 않고 3.1운동을 주제로 한 4번째 오페라 ‘함성 1919’를 완성, 3.1운동 100주년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역사적인 해에 KBS홀에서 감동의 초연무대를 가진 바 있다.

 

창작 오페라 최우수상 ‘손양원’, 한국교회 회복 열망 담아

 

고 박 목사의 역작인 ‘오페라 손양원’은 9순의 박 목사가 2년6개월에 걸쳐 완성한 총 2막의 악보 150페이지에 달하는 대작이다. ‘사랑의 원자탄’으로 널리 알려진 순교자 손양원 목사(1902~1950)의 위대한 삶을 담은 기독 예술작품이다. 그는 ‘손양원’ 완성 후“이렇게 늙었는데도 하나님께서 사용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에 앞으로 참된 목자요 성자인 손양원 목사 같은 분이 많이 나오기를 간구하는 심정으로 작품에 매달려왔다”고 자신의 소망을 강조한 바 있다.

 

“한국교회가 부흥도 했지만 부패도 했고, 이제 손양원 목사 같은 분이 많이 나와야 할 때”라고 거듭 자신의 열망을 전한 박 목사는 “교회는 영적이어야 하는데, 너무 물질화되었어요, 그리스도 정신이 살아나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살아나야 합니다. 모두 기도를 부탁합니다…”라고 한국교회를 향한 사랑을 드러낸 바 있다.

 

수많은 악보 · 작곡집과 저서…‘창조주 하나님’은 “토론토 찬송가집”

 

고 박 목사는 생전 수많은 악보·작곡집과 ‘찬송가 작가의 면모’‘주일학교 음악 지도법’ 등 다수의 저서 및 기고문, 영상 자료집 등을 남겼다. 찬송가에는 ‘눈을 들어 하늘보라’, ‘지금까지 지내온 것’ 등 9곡이 수록돼 있다. 2013에 나온‘작곡가 박재훈 목사 이야기’는 장신대총장을 역임한 문성모 목사가 박 목사의 음악적 삶과 신앙 역정을 담아 낸 자서전이다.

또 최근 나온 책으로는 2016년에 출간된 ‘창조주 하나님’이 있다. 이 작곡집은 박 목사가 평생 작곡한 5백여 곡의 찬송가 가운데 437곡과 어린이 찬송 76곡 등 513곡이 수록됐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은 박 목사가 토론토에서 작곡한 곡들이어서‘토론토 찬송가집’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2019년 ‘주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의 밤’ 그의 마지막 찬양제

 

큰빛교회는 박 목사의 생전 작곡과 찬양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9년 11월3일 저녁 그의 곡들로 연주한 ‘주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의 밤’을 성대히 개최한 바 있다. 큰빛교회는 이후 해마다 박 목사의 곡을 연주하는 찬양제를 열기로 했는데,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열지 못함에 따라 고인에게는 첫 번째이자 마지막 찬양제가 되었다.

 

평생 ‘하나님 찬양과 예배’의 삶을 살다 간 고 박 목사는 생전에 가장 좋아하는 성구를 이렇게 전하곤 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로마서 12장 1절) < 문의: 905-677-7729, lkpcoffic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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