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두 병원 6분 걸려 비행…폐섬유증 환자에 이식

 

    세계 최초로 드론으로 이송된 폐를 이식 받은 알랭 호닥(왼쪽)씨. [CBC 캡처]

 

캐나다 토론토 의료진이 드론을 이용해 생체 폐를 이송해 환자에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폐섬유증을 앓는 알랭 호닥(63)씨는 지난 달 드론을 이용해 이송된 폐 한 쌍을 이식받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장기 운송에 드론을 이용한 사례로 세계 최초라고 CBC 방송이 13일 전했다.

 

드론은 토론토 웨스턴병원을 출발, 6분간 1.6㎞의 거리를 비행한 뒤 호닥씨가 수술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토론토종합병원 옥상에 안착했다.

 

계획을 주도한 '토론토 폐 이식 프로그램'의 샤프 케샤브지 박사는 향후 장기 운송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개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평생 장기 보존과 이송을 연구해 왔고 이번에 드론을 이용해 장기를 이송해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 이 드론은 토론토 대학병원협회와 '유니더 바이오일렉트로닉'이 이번 계획을 위해 특수 목적용으로 제작한 기종이다.

 

케샤브지 박사는 "지금까지 장기 운송을 위해 항공기와 헬리콥터, 승용차와 밴 등을 동원해 왔지만 불과 2㎏짜리 물체를 운반하는 데 제트기 한 대를 통째로 띄워야 한다면 이는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드론을 이용한 이송은 비행장과 도로, 비행기, 그리고 병원 등으로 연결되는 운송 방식을 자동화함으로써 비행장과 조종사도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대도시 상공을 드론으로 비행하는 것은 무수한 주파수와 전파 방해, 번잡한 도심 상황 등으로 장애가 많다"고 지적한 뒤 토론토가 캐나다 최대 도시 중 하나임을 들어 "이곳에서 성공했다면 어떤 도시에서도 드론 비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케샤브지 박사 팀은 이번 계획을 위해 시내 두 병원 사이 시험 비행을 53차례 실시했고 특별 항법 시스템을 개발해 비행 장애 요인을 제거했다.

 

호닥씨는 자신이 드론 이송의 '실험 대상'이 된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엔지니어이자 드론 애호가인 그는 지난 2019년 폐섬유증 진단을 받은 후 올해 들어 병세가 악화하자 이번에 거주지인 오타와에서 토론토로 거처를 옮겨 지내며 폐 이식을 대기해 왔다.

 

     폐 이송에 사용된 드론